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 울산이 강원과의 K리그1 7라운드에서 후반 26분 윤빛가람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은 이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 울산 현대 울산이 강원과의 K리그1 7라운드에서 후반 26분 윤빛가람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은 이후 기쁨을 나누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역시 우승후보다웠다. 울산 현대가 견고한 수비와 완벽한 카운터 어택으로 '병수볼' 강원의 상승세를 뿌리치고 무패 행진을 이어나갔다.
 
울산은 16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7라운드 강원 원정 경기에서 윤빛가람, 주니오, 비욘존슨의 연속골을 묶어 3-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울산은 개막 후 7경기 연속 무패(5승 2무)를 달리며 승점 17을 기록, 전북(승점 18)에 다소 뒤진 2위를 유지했다. 강원은 4경기 연속 무패를 마감하며, 3승 2무 2패(승점 11)로 3위에 머물렀다.
 
울산, 볼 점유율 싸움에서 강원에 열세
 
이날 강원은 4-4-2를 가동했다. 이범수 골키퍼가 나선 가운데 포백은 신광훈-임채민-김영빈-채광훈으로 구성됐다. 중원은 김경중-한국영-조지훈-정지용, 투톱 조합은 김승대-김지헌이었다.
 
울산은 4-2-3-1로 나섰다. 조현우가 골문을 지켰고, 포백은 김태환-정승현-김기희-박주호로 짜여졌다. 더블 볼란치는 원두재-윤빛가람, 2선은 정훈성-이상헌-김인성, 최전방은 주니오가 출격했다.
 
두 팀은 초반부터 치열하게 공격으로 맞불을 놓으며 많은 찬스를 만들었다. 먼저 울산이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6분 주니오의 패스를 받은 이상헌이 페널티 아크에서 왼발슛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강원은 속공을 통해 헐거워진 울산 수비를 공략했다. 전반 7분 정지용이 밀어준 패스를 김지헌이 왼발로 연결했으나 조현우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전반 10분 윤빛가람이 수비벽을 넘겨 시도한 프리킥 슈팅은 이범수 골키퍼에게 잡혔다.
 
강원과 울산은 빠른 공수전환과 템포로 경기를 운영했다. 슈팅은 울산이 많았던 반면 볼 점유율에서는 강원이 좀더 앞섰다. 강원은 라인을 높게 끌어올리며 전방 압박에 주력했다.
 
하지만 이에 울산도 강원 수비 측면 뒷 공간을 파고들며 전반 17분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다. 정훈성의 리바운드 슈팅이 주니오 몸에 맞고 수비수에 맞은 뒤 골문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주니오의 오프사이드가 선언됨에 따라 득점이 취소됐다.
 
전반 중반부터는 강원의 페이스로 흘러갔다. 강원의 재압박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강원은 울산에게 볼 소유권을 내준 이후 곧바로 울산 수비수들의 패스 경로를 막아서며 재빠르게 압박을 가했고, 다시금 공을 탈취했다. 강원의 적극적인 압박으로 인해 울산은 제대로 하프라인을 넘어서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 25분 조지훈의 대포알 중거리 슈팅은 조현우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로 인해 무산됐다. 강원은 61%의 볼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소득을 얻지 못한 전반전 45분이었다.
 
완벽한 선수비 후역습으로 3골차 대승
 
후반 시작과 동시에 두 팀은 교체카드 한 장씩을 소진했다. 강원은 정지용 대신 조재완, 울산은 이상헌 대신 이동경을 투입했다.
 
후반에도 강원이 경기를 지배했다. 후반 3분 조지훈의 프리킥 슈팅을 조현우 골키퍼가 손을 힘껏 뻗어 쳐냈다. 후반 15분 역시 조지훈이 먼거리에서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날렸으나 이번에도 조현우가 안정적으로 잡아냈다. 후반 22분 페널티 아크에서 김지헌의 중거리 슈팅은 골문 왼편으로 크게 벗어났다.
 
울산은 하프 라인 밑으로 내려가며 수비를 굳건히 한 뒤 카운터 어택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울산의 김도훈 감독은 후반 24분 정훈성을 불러들이고 비욘존슨을 넣으며 서서히 공격으로 비중을 두기 시작했다. 울산은 2분 뒤 영의 행진을 깨뜨렸다. 해법은 울산의 최대 장점인 빠른 카운터 어택이었다. 조현우 골키퍼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이동경이 왼쪽 빈 공간으로 빠르게 스루 패스를 넣었다. 왼쪽으로 침투한 김인성이 문전으로 크로스했고, 윤빛가람이 왼발슛으로 마무리했다.
 
울산은 후반 31분 세트 피스 상황에서 한 골을 추가했다. 이동경이 올린 코너킥을 김기희가 돌려놨고, 골 라인 앞에서 주니오가 밀어넣었다.
 
후반 38분에도 울산의 역습이 돋보였다. 이동경은 하프 라인에서 단독 돌파에 이은 왼발슛을 시도하며 강원 수비진을 긴장케 했다.
 
