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좋을 수 있으랴 SK선수들이 10월 29일 문학 6차전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은 후 김성근 감독을 헹가레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나이 66에 첫 우승의 영광을 안게 되었다.

▲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으랴 SK선수들이 10월 29일 문학 6차전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은 후 김성근 감독을 헹가레치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나이 66에 첫 우승의 영광을 안게 되었다. ⓒ SK와이번스


73승 5무 48패(1위)
타율 .264(4위) 방어율 3.24(1위) 홈런 112(1위) 도루 136(2위) 실책 88(최소 6위)

2007년 10월 29일. 인천의 밤은 문학구장 개장 이후로 가장 아름다운 밤이었을 것이다. 문학구장이라는 국내 최고의 구장을 가지고도 만년 중위권에 머무르며, 오히려 구장의 아름다움 때문에 더 황량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치러야 했던 그들. 하지만, 마침내 그들은 문학구장의 극도의 아름다움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한 많은 인천야구의 역사를 날려 보내는 인천팬들의 한 때문이었을까. 그날의 '연안부두'는 프로출범 26년 통틀어 가장 아름다운 인천야구팬들의 오케스트라였다. 2007년의 끝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하는 이 시점, 2007프로야구의 대미를 장식한 SK 와이번스의 행보를 돌아본다.

거침없는 오프-정규시즌. 어메이징 KS

지난 오프시즌 태풍의 핵은 SK와 LG였다. LG의 야심찬 오프시즌은 일전에 설명한 바가 있는데, SK도 결코 이에 못지않았다.

SK는 2006시즌 좋은 전력을 가지고도 6위에 머무르자, 조범현 감독과 재계약을 포기하고 지바롯데 마린스 코치로 있으며 한국프로야구에서 가장 많은 구단을 경험해본 김성근을 감독으로 영입했다. 그리고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으로,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불펜코치로 우승을 경험한 이만수를 수석코치로 앉히며 미-일 야구의 접목을 시도했다.

또한, 용병으로는 일본프로야구를 거쳐, 대만 라뉴베어스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며 2006 코나미컵에서도 인상적 투구를 보인 레이번과 역시 동양야구 경험이 있는 로마노를 영입, 지난 시즌 좌절의 원인이 되었던 선발진을 보강했다. 그리고 이미 1차 지명으로 '류현진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던 안산공고 출신의 김광현을 데려왔다.

게다가 기본전력, 특히 야수전력이 우수하다고 평가받았기 때문에, '약한 전력의 팀만 맡던 명장과 이들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 시즌 전 평가였다.

그들은 초반부터 거침없이 달렸다. 4월에는 '뛰는 야구'를 무기로 하였으며, 심지어 주루 능력 상실 진단을 받은 김재현까지도 뛸 정도였다. 타석에서는 최정, 정근우 등 젊은 타자들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갔다. 또 마운드에서도 특유의 '인해전술'로 상대방의 얼을 빼놓았다.

이렇게 4월은 거침없이 달린 SK였으나, 5월에는 위기를 맞았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중간계투진이 지쳐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뛰는 야구도 막히기 시작했다. SK는 5월 22일∼6월 3일의 2주간 2승 2무 8패라는 최악의 부진을 보이며 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2위로 내려왔다. 특히 5월 29∼312일 당시 선두 라이벌이던 잠실 두산 전에서의 3연패가 컸다.

김성근 감독은 이런 팀의 위기를 6월에는 '정공법'으로 타개해 나갔다. 주루플레이 쪽은 다소 소극적이 된 대신, 타자들의 역량에 맡기기 시작한 것이다. 4월 .261, 5월 .2544를 기록하던 SK의 6월 팀타율은 무려 .285. 특히 팀 주포 이호준이 완연한 컨디션 회복을 보인 것이 가장 큰 힘이었다.

5월 말 바닥을 쳤던 투수들의 컨디션도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2007 SK의 하이라이트는 6월 19일∼7월 43일. 창단 이래 최다 연승 기록인 11연승을 기록한 것이다. 이후 1패 뒤 또다시 4연승. 17경기 동안 16승 1패라는 매서운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이로써 SK는 1위 탈환뿐 아니라, 아예 독주체제를 갖추기 시작했다. 6월 20일 사직 롯데전 승리 이후로는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으니까, 11연승 이후로는 단 한 번도 2위 팀과 4게임차 이내를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질주였다.

그들은 결국 9월 28일, 잠실구장에서 LG를 7-2로 꺾고 창단 후 최초로 한국시리즈 직행을 확정지었다. 공교롭게도 LG는 김성근 감독이 5년 전 버림받은 기억이 있는 팀이기도 했다.

