김연경(대한민국·192cm)과 보스코비치(세르비아·193cm)

김연경(대한민국·192cm)과 보스코비치(세르비아·193cm) ⓒ 박진철·국제배구연맹

 
올 겨울 여자배구 터키 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는 어느 해보다 흥미진진한 요소로 가득하다. 특히 김연경 소속팀인 에자즈바쉬는 '역대 최고'라고 평가받을 정도로 초호화 멤버를 구성했다. 

공격진은 현존 배구 선수를 가지고 구성할 수 있는 최고의 라인업이다. 축구에 비유하면, 레알 마드리드나 FC바르셀로나 공격진보다 더 강하고 화려하다. 일각에선 터키 리그, 터키 컵, 유럽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제패하는 트레블(3관왕) 달성까지 전망하기도 한다.

2018-2019시즌 터키 리그는 오는 11월 3일 개막한다. 올 시즌 터키 리그의 특징, 주요 팀들의 주전 선수와 전력을 살펴보는 '프리뷰 시리즈'를 마련했다.

터키 리그는 여자배구 세계 최고봉이다. 유럽배구연맹(CEV)이 매기는 유럽 여자배구 리그 순위에서도 압도적 1위다. 2위는 이탈리아 리그, 3위는 러시아 리그다.(2018~2019시즌 적용 기준)

터키 리그 1부 리그는 총 12개 팀이 참여한다. 전통의 강호는 바크프방크, 에자즈바쉬, 페네르바체, 갈라타사라이 4팀이다. '빅 4'라고 할 수 있다. 올해는 중하위권 팀인 베식타쉬, THY(터키항공)가 탄탄한 전력 보강을 하면서 빅 4를 괴롭힐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5월까지 터키리그-유럽 챔피언스리그 진행

특이한 점은 12개 팀 중 빅 4를 포함해 베식타쉬, 베이리크뒤쥐, THY까지 무려 7개 팀이 연고지가 이스탄불이다. 이스탄불 한 도시에 7개 팀이나 몰려 있다는 뜻이다. 선수들 체력 면에서는 유리한 점도 있다. 이들 팀 간의 경기 때 이동 거리가 짧기 때문이다.

이밖에 터키의 수도 앙카라를 연고지와 홈구장으로 하는 할크방크, 카라욜라르 2팀, 부르사를 연고지로 하는 닐뤼페르, 아이딘을 연고지로 하는 아이딘, 차낙칼레를 연고지로 하는 차낙칼레 등 총 12개 팀으로 1부 리그가 구성돼 있다.

외국인 선수의 경기 출전 인원수도 제한이 있다. 터키 리그(1부 리그)는 외국인 선수를 경기마다 4명까지 출전 엔트리로 등록할 수 있다. 그러나 코트 안에는 동시에 3명까지만 투입할 수 있다. 반면 유럽 챔피언스리그 경기 때는 그런 제한이 없다. 외국인 선수를 모두 코트 안에 투입할 수 있다.

터키 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는 내년 5월 중순까지 진행된다. 터키 리그의 경우 정규리그는 11월 3일 시작해서 내년 3월 10일까지 열린다. 포스트시즌은 8강 플레이오프, 4강 플레이오프, 3-4위 결정전, 챔피언결정전 순으로 치러진다. 포스트시즌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내년 5월 중순까지도 예정하고 있다.

터키 리그와 병행해서 중간중간에 열리는 유럽 챔피언스리그는 11월 20일부터 본선 조별 리그를 시작한다. 결승전은 내년 5월 18일에 열린다.

'터키리그 6년 무관'의 화룡점정... '완성형 공격수' 김연경

에자즈바쉬는 지난 5월 구단의 핵심 인사인 날란 우랄 매니저가 직접 한국까지 와서 김연경 영입을 성사시켰다. 에자즈바쉬의 적극적인 영입 이유는 분명하다. 터키 리그 '6년 무관'의 한을 풀기 위해서다.

에자즈바쉬는 여자배구 세계 최고 클럽 중의 하나다. 터키 리그에서도 가장 많은 우승(17회)을 달성했다. 문제는 최근 몇 년 동안의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점이다. 보스코비치, 라르손, 오그네노비치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을 영입해 초호화 군단을 구축했음에도 2011~2012시즌 우승 이후 6년 동안 터키 리그 우승을 하지 못했다.

그동안 바크프방크가 4번, 페네르바체가 2번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지난 2016~2017시즌은 페네르바체의 김연경 때문에 플레이오프에서 막판 대역전패를 당하며 챔피언결정전 진출이 좌절되는 아픔을 겪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바크프방크에 2승 1패로 앞서가다 막판 2연패를 당했다. 라이벌 팀들에게 2년 연속 대역전극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구단과 팬들의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유럽 챔피언스리그도 2014~2015시즌 우승 이후 3년 동안 우승이 없다.

에자즈바쉬가 번번이 정상 문턱에서 좌절한 이유는 크게 2가지다. 결정적일 때 승리를 이끌어내는 임팩트와 뒷심이 부족하고, 공격에 비해 수비 조직력이 탄탄하지 못했다. 결국 김연경 영입은 에자즈바쉬에게 '화룡점정'이나 마찬가지였다. 부족했던 부분을 완벽하게 채워줄 세계 최고의 완성형 공격수이기 때문이다. 