강원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후반 40분 채광훈이 주니오와 경합 도중 핸드볼 파울을 범하며 페널티킥을 내줬다. 후반 41분 키커로 나선 비욘존슨이 성공시키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김도훈 감독 김도훈 감독이 울산의 7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끌고 있다.

▲ 김도훈 감독 김도훈 감독이 울산의 7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끌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공수 일취월장한 울산, 강력한 우승후보인 이유 재증명
 
이날 울산 김도훈 감독은 에이스 이청용을 비롯해 불투이스, 데이비슨, 신진호 등 주전들을 대거 선발에서 제외했다. 3일 만에 열리는 주중 경기로 인한 부분적 로테이션이었다.
 
강원은 올 시즌 '병수볼' 돌풍을 일으키며, 전북과 서울을 차례로 제압하는 등 강팀에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날 울산은 강원을 맞아 일방적으로 볼 점유율을 내주며 끌려다녔다. 그럼에도 울산은 서두르지 않았다. 오히려 원톱 주니오마저 하프 라인 밑으로 내려와 수비 블록을 형성했다.
 
울산은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인내심을 갖은 채 버틴 울산은 후반 중반에 승부수를 던졌다. 강원의 높은 수비 라인으로 인한 약점을 공략한 것이다.
 
울산은 후반 26분 카운터 어택의 교과서와 다름없는 장면을 연출했다. 빠른 공격 전환과 주력이 좋은 선수들을 십분 활용했다. 특히 조현우 골키퍼가 오른쪽의 이동경에게 정확한 패스를 한 것이 시발점이었다. 그리고 이동경은 환상적인 대각선 패스로 강원 수비 조직력을 무너뜨렸다. 김인성을 거쳐 마무리는 중앙 미드필더 윤빛가람이 맡았다. 패스 앤 무브, 카운터 어택, 피니시까지 팀이 만들어낸 완벽한 득점이었다.
 
울산은 이후 내리 2골을 추가하며 강원에게 KO 펀치를 날렸다. 전체적인 흐름상 3-0으로 끝날 경기가 아니었다. 하지만 울산의 수비는 견고했고 공격 파괴력은 강원을 압도했다. 1진보다 1.5진에 가까운 라인업으로 일궈낸 값진 승리였다.
 
김도훈 감독이 첫 번째 교체 카드로 사용한 이동경은 조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3경기 만에 선발 출전한 윤빛가람은 결승골을 터뜨리며 김도훈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지난 시즌 울산은 통한의 준우승으로 눈물을 흘렸다. 최종라운드에서 포항에 1-4로 패하며 전북에게 역전 우승을 내줬다. 사실 이 한 경기만으로 우승이 좌절됐다고 보긴 어려웠다. 울산은 시즌 내내 이겨야 할 경기들을 잡지 못하며 비기거나 패한 경우가 잦았다.
 
하지만 올 시즌 집중력과 골 결정력에서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울산은 7라운드를 소화한 16일 현재까지 무려 16득점을 올렸다. K리그 12개팀 통틀어 가장 높은 득점력이다. 이 중 3골 이상 넣은 경기가 무려 네 차례다. 1라운드 상주전(4-0승), 2라운드 수원전(3-2승), 5라운드 포항전(4-0승)에 이어 이번 강원전까지 3-0 대승이었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 조직력 역시 강하다. 울산은 7경기에서 4실점에 그쳤는데, 이는 전북과 더불어 리그 최소 실점 기록이다. 이는 수비진에도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을 만큼 두터운 자원을 보유한 데다, 김 감독이 골고루 잘 활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경기 후 김도훈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강원의 패스 축구를 따라다니면 힘들 수 있었다"라며 "상대의 패스 루트를 차단하는 데 주력했고, 모두가 단합해 수비를 했다"라고 말했다. 
 
울산은 K리그 '1강' 전북의 유일한 대항마이자 유일한 무패 팀이다. 7라운드까지 울산과 전북의 승점차는 겨우 1점.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언제든지 순위는 뒤바뀔 수 있다. 더욱 강해진 울산이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하나원큐 K리그1 2020 7라운드 (2020년 6월 16일, 강릉종합운동장)
강원 FC 0
울산 현대 3 – 71분 윤빛가람 77분 주니오 86분 비욘존슨
 
선수명단
강원 FC 4-4-2/ 이범수/ 신광훈, 임채민, 김영빈, 채광훈/ 김경중, 한국영, 조지훈 (79'이영재), 정지용 (46'조재완)/ 김승대, 김지헌 (78'이현식)
 
울산 현대 4-2-3-1/ 조현우/ 김태환, 정승현, 김기희, 박주호/ 원두재, 윤빛가람/ 정훈성 (69'비욘존슨), 이상헌 (46'이동경), 김인성/ 주니오 (87'이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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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강원 K리그 윤빛가람 김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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