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가 조가은씨가 여수시립합창단과 협연하는 장면이다.

성악가 조가은씨가 여수시립합창단과 협연하는 장면이다. ⓒ 오문수

 
음악은 우리를 다른 이들과 이어주는 강력한 도구이다. 음악을 듣거나 연주하면 친구, 가족과 더 깊은 유대를 쌓을 수 있다. 심지어 전혀 알지도 못했던 이들과도 음악을 통해 유대감을 쌓을 수 있다.
 
음악은 다른 이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느끼는지에 대한 공감 능력을 확장시켜 준다. 멋진 운율뿐만 아니라 심금을 울리는 가사가 있으면 금상첨화다.
 
며칠 전 여수 여도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조승필 교사에게서 전화가 왔다. 교직경력 26년 차인 그는 300여 곡을 작곡했는데 우덕 초등학교 6학년 '이슬' 학생이 쓴 동시를 노래한 '가장 받고 싶은 상'을 대표곡으로 뽑았다.
 
"선생님 곡을 하나 작곡했는데 이 곡을 멋지게 불러줄 성악가를 드디어 찾았어요. 그동안 제가 작곡한 음악에 날개를 달아줄 성악가를 찾고 있었거든요."
 
조승필 교사가 작곡한 노래는 박노해 시인의 '별은 너에게로'를 노래했다. 그가 박노해 시인의 '별은 너에게로'를 노래로 만든 이유를 설명했다.
  
 박노해 시인의 '별은 너에게로'를 작곡한 조승필 교사 모습.

박노해 시인의 '별은 너에게로'를 작곡한 조승필 교사 모습. ⓒ 오문수

 
"절망에 빠지고 주저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강력한 희망이 되는 시 '별은 너에게로'를 읽고 큰 감동을 받아 바로 곡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곡을 너무 어렵게 만들었는지 어울리는 가수를 찾기가 힘들었는데 어느 날 공연을 보다가 청초하고 아름다우면서도 힘있는 소프라노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알고 보니 초등학교 3학년 때 우리 반 아이였네요. 그 귀엽던 아이가 어느덧 이렇게 훌륭한 음악가로 돌아와 사제지간에 함께 멋진 작품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조가은이는 여도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여도중학교에 진학했으니 선생님 제자이기도 합니다."

 
다음은 박노해 시인의 '별은 너에게로' 시다.
 
"어두운 길을 걷다가 빛나는 별 하나 없다고 절망하지 말아라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오지 않았다
 
구름 때문이 아니다. 불운 때문이 아니다.
지금까지 왔던 별은 수억 광년 전 출발한 빛.

길 없는 어둠을 걷다가 별의 지도마저 없다고 주저하지 말아라
가장 빛나는 별은 간절하게 길을 찾는 너에게로 별은 너에게로
별은 너에게로
빛의 속도로 지금 달려오고 있으니
 
별은 너에게로 별은 너에게로
간절하게 길을 찾고 있는 너에게
별은 너에게로"

레코딩 작업하던 조가은씨는 박노해 시인의 시가 주는 의미를 되새기며 커다란 위안을 받았다고 한다. 조가은씨의 말이다.

"레코딩 작업을 하며 잔잔한 별이 파도 때문에 점점 커지고, 폭풍이 몰아치는 힘 있는 별들의 외침에 큰 위로를 받았어요. 삶을 살면서 선택한 길로 나아가다 보면 장애물에 부딪힐 때도 있고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지 길을 잃어버릴 때가 있잖아요?"

박노해 시인의 노랫말은 방황하고 고민하는 이들에게 큰 희망이 되어줄 수 있다. 간절하게 꿈꾸는 자에게 가장 빛나는 별이 달려오고 있으니 말이다.
 
성악가 조가은씨는 여도 초등학교에 다닐 때 조승필 교사의 학생이었다. 그녀가 조승필 교사의 노래를 부르게 된 소감을 이야기했다.
 
"조승필 선생님은 초등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이셨어요. 15년이 지나 고향에서 음악회 요청을 받아 곡을 받았는데, 선생님이 작곡하신 곡이었습니다. 정말 영광이었고, 선생님의 너무나도 아름다운 곡을 부르며 행복했어요."
 
그녀가 불러준 노래는 힘이 있었고 박노해 시인의 시상을 절절하게 표현했다. "노래할 때 관객들에게 어떻게 감정을 전달하느냐?"고 묻자 그녀가 답변했다.
 
"관객들에게 나의 감정과 연주를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많은 절제와 고민이 필요해요. 항상 '가슴은 뜨겁게, 머리는 차갑게'라는 말을 되새깁니다."
덧붙이는 글 여수넷통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조승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교육과 인권, 여행에 관심이 많다. 가진자들의 횡포에 놀랐을까? 인권을 무시하는 자들을 보면 속이 뒤틀린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