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이다현(왼쪽)-강소휘 선수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이다현(왼쪽)-강소휘 선수 ⓒ 박진철

 
여자배구 대표팀이 국제대회 부진을 떨치고, 아시아 4강의 위상을 지킬 수 있을까.​

그 대답은 30일 오후 태국 나콘랏차시마에서 열리는 2023 아시아선수권 대회, 한국 대표팀의 첫 경기인 베트남전 결과가 말해줄 것으로 보인다. ​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4강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패할 경우 사실상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된다. ​

세자르(46)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은 지난 17일 진천선수촌에서 가진 언론사 미디어데이에서 "이번 아시아선수권 목표는 4강 진출이다. 선수단 전체 회의를 통해 설정한 목표"라고 말했다.​

4강 진출을 강조한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여자배구 세계 16강이 겨루는 발리볼 네이션스 리그(VNL)에서는 크게 부진했지만, 아시아선수권 대회에서는 자존심을 지켜내야 한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아시아 4강 목표.. '많은 의미' 담겨 있다​

현실적인 측면도 큰 이유이다. '세계 최고 완성형 공격수' 김연경 없는 여자배구의 냉혹한 현실을 확인했기 때문에 아시아 4강권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

또 다른 현실적인 이유는 세계랭킹 관리다. 아시아선수권은 세계선수권, VNL 대회보다 약팀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승리에 따른 세계랭킹 점수를 획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정반대로 한국보다 세계랭킹이 낮은 팀에게 패할 경우 랭킹 점수가 크게 깎이는 위험 부담도 있다.​

현행 세계랭킹 계산 방식은 랭킹 포인트가 주어지는 국제대회에서 매 경기 직후 승패에 따라 바로 반영되고, 순위가 변동된다. 또한 승리했을 때는 상대 팀의 세계랭킹 순위가 본인 팀보다 높을수록 점수를 더 많이 획득하고, 패했을 때는 상대 팀의 세계랭킹 순위가 본인 팀보다 낮을수록 점수가 더 많이 깎인다.​

모든 국가에게 세계랭킹 점수와 순위 상승이 중요한 이유는 올림픽 본선, 세계선수권 등 메이저 국제대회 출전권을 획득하는 데 가장 절대적인 요소이기 때문이다.

분위기 전환도 중요한 이유이다. 그동안의 추락 흐름을 상승세로 전환해야 9월 열리는 파리 올림픽 예선전과 아시안게임에서 선전을 기대할 수 있다.​

​조별 예선, 전승해야 4강 가능성 높아

한국이 이번 아시아선수권에서 4강에 진출하기 위해선 첫 경기인 베트남전 승리가 매우 중요하다. 독특한 대회 방식 때문에 그렇다.​

이번 대회는 총 14개 참가국이 4개 조로 나뉘어 조별 예선 리그를 치른다. 그리고 각 조의 1~2가 8강 리그에 진출한다. 

한국은 C조에 속했다. C조에서는 한국(세계랭킹 35위), 베트남(47위), 대만(51위), 우즈베키스탄(69위) 4팀이 풀 리그를 펼친다. 그리고 A조는 태국, 호주, 몽골 3팀이 풀 리그를 펼친다.​

8강 리그는 A조와 C조의 1~2위 4팀이 다시 한 조(E조)가 돼서 서로 다른 조의 두 팀과 한 번씩 대결한다. ​

또한 8강 리그 최종 순위 계산 때는 이미 조별 예선 리그에서 대결했던 팀끼리의 승패와 승점 등은 그대로 합산한다. 그렇게 해서 최종 순위 1~2위가 4강(준결승)에 진출한다. 

B조(일본 포함)와 D조(중국 포함)의 1~2위 팀도 똑같은 방식으로 8강 리그를 펼쳐 4강 진출 팀을 가린다. 때문에 조별 예선 리그에서 전승을 거두고 8강 리그에 올라가야 4강 진출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유일한 해외파' 투이, 몰빵 가능성.. 좌우 쌍포도 경계
 
 베트남 대표팀, 2023 아시아 챌린저 컵 대회 경기 모습.. 3번이 주 공격수 투이(26)

베트남 대표팀, 2023 아시아 챌린저 컵 대회 경기 모습.. 3번이 주 공격수 투이(26) ⓒ 아시아배구연맹

 
객관적 전력 측면에서도 A조와 C조에서 한국의 최대 난적은 태국 다음으로 베트남이다. ​

베트남은 지난 6월 열린 아시아 챌린지 컵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7월에 열린 FIVB 챌린저 컵 대회에 진출하기도 했다. 비록 FIVB 챌린저 컵에서 프랑스에 0-3으로 패해 조기 탈락했지만, 아시아권에서는 중국, 일본, 태국, 한국 다음으로 전력이 탄탄하고 최근 기세가 좋다.​

베트남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는 단연 주 공격수인 쩐티타인 투이(26)다. '베트남판 김연경'이라고 할 수 있을을 정도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한다. 신장도 베트남 주전 선수 중 가장 크다.​

또한 베트남 대표팀에서 유일한 해외파다. 2019-2020시즌에는 일본 리그 덴소 팀에서, 2021-2022시즌부터는 일본 리그 PFU 팀에서 활약하고 있다. 그런데 일본 리그에서는 미들블로커로 뛰고, 베트남 대표팀에서는 아웃사이드 히터로 뛰고 있다.

그런데도 투이는 지난 7월 FIVB 챌린저 컵 대회에서 프랑스와 8강전에서 21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렸다. 당시 베트남에서 투이 다음으로 득점을 많이 한 선수가 아포짓 호앙티끼에우 찐(22)으로 7득점에 불과했다. 비록 경기는 패했지만, 투이의 득점력은 상당했다.​

이처럼 베트남은 강팀을 만났을 때 '투이 몰빵'으로 흘러가는 경향을 종종 보인다. 물론 호앙티끼에우 찐도 경계 대상이다. 베트남의 좌우 쌍포라고 할 수 있다.​

한국, 공격 다변화-스피드 배구 완성도 나와야

베트남 대표팀의 주전 멤버를 포지션별로 살펴보면, 아웃사이드 히터는 쩐티타인 투이(26·190cm), 쩐뚜 린(24·178cm)이다. 교체 멤버로는 비티느 꾸인(21·175cm)이 주로 투입된다.​

아포짓은 호앙티끼에우 찐(22·177cm), 미들블로커는 응우옌티 찐(26·180cm), 딘티짜 장(31·182cm)이 고정 멤버다. 세터는 오아인(25·177cm)이 주전, 토아(25·173cm)가 백업 멤버다. 리베로는 응우옌카인 당(23·160cm)이 주로 나선다.​

베트남의 공격력이 다소 편중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한국은 그동안 준비한 공격 다변화와 스피드 배구가 완성도 있게 전개돼야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한국-베트남 맞대결은 30일 오후 5시(아래 한국시간)에 열린다. 이어 한국은 31일 오후 8시에 대만, 9월 1일 오후 5시에 우즈베키스탄과 차례로 대결한다.​

스포츠 전문 채널인 SPOTV는 자사 소속 채널들을 통해 여자배구 아시아선수권 대회 한국 팀의 전 경기를 생중계한다. ​

한국-베트남, 한국-우즈베키스탄 경기는 SPOTV Golf&Health 채널에서 생중계한다. 그리고 유료 가입 TV 채널인 SPOTV ON, PC·모바일 채널인 SPOTV NOW에서는 한국 팀의 전 경기를 생중계한다. SPOTV, SPOTV2에서는 한국 경기의 재방송을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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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브레이크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아시아선수권 김연경 세자르 KOVO V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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