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하이에나'의 주인공 정금자 역으로 열연을 펼친 김혜수

드라마 '하이에나'의 주인공 정금자 역으로 열연을 펼친 김혜수 ⓒ SBS


"머릿 속엔 법을! 가슴 속엔 돈을!" 

인기리에 방영되던 SBS 금토 드라마 <하이에나>가 지난 11일 14.5%의 시청률로 종영했다. <하이에나>는 제목처럼 자존심 따윈 일찌감치 내던져버린 변호사들의 치열한 생존기를 다루는 등 엘리트 법률가 중심의 기존 법정 드라마와는 차별화된 내용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특히 돈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지만 불의 만큼은 참지 못하는 잡초인생 변호사 정금자로 분한 김혜수의 열연은 드라마 인기의 일등공신이었다. 지난 2013년 KBS <직장의 신>과 2016년 tvN <시그널> 이후 한동안 TV에선 보기 힘들었지만, 오랜만의 드라마 복귀작을 통해 김혜수는 명배우의 가치를 스스로 입증했다. 

법정물, 스릴러, 로맨스, 그리고 코미디와 정극을 오가는 다채로운 구성 속에 정금자는 그간 드라마에서 쉽게 만나기 어려웠던 주체적인 여주인공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하이에나>의 인기 요인에선 당연히 김혜수의 빼어난 연기력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지만, 드라마 밖 공간에선 자신이 직접 운영한 SNS도 소소하게 한몫 했다. 

지난 1월 정금자 이름 내건 김혜수의 SNS 개설
 
 지난 1월부터 김혜수는 드라마 '하이에나' 속 인물 정금자 명의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했다.

지난 1월부터 김혜수는 드라마 '하이에나' 속 인물 정금자 명의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했다. ⓒ 김혜수(정금자)인스타그램

 
요즘은 너나할 것 없이 기본적으로 SNS를 활용하지만, 자기를 드러내기 꺼려하는 몇몇 스타에겐 예외다. 소속 기획사에서 운영을 맡은 공식 계정이 아닌 한 이런 방송, 영화 외적인 영역에서 해당 연예인을 접하는 건 드문 일이다. 배우 김혜수 역시 마찬가지였다. 적어도 지난해 12월까진. 

그런데 지난 1월 김혜수는 소리 소문 없이 본인의 SNS(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했다. <하이에나> 속 등장인물 정금자 명의로 만들어진 계정에 "나도 인스타그램 함 시작해볼까~~"라는 첫 게시물이 올라왔을 때만 해도 그저 드라마 홍보를 위한 목적 정도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이후 김혜수는 실제 자신의 어린 시절 사진을 포함해 꾸준히 게시물을 올리면서 드물게 댓글까지 달았고, 이는 점차 팬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https://www.instagram.com/junggumza/).

김혜수가 직접 운영한다는 '정금자 SNS'는 배우 본인을 비롯한 동료 배우들의 모습을 담은 현장 소개와 극중 핵심 장면 등에 실제 대사를 덧붙여 만든 사진 게시물 등으로 이뤄져 있다. 전자는 김혜수의 일상이라면 후자는 철저히 드라마 속 정금자의 이야기를 SNS를 빌려 후술하듯 에피소드를 담아낸다. 즉 김혜수와 정금자라는 두 명의 인물이 지킬 앤 하이드처럼 한 공간에 공존하면서 각자의 삶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 매료시킨 촌철살인급 코멘트
 
 김혜수(정금자) SNS에 등록된 게시물.  각종 드라마 스틸 사진, 직쩝 찍은 사진 등에 촌철살인급 코멘트를 함께 덧붙여 올리면서 열혈 팬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김혜수(정금자) SNS에 등록된 게시물. 각종 드라마 스틸 사진, 직쩝 찍은 사진 등에 촌철살인급 코멘트를 함께 덧붙여 올리면서 열혈 팬들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 김혜수(정금자)인스타그램

 
정금자 SNS처럼 극중 인물에 자신을 빙의시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 사례는 앞서도 있었다. 가장 가깝게는 지난해 tvN <호텔 델루나>의 주인공 장만월 인스타그램을 개설한 아이유가 있다. 아이유는 본인의 공식 계정 '이지금'을 가지고 있었지만, 드라마 제작 기간 동안 장만월의 입장에서 자신 및 동료 배우들의 사진을 꾸준히 소개하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강하게 드러냈다. 

정금자 SNS는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갔다. 각종 어플을 적극 활용한 편집으로 드라마 속 세계관을 인스타그램 공간으로까지 넓혔다. 스포일러가 될 만한 요소를 배제한 채 "엄한 데다 빌었네... 나는 너를 용서한 적이 없거든" 등의 대사를 넣은 유머 넘치는 사진과 "누가 서정화를 죽였나??? #일하고싸우고사랑하는" 등 해시태그 활용은 드라마 복습 혹은 예습의 기회를 마련해주기도 했다. 

때론 정의와 부정, 법과 부도덕이 혼재하는 드라마 속 이야기와 실제 현실을 연결지어 촌철살인급으로 정리를 하기도 했다. 이는 홍보라는 기본적인 역할 뿐만 아니라 드라마의 열혈팬들이 더욱 <하이에나>에 몰입할 수 있는 계기도 제공했다. 

까칠한 금자씨? 따뜻한 정변호사 다시 만나요
 
 김혜수(정금자) SNS에 등록된 사진 게시물.  재기 넘치는 문장들을 삽입해 드라마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김혜수(정금자) SNS에 등록된 사진 게시물. 재기 넘치는 문장들을 삽입해 드라마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 김혜수(정금자)인스타그램

 
우리는 종종 인스타그램, 트위터 설화로 곤욕을 겪는 스타들을 목격하곤 한다. 그때마다 사람들은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축구감독 퍼거슨(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발언을 언급하며 부적절한 행실을 질책한다. 그런데 정금자 SNS 만큼은 예외였다.  

까칠한 드라마 속 금자씨의 언행은 SNS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따뜻한 속 마음 역시 고스란히 전해지면서 팬들의 성원을 끌어냈다. 김혜수는 드라마와 무관한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응원의 메시지도 틈나는 대로 올리는 등 스타 연예인의 선한 영향력 발휘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매력적인 캐릭터가 멋진 배우를 만나 생명력을 얻듯 정금자 SNS도 현명한 주인을 만나 제 역할을 톡톡히 담당한 것으로 보인다. 

<하이에나> 종영의 아쉬움은 비단 시청자 뿐만 아니라 김혜수에게도 마찬가지였던 모양이다. 종영 다음날인 12일 오후에도 김혜수는 각종 동영상과 사진을 업로드하는 등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비록 정금자 SNS는 어느 순간 운영을 멈추거나 배우 본인의 SNS로 바뀌겠지만, 맨땅에 헤딩하듯 불의와 싸운 그녀의 맹활약은 쉽게 잊히지 않을 것이다.      

까칠한 금자씨, 아니 따뜻한 정 변호사 꼭 시즌2로 다시 만납시다. 유쾌함 넘치는 SNS도 함께 말이죠.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김혜수 하이에나 정금자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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