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을 것이 없는 경기였지만 전력차이를 무시할 수 없었다. 전반전 허용한 4골을 극복하지 못한 한국은 결국 브라질에 패해 16강에서 주저 앉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6일 새벽 스타디움 974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1대 4로 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한편 한국을 꺾고 8강에 진출한 브라질은 10일 자정 크로아티아와 8강전을 통해 준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전반전 허용한 4골 극복하지 못해  

초반부터 거센 브라질의 공세에 무너졌다. 전반 6분 왼쪽에서 하피냐의 돌파에 쉽게 무너지며 기회를 내준 한국은 하피냐의 패스를 받은 비니시우스에게 선제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하지만 한국의 불운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전반 10분 볼을 클리어링 하는 과정에서 정우영이 브라질 히샬리송을 가격해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이것을 네이마르가 득점으로 연결하면서 전반 15분만에 0대 2로 점수가 벌어졌다.  

순식간에 2골을 허용한 한국은 전반 17분과 24분 황희찬이 중거리 슛을 통해 두 차례 유효슈팅을 만들어내는 등 서서히 공격의 활로를 열면서 만회골을 노렸다. 

그러나 브라질의 득점포가 또 한번 한국의 발목을 잡았다. 전반 29분 중원에서 히샬리송이 볼을 탈취한 뒤 동료와 원투패스를 주고 받다가 네이마르의 패스를 받아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전반 36분에는 역습과정에서 비니시우스의 크로스를 받은 루카스 파케타가 득점을 터뜨리며 전반을 4대 0으로 마쳤다.  

후반전 들어서자 벤투 감독은 김진수와 정우영 대신 홍철과 손준호를 투입하며 변화를 준다. 이 과정에서 후반 1분 홍철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의 슈팅이 브라질 알리송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한국은 만회골의 기회를 놓쳤다. 

후반 초반 위기를 넘긴 브라질은 네이마르를 중심으로 한국 수비를 공략했다. 후반 8분과 16분 하피냐가 2연속 유효슈팅을 만들면서 추가골을 노렸으나, 한국은 김승규 골키퍼 선방에 힘입어 위기를 넘겼다.  

승부가 기울자 브라질 치치 감독은 후반 18분 에데르 밀리탕 대신 다니 알베스를 투입한 데 이어 후반 26분에는 비니시우와 다닐루 대신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와 브레메르를 투입하며 3백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준다. 한국은 후반 17분과 29분에 백승호와 이강인을 투입하면서 공격을 강화했다.     

후반 30분 결실을 맺는다. 오른쪽에서 이강인이 올린 프리킥을 수비가 클리어링 해내자 이를 박은 백승호는 페널티박스 바깥쪽에서 지체없이 슈팅을 시도했고 이것이 득점으로 연결되면서 만회골을 터뜨렸다.

만회골 이후 기세를 탄 한국은 황의조까지 투입하면서 추가골을 노렸지만 더 이상의 기회는 오지 않았다. 브라질 역시 골키퍼 알리송을 빼고 서드 골키퍼 베베르통을 투입하는 여유를 보이면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박수받기 충분했던 벤투호의 카타르 월드컵 여정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포르투갈에 극적인 2대 1 승리를 거두고 H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 한국은 강력한 우승후보 브라질을 상대해야 하는 어려운 대진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벤투 감독을 비롯한 선수들을 잃을 게 없는 경기라고 밝히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브라질은 강했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월등한 가운데 체력싸움에서도 우위를 점한 브라질은 전반전 자신들이 기록한 유효슈팅 5개 중 4개를 득점으로 연결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그럼에도 한국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전 홍철과 손준호, 이강인, 백승호를 투입하면서 전열을 재정비했고 그 결과 전반전보다 대형을 갖추면서 서서히 자신들이 할수 있는 경기를 펼치게 됐다. 그리고 그에 대한 보상은 후반 30분 백승호의 만회골로 이어지면서 한국은 영패를 모면했다.  

결국 아쉽게 브라질의 벽에 막혀 16강에서 탈락한 벤투호는 카타르 월드컵 일정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벤투호는 충분히 박수받을 만했다.   

월드컵을 앞두고 벤투호는 어려움에 직면했다. 에이스 손흥민의 안와골절 부상을 비롯해 황의조의 폼 저하, 황희찬과 김진수의 부상 리스크 등 주축선수들의 몸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여기에 그동안의 평가전에서 보여준 경기력 측면에서도 우려를 낳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본선무대에서 보여준 벤투호의 경기내용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선수와 코칭스태프 간의 굳건한 신뢰 속에 기본 베이스였던 빌드업 축구를 선보였다. 유동적으로 바뀌는 패스 플레이로 유연한 경기운영을 펼친 한국은 상대의 압박을 풀어내면서 우루과이, 가나, 포르투갈을 상대로 주도하는 경기를 펼쳤다.   

그리고 이는 결과로 나타났다. 우루과이와의 경기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며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더니 포르투갈과의 최종전에선 종료직전 황희찬의 결승골에 힘입어 2대 1 승리를 거두고 2010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만에 16강 진출의 대업을 이뤘다.  

그간 문제로 지적됐던 교체작전도 보기좋게 성공했다. 벤투 감독은 그동안 중용하지 않던 이강인을 후반전 승부처에 적극적으로 투입하면서 그의 능력을 극대화 시켰다. 이강인은 이를 통해 가나전 조규성의 득점을 어시스트한데 이어 포르투갈전 김영권의 동점골에 기점 역할을 수행했다. 이뿐 아니라 황희찬과 백승호, 조규성, 나상호도 대회에서 임팩트 있는 활약을 펼쳤다.  

이를 통해 한국은 새로운 스타도 배출해냈다. 조규성은 가나전 멀티골 활약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고 김문환도 대회 내내 주전으로 맹활약하면서 이용 이후 오른쪽 풀백 적임자로 합격점을 받았다. 이강인 역시 조커와 선발출전을 통해 꾸준히 기회를 부여받으며 자신의 역량을 증명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수확은 새로운 축구 색채를 확실히 입혔다는 점이다. 남아공 월드컵 이후 한국축구는 지속적인 감독 선임 실패로 인해 확실한 팀 컬러를 구축하지 못했고 그 결과 브라질월드컵과 러시아 월드컵에서 실패를 맛봤다. 하지만 벤투 감독의 지휘하에 4년동안 주도적인 축구를 펼친 한국은 이를 월드컵 무대에서도 유감없이 선보이면서 그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을 목표로 4년간 달려온 벤투호는 16강 진출을 통해 목표를 달성했다. 대회 내내 보여준 선수들의 투지와 경기력은 국민들과 팬들에게 큰 기쁨을 줬다. 이제 이번 대회를 통해 벤투호가 보여준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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