김연경은 공격과 수비력 모두 세계 정상급 실력을 갖춘 보기 드문 완성형 공격수다. 경기와 팀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리더십까지 최고다. 가는 곳마다 소속팀의 전력과 위상을 급상승시키고, 최하위 팀도 단숨에 우승 팀으로 만드는 '괴력'을 발휘해 온 이유이다. 또한 배구 선수 중 세계 최고 수준의 연봉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연경도 더 많은 업적(커리어)을 쌓고, '여자배구 세계 최고' 자리를 누구도 넘볼 수 없게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중국 상하이가 에자즈바쉬보다 높은 연봉을 제시했음에도 뿌리쳤다. 에자즈바쉬와 김연경의 목표가 서로 통한 것이다.

14인의 전사와 모타 감독, 그들은 누구인가
 
 2018~2019시즌 에자즈바쉬 '14인 엔트리' 선수들

2018~2019시즌 에자즈바쉬 '14인 엔트리' 선수들 ⓒ 에자즈바쉬

 
에자즈바쉬의 올 시즌 14명 엔트리를 포지션별로 살펴보면, 레프트는 김연경(31세·192cm, 등번호 18번), 라르손(33세·188cm, 10번), 귈데니즈(33세·183cm, 1번), 멜리하(26세·188cm, 2번)가 포진했다.

라이트는 보스코비치(22세·193cm, 3번), 괴즈데 이을마즈(28세·195cm, 14번)가 맡는다. 센터는 기브마이어(31세·187cm, 6번), 베이자(24세·192cm, 4번), 뷔쉬라(29세·188cm, 9번), 메르베 아틀리에르(19세·191cm, 15번)로 꾸려졌다.

세터는 감제(26세·179cm, 8번), 에즈기(24세·170cm, 11번)가 볼 배분을 한다. 리베로는 심게(28세·168cm, 5번), 딜라라 바으지(25세·165cm, 17번)가 책임진다.

김연경, 기브마이어, 감제, 메르베 아틀리에르가 올 시즌 새롭게 영입된 선수다. 라르손은 2014~2015시즌부터 5시즌째, 보스코비치는 2015~2016시즌부터 4시즌째 에자즈바쉬에서 뛰고 있다.

멜리하와 에즈기는 김연경의 페네르바체 시절 함께 뛴 동료였다. 특히 에즈기는 김연경과 호흡이 잘 맞고, 김연경을 잘 활용하는 세터로 평가받았다. 지난 시즌 터키 리그 세터 부문 1위에 올랐다.

메르베 아틀리에르는 2000년 3월생으로 팀 최연소 선수다. 지난 9월에 열린 U19 유럽선수권에서 터키 대표팀의 주전 센터로 활약한 바 있다. 

감독은 브라질 출신의 모타(Motta·59세)가 지휘봉을 잡고 있다. 모타 감독은 지난해 5월 에자즈바쉬와 계약을 맺었다.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에자즈바쉬 감독을 역임한 적도 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때는 터키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다시 보기 힘든' 공격진... 다른 포지션도 미국·터키 국가대표 

에자즈바쉬의 주 공격수는 레프트 김연경과 라르손, 라이트 보스코비치로 이어지는 세계 최고의 '공격 삼각편대'가 이끌 전망이다.

특히 보스코비치는 지난 20일 일본에서 끝난 2018 세계선수권에서 세르비아의 우승을 주도하고 MVP까지 수상한 세계 최정상급 라이트 공격수다. 세계선수권에서 공격성공률 부문 전체 1위(53.6%), 득점 부문 4위에 올랐다. 강력한 파워와 높은 타점을 바탕으로 나쁜 볼 처리 능력도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나이도 만 21세에 불과하다. 보스코비치의 성장은 에자즈바쉬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라르손은 미국 국가대표 주전 레프트다. 김연경과 짝을 이룰 레프트 공격수로 최적임자이다. 공격과 수비력을 겸비한 완성형 선수이기 때문이다. 김연경의 서브 리시브와 디그 등 수비 부담을 나눠질 수 있다.

레프트 백업 선수와 센터, 세터, 리베로 등 다른 포지션도 올해 세계선수권과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 등에서 미국과 터키 국가대표 1군으로 활약했던 멤버들이 포진해 있다. 멜리하, 베이자, 심게는 세계선수권에도 터키 대표팀으로 발탁됐다. 멜리하와 심게는 주전으로 맹활약했다. 감제도 네이션스 리그에서 터키 대표팀 주전으로 활약한 바 있다. 

터키 자국 선수들의 기량이 좋다는 점은 김연경에게도 유리하다. 김연경의 공격과 수비 부담을 낮춰줄 수 있고, 약팀과 경기할 때는 휴식을 줄 수도 있다.

이목 쏠린 터키리그... 국내 방송사 생중계 '예정'

김연경이 합류한 에자즈바쉬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벌써부터 세계 배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바크프방크가 트레블을 달성했다. 올해는 에자즈바쉬가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국내 스포츠 전문 채널인 SPOTV는 11월 3일 오후 11시 20분부터 터키 리그 에자즈바쉬-닐뤼페르의 첫 경기를 생중계한다. SPOTV는 이날 경기를 시작으로 2018-2019시즌 여자배구 터키 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를 모두 중계한다. 해설은 장윤희 해설위원이 맡는다.

SPOTV 관계자는 기자와 전화 통화에서 "터키 리그는 현지 사정상 중계 제작이 안되는 일부 경기를 제외하고, 에자즈바쉬의 전 경기를 생중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유럽 챔피언스리그는 현지 중계 제작 포맷과 국내 중계 제작 포맷이 달라서 기술적으로 생중계가 어렵다"며 "에자즈바쉬의 경기를 모두 녹화 중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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