그러나 정규시즌에서 너무 편안히 달려온 탓일까. SK는 문학 1, 2차전을 내리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플래툰 야구의 한계'라는 마로가 함께, 빈볼시비까지 겹치며 김성근 감독은 점점 불리한 상황으로 몰렸다.

하지만 3차전 9-1 완승 이후 잠실경기를 싹쓸이하더니, 문학 6차전에서 결국 축배를 들었다. 정규시즌 부진하던 김재현 박재홍 정경배 등 노장들이 큰 경기에서 대활약한 덕택이었다. 1, 2차전을 모두 내준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경우는 올해 SK가 처음이었다.

 5월 26일 문학 KIA 전에서 만원사례를 이루자, 이만수 코치가 팬들 앞에서 팬티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이만수 코치의 이 세레모니는 올 시즌 SK의 '스포테인먼트'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5월 26일 문학 KIA 전에서 만원사례를 이루자, 이만수 코치가 팬들 앞에서 팬티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이만수 코치의 이 세레모니는 올 시즌 SK의 '스포테인먼트'의 극치를 보여주었다. ⓒ SK와이번스


'외인구단'이 일궈낸 승리

'어쩌다 한번 오는 저 배는 무슨 사연 싣고 오길래….'

SK의 공식응원가 '연안부두'의 도입부이다. 롯데 팬들의 '부산갈매기'에 해당하는 노래라 할 수 있다. 여기저기서 많은 사람들이 오가고 정착하며 떠나기도 하는 인천의 애잔함이 담긴 노래이다. 실제로 인천에는 '토박이'들이 별로 없는 것이 사실이다.

SK야구단도 마찬가지다. 올 시즌의 주역들을 살펴보면 다들 사연을 안고 '연안부두'를 찾아온 이들이다.

우선 SK의 수장인 김성근 감독. 그는 '반쪽바리'라 불리는 재일교포 출신으로, 한국에서 야구를 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한국말이 서투르다. 한국야구 내에서도 그는 유랑인생으로, 84년 OB를 시작으로 태평양, 삼성, 해태(2군), 쌍방울, LG 등 주로 전력이 강하지 못한 팀들을 맡으며 '감독계의 김삿갓'이라 불렸다.

특히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꺾은 두산은, 김성근 감독이 젊은 날 '평생 뼈를 묻으리라'고 맹세한 팀이었으나, 구단의 주도권 싸움에서 밀리며 OB를 떠나야 했던 기억이 있는, 애증이 교차하는 팀이다. 김성근 감독에게는 가장 특별한 의미를 지닌 팀인 셈이다.

어쨌든, 그는 약한 전력을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으로 상승시키며 돌풍을 일으켰으나 우승 경험이 없고, 가는 팀마다 프런트와 대립하며 단 한 번도 계약기간을 채운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짚신도 짝이 있다'고 했던가. 그는 이제 자신과 완벽히 궁합이 맞는 프런트를 만난 듯하다. 이전의 팀들에서는 김성근 감독과 팀 내부 간에 잡음이 끊이지 않았으나, 올 시즌은 외부잡음은 있었을지언정 내부 잡음은 전무햇다.

또한, 팀 전력 면에서도 김성근 감독의 역대를 통틀어 가장 이끌어가기 편한 전력이었다. 다만, 그 전력을 가지고도 이전의 SK는 중위권 정도에서 맴돌았는데, 김성근 감독을 이 원인을 '적극적 주루플레이의 부재'로 봤다. 2루 주자가 단타 때 홈에 못 들어오고, 결과적으로 점수로 이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김성근 감독은 팀에 빠른 선수가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며, 단지 그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을 뿐이라며 선수들을 독려했다. 이런 야구를 시행하기 위하여 중용된 이들로는 김강민(.243 4홈런 18타점 19도루), 박재상(.269 10홈런 37타점 21도루), 조동화(.272 18타점 25도루) 등이 있다. 도루와 그리 친하지 못하던 팀이 시즌 초반 뛰기 시작하자 상대방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이렇게 초반 기선제압에 성공한 김 감독은 5월부터 '뛰는 야구'가 읽히기 시작하자, 여름에는 힘의 야구를 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는 그 둘을 교묘히 배합했다. 실로 놀라운 '신산귀모'라 할 수 있었으며,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을 실감케 한 팀의 변화였다. SK팀 뿐만 아니라 김성근 감독 개인에게도 최고로 영광스러운 시즌이었다.

또 이만수 수석코치는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였으나, 삼성과 좋지 못하게 결별한 후 미국으로 야구 유학을 떠나 화이트삭스 월드시리즈 우승반지까지 끼게 되었다. 지난해까지 미국에서의 코치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SK에서 미국의 경험을 살려 옛 스승 김성근을 보좌, 김 감독이 너무 한쪽으로만 편향되는 야구를 하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했다.

