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외국인 선수 쿠니모토가 강원전 동점골 이후 동료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전북의 외국인 선수 쿠니모토가 강원전 동점골 이후 동료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이번에도 패하지 않았다. 막판 뒷심을 발휘한 전북 현대가 쿠니모토의 극적인 동점골에 힘입어 무패 행진을 이어나갔다. 전북은 24일 오후 7시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12라운드 강원FC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로써 승점 1을 추가한 전북은 8승 4무(승점 28)로 선두 자리를 굳건히했다. 강원은 최근 3경기 연속 무승에 빠지며 8위에 머물렀다.
 
위기 몰린 전북, 쿠니모토 동점골로 극적인 무승부
 
이날 전북은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경기를 앞두고 김상식 감독은 "이전까지 4-2-3-1 포메이션을 주로 썼는데 오늘은 강원 전술에 대비하기 위해 4-3-3을 꺼냈다"라고 밝혔다. 전방은 이지훈-구스타보-쿠니모토, 허리는 백승호-류재문-김보경이 포진했다. 포백은 이주용-김민혁-홍정호-이용, 골문은 송범근이 지켰다.
 
강원은 3-4-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김대원-박상혁-마사가 쓰리톱을 이룬 가운데 허리는 송준석-황문기-한국영-임창우로 구성됐다. 스리백에는 윤석영-임채민-신세계, 골키퍼 장갑은 김정호가 꼈다.
 
공격적인 두 팀의 컬러답게 주도권을 잡기 위해 라인을 끌어올리며 치열하게 맞섰다. 강원은 박상혁, 전북은 구스타보의 첫 슈팅으로 분위기를 탔다.
 
강원의 김병수 감독은 전반 25분 22세 이하 자원인 박상혁을 불러들이고, 고무열을 투입해 전방에 무게감을 뒀다. 전북의 김상식 감독 역시 22세 이하 이지훈 대신 바로우를 투입해 측면을 강화했다.
 
교체로 득을 본 쪽은 강원이었다. 전반 45분 오른쪽에서 임창우가 올린 크로스를 고무열이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후반 들어 전북이 더욱 공격의 비중을 늘려갔다. 후반 6분 김보경, 구스타보 대신 이승기, 일류첸코가 조커로 투입됐다. 전북은 바로우, 일류첸코를 앞세워 날카로운 슈팅을 연거푸 시도했지만 강원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전반에 부진했던 백승호는 수시로 침투하며 왼쪽 하프스페이스를 공략했다. 몇 차례 감각적인 패스와 슈팅으로 공격의 물꼬를 틀었다. 전북은 강원의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35분 미드필드 지역에서 공을 빼앗은 바로우가 빠르게 역습을 전개했다.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든 쿠니모토가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강원은 마사 대신 신창무를 넣으며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 신창무는 적극적인 움직임과 돌파로 활기를 불어넣었으나 끝내 공격 포인트를 만들지 못했다. 결국 두 팀의 경기는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쿠니모토-백승호 맹활약, 전북의 두터운 더블 스쿼드
 
K리그 4연패에 빛나는 전북은 올 시즌에도 순항을 거듭하고 있다. 시즌 개막 후 한 차례도 패하지 않을만큼 전북의 독주 체제가 이어지는 흐름이다.
 
경기 전 김상식 감독은 "현재 무패에 대한 부담은 크지 않지만 조금씩 커지고 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10개월 동안 장기 레이스로 펼쳐지는 리그에서 38경기 동안 무패를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시즌 개막 후 매 경기가 3~4일 간격으로 열릴 만큼 모든 팀들은 살인 스케줄을 소화 중이다. 이러다보니 매 경기 100% 전력으로 나설 수 없는 어려움이 있었다. 전북은 이날 강원전에서 일류첸코, 이승기, 최영준, 바로우, 한교원 등 주전급들을 대거 선발에서 제외했다.
 
백승호, 류재문, 쿠니모토 등이 중심이 된 전북은 강원을 맞아 크게 고전했다. 강원은 특유의 '병수볼'을 앞세워 허리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갔다. 슈팅수에서도 강원이 11-10으로 앞섰다. 심지어 강원은 전반 45분 고무열의 선제골로 앞서나가며 거함 전북을 침몰시키는 듯 보였다.
 
전북으로선 시즌 첫 패의 위기에 내몰렸다. 그러나 이대로 무너질 전북이 아니었다. 결국 종료 10분을 남기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해결사는 쿠니모토였다. 바로우의 패스를 받은 쿠니모토는 주발이 아닌 오른발로 천금의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시즌 1호골. 올 시즌 부상으로인해 많은 경기에 나서지 못한 쿠니모토가 팀이 어려울 때 해결사로 등장한 것이다.
 
전북의 선수층은 매우 두텁기로 정평이 나 있다. 이날 백승호도 후반에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비록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전북의 저력과 더블 스쿼드의 위대함을 재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쿠니모토, 백승호마저 정상 컨디션을 회복할 경우 전북은 한결 수월하게 시즌을 치를 수 있게 된다. K리그 5연패에 도전하는 전북의 무패 행진이 얼마나 이어질지 기대되는 이유다.
 
하나원큐 K리그1 2021 12라운드 (2021년 4월 24일,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강원 1 - 고무열 45'
전북 1 - 쿠니모토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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