또한 이 수석코치는 '팬티 세레모니' 등 팬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 자세로 문학구장 관중 98% 증가의 중심에 있었다. 이만수 코치 덕에 그에 대한 사랑이 지극하던 상당수 대구팬들의 관심을 SK로 돌리는 효과도 봤다.

이 외에 SK팀 방어율 1위에 공헌했다 할 수 있는 가토 투수코치는 설명할 것도 없는 '외인'이다. 우리나라 정서상 주요 코치를 외국인으로 두는 경우는 그리 흔치 않기 때문이다.

SK선수단 역시 '외인'들이 많다. 선발 원투펀치 레이번(17승 8패 3.27), 로마노(12승 4패 3.69)부터가 '외인'이다. 지난 시즌 SK에서는 10승 투수가 하나도 없었으나, 올 시즌에는 이들에 채병룡(11승 8패 2.84)을 더하여 3명이나 된 '선발진의 업그레이드'가 SK의 우승을 이끈 원인이었다. 중간계투진으로 시선을 돌려봐도 중간계투의 조웅천(64경기 2승 3패 9세이브 16홀드 1.57)은 현대시절부터 든든한 미들맨이었으며, 가득염(67경기 1승 12홀드 4.02)은 15년간 뛰었던 롯데에서 거의 버림받다시피 SK로 왔으나 김성근 감독 밑에서 각성했다.

타선을 보아도, 외부에서 온 선수들이 많다. 올 정규시즌, 한국시리즈를 통틀어 최고의 활약을 한 이호준(.313 14홈런 76타점)은 원래 광주일고의 에이스를 거쳐 해태에 입단했으나, 실패하고 타자 전향 후 SK로 이적해서 자리 잡은 케이스이다. 기아 팬들은 아직도 이호준 트레이드를 많이 아쉬워한다.

박재홍(.280 17홈런 54타점 10도루)은 현대에 '괴물 신인'이라 불리며 입단한 후 첫해 30-30을 달성했으나, 기아 이적 후 몰락을 맛보고, SK에서 다시 살아난 케이스이다. 지금은 더 이상 신인시절과 같은 화려함은 없지만, '전형적 5툴 플레이어'로 불리는 그의 기량은 아직 건재하다.

정규시즌에서 극심한 부진을 보인 후 한국시리즈에서 '반전 드라마'를 쓴 김재현(.196 5홈런 19타점)은 94년 LG 신인 3인방 중 한 명으로 팀 우승을 이끌기도 했으나, 구단과의 불화로 팀을 떠나 SK에 둥지를 틀었다. 실제로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많은 LG 팬들은 김재현의 활약을 보며 대리만족을 느꼈다.

이들 모두 아마 시절, 혹은 젊은 시절에는 화려한 경력이 있었으나, 이제 그 시절은 잊었다. 단지 '인천 SK 선수로서 하나가 된다'는 마음이 있었을 뿐이며, 이것은 '외인구단 정신'이라 할 수 있겠다.

송은범(24경기 6승 3패), 윤길현(71경기 8승 3패 18홀드 2.88), 정대현(60경기 3승 2패 27세이브 3홀드 0.92)등의 투수들과, 최정(.266 16홈런 66타점), 정근우(.323 9홈런 44타점 24도루) 등의 야수들도 비록 '외인'들은 아니지만, 스타가 되어야겠다는 욕심 대신 '외인구단 정신'으로 팀에 이바지했다.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대단한 호투를 보이며 환골탈태의 가능성을 보여준 김광현(3승 7패 3.62) 역시 변하고 있다. 이러한 정신은 팀의 기록에도 드러나, 올시즌 SK는 20홈런을 친 타자가 하나도 없이도, 팀 홈런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까지 각지에서 온 선수들과 젊은 시절 잘 나가던 선수들이 모여 다소 '오합지졸'이라는 평을 들었던 SK. 하지만 같은 '외인' 처지의 김성근 감독을 만나 서로 서로에게 녹아들어 갔고, '우승'이라는 최고의 주조물을 만들어낸 것이다.

내가 한국시리즈 MVP! 김재현은 정규시즌에서는 데뷔 이래 최악의 부진을 보였으나, 한국시리즈에서 플래툰의 짐을 벗어던지며 부활, 당당히 KS MVP로 선정되었다.

▲ 내가 한국시리즈 MVP! 김재현은 정규시즌에서는 데뷔 이래 최악의 부진을 보였으나, 한국시리즈에서 플래툰의 짐을 벗어던지며 부활, 당당히 KS MVP로 선정되었다. ⓒ SK와이번스


'상식적 야구'가 아름답다

하지만 올 시즌 SK가 꼭 편안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외부적으로 약간은 시기어린, 예전부터 논란이 되어 왔던 김성근 감독 야구스타일에 대한 비판에도 시달려야 했다.

때때로 보이는 비상식적인 라인업 구성과 소위 '출첵야구'라 불리는 잦은 선수교체가 논란거리였다. 5월 23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룰을 교묘히 이용, 좌타자가 나오자 조웅천을 외야로 돌리고 가득염이 한 타자를 막자 다시 마운드로 올리며 'SK 고등학교'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점수 차에 관계없이 지나치게 투수교체가 잦다는 점, 특히 큰 점수 차에서 투수교체 때문에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또 라인업 운영에서도 고정 라인업이 거의 없었으며, 경기중에도 선수교체가 잦은 통에 올 시즌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는 4명(박경완, 이호준, 최정, 박재홍)뿐이었으며, 저 중 3할을 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오히려 .350을 친 이진영은 규정타석에 턱없이 못 미쳤다.

그리고 예전에 그랬듯이 빈볼시비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실제로 한국시리즈 1∼3차전은 2007시즌의 막판을 완전히 더럽힐 정도였다. 시즌 내내 논란이 된 정근우의 수비자세 등 선수들 경기매너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물론 승부욕은 야구에서 필요한 것이며, 경쟁도 꼭 필요한 요소이다. 또 될 수 있으면 완벽히 이기고 싶어하는 것도 이해한다. 그리고 김성근 감독이 맡은 팀이 전과 같이 약체팀이라면 이런 것은 어느 정도 정당화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SK는 상식적인 운영만으로도 충분히 1위가 가능한 팀이다. 실제로 SK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것은 올 시즌의 논란거리가 되었던 요소들이 아니라, 김성근 감독이 '믿음의 야구'의 필요성을 깨달은 것이었다. 그는 '2002년 한국시리즈와 올해 1, 2차전을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술회했으며, 이는 정규시즌에서는 플래툰으로 기용되며 부진했으나, 시리즈에서 고정 출장하며 .348 2홈런 4타점을 기록, 시리즈 MVP로 선정된 김재현이 보여준다.

또 빈볼 시비, 경기 매너 시비가 일었던 1∼3차전에서 SK는 1승 2패를 했으나, '클린 베이스볼'을 했던 4∼6차전서는 3전승을 했다. SK 정도의 전력을 가진 팀에는 '지나친 머리쓰기'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그리고 투수 운용 면에서도 항상 논란거리가 된다. 김성근 감독이 떠난 후 그 팀이 암흑기에 시달리는 것이 김성근 감독 시절의 투수운용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올 시즌 SK의 팀 홀드 수는 77개로 1위, 2위 LG보다도 무려 19개가 많다. 그만큼 투수교체가 잦았다는 뜻이다. 올 시즌 40경기 이상 출장한 투수는 무려 7명이며, 그 중 60경기를 넘긴 투수도 4명이다. 8개 구단 중 최다이다.

잦은 투수 교체는 경기 시간이 길어져 팬들에게도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할뿐더러, 선수들 생명에도 위험을 줄 수 있다. 더 좋지 못한 것은 이런 주요 투수들이 큰 점수 차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등판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인데, 이는 상대를 자극하는 행위로, 실제 야구에서는 불문율로 취급받고 있다.

결론은 SK는 전력이 강한 팀이요, 김성근 감독 역시도 자신의 미덕만 가지고 이끌어도 충분히 1위를 할 전력의 팀이니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선수들을 보는 시각, 팀 운용에 대한 융통성 등은 극대화해야 할 그의 장점이지만, 지나친 승부욕은 지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또한, 프랜차이즈 스타에 대한 갈증이 심한 SK에 필요 이상의 플래툰시스템 역시 자제함이 좋겠다. 올 시즌 SK는 1위를 하면서도 단 한 명도 팬 투표로 올스타에 뽑히지 못했는데, 이왕 잘나가는 팀에 스타를 만들어 주는 것도 '스포테인먼트'가 아닐까 싶다.

올해 첫 우승을 차지한 SK 와이번스. 그들은 현재 전력도 강하지만, 가능성 있는 후보 선수들도 많고, 또한 프런트의 마인드도 건전하다. 게다가 김성근 감독 역시 올 시즌을 치르며 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향후 몇 년은 흔들림없이 '완벽한 명문팀'으로의 순항 가능성이 높다. 또 며칠 뒤 열릴 코나미컵에서 삼성이 정복하지 못한 일본을 '일본야구통' 김성근의 SK가 정복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지금도 '연안부두'에는 2008시즌의 새로운 태양이 기다리고 있다.

와이번스 SK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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