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11에 선정된 선수들  26일 오전 축구회관 대회의실에서 올 시즌 최고의 감독과 베스트11이 지난 열흘간의 기자단 투표를 통해 선정됐다.

▲ 베스트11에 선정된 선수들 26일 오전 축구회관 대회의실에서 올 시즌 최고의 감독과 베스트11이 지난 열흘간의 기자단 투표를 통해 선정됐다. ⓒ 이성필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를 수놓은 최고 감독 및 선수들이 정해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6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5층 대회의실에서 기자단 투표로 선정되는 삼성 하우젠 2007 K리그 대상 베스트11과 감독상 개표 및 발표를 했다.

 

36개 언론사 92명의 기자가 투표에 참여했으며, 그 결과 올 시즌 득점왕을 차지한 경남FC의 외국인 공격수 까보레가 83표로 최다득표의 영예를 얻었다. 감독상에는 정규리그 5위 포항을 우승으로 이끈 파리아스 감독(75표)이 선정됐다.

 

베스트11에는 4-4-2포메이션을 기준으로 골키퍼 김병지(59표, FC서울),  마토(72표, 수원 삼성), 황재원(61표, 포항 스틸러스), 장학영(48표, 성남 일화), 아디(28표, FC서울)가 미드필드에는 따바레즈(69표, 포항 스틸러스), 이관우(63표, 수원 삼성), 김기동(62표, 포항 스틸러스), 김두현(40표, 성남 일화), 공격수에는 까보레(83표, 경남FC), 이근호(32표, 대구)가 선정됐다.

 

각 부분에 있어 무리 없는 선정이 이뤄졌지만 공격수에서는 마지막 '한 표'에 의해 희비가 엇갈렸다. 대전의 데닐손이 아쉬운 주인공이다. 데닐손은 31표를 얻어 개표를 두 번이나 확인한 끝에 이근호에 한 표 차로 베스트11에서 밀렸다.

 

감독 파리아스에게는 트로피를 비롯해 500만원의 상금이, 선수들에게는 300만원의 상금과 트로피가 수여된다.

 

포항은 파리아스 감독과 세 명의 선수가 베스트11에 선정, 우승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이 외에도 성남, 수원, 서울이 각각 두 명을 경남과 대구에서 각각 한 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한편, 최우수선수상(MVP)과 신인선수상은 다음달 6일 서울 광진구 능동에 있는 유니버설 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시상식을 통해 현장개표로 발표될 예정이다.

 

이들이 선정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감독]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상의 영광을 얻은 파리아스 감독은 성남의 김학범 감독과 함께 올 시즌 최고 감독후보로 물망에 올랐다. 김학범 감독이 최소의 선수를 운영하며 2년 연속 정규리그 1위를 한 것은 그의 지도력이 어느 정도인지 보여준다.

 

그러나 챔피언결정전에서 파리아스 감독의 일관된 전략이 더 빛나면서 그의 지도력은 빛이 바랐다. 든든한 지원을 받는 성남에 비해 갈수록 지원이 줄어들며 어려움을 겪고 있던 상황에서 얻어낸 결과라 파리아스의 지도력이 돋보일 수밖에 없었다.

 

파리아스 감독은 치열한 주전경쟁을 유도하며 1, 2군 구별 없이 모든 선수를 골고루 활용했다. 2005년 부임한 이래 자신의 축구철학을 끝까지 지킨 결과가 올해의 감독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골키퍼] 김병지

 

미드필더인 포항의 김기동을 제외하고 현역 최고의 출전기록(465경기)을 보유한 김병지는 그야말로 '살아있는 신화'다. 뛰어난 순발력과 몸을 사리지 않는 방어로 모든 선수들의 모범이 되고 있다. 라이벌 이운재와 자주 비교되는 그는 경기 외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며 '프로'가 무엇인지 몸소 보여주는 선수다. 올 시즌 전 경기 출전하며 팀 내 다른 골키퍼들의 경쟁력을 높여주고 있다.

 

[수비수] 장학영, 마토, 황재원, 아디

 

네 명의 수비수는 각자의 성향이 뚜렷하다. 성남의 장학영과 서울의 아디는 같은 왼쪽 측면 수비수다. 두 선수 모두 공격 최일선까지 올라와 이따금 골을 터트리며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다. 상대를 끈끈하게 막아내는 수비력도 갖추고 있다. 두 팀이 시즌 최소실점 1, 2위를 달리는 것도 이들의 공이 일부분을 차지한다.

 

마토는 '통곡의 벽'이라는 별칭이 존재하듯 최고의 중앙수비수다. 상대가 중앙으로 침투하는 패스를 하면 어김없이 마토가 자리해 거둬낸다. 왼발 킥 능력도 갖추고 있어 세트피스 상황에서 적절하게 그의 발을 이용하기도 한다. 그가 없는 수원의 수비라인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황재원은 포항이 우승으로 오는 과정에서 소리없이 활약했다. 공중볼 다툼에서는 상대에 절대로 지지 않는 능력을 선보이며 동시에 스리백 수비의 조율사로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6강 플레이오프에서 챔피언결정전에 오르기까지 그가 보여 준 경기력은 '국가 대표감'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였다.

 

[미드필더] 따바레즈, 이관우, 김기동, 김두현

 

올 시즌 도움왕이기도 한 따바레즈는 예리한 패스와 더불어 브라질 특유의 발재간으로 상대를 잘 속이는 능력이 있다. 포항의 플레이메이커로 우승에 큰 공헌을 했다. 올 시즌 초만 해도 부진 하는 것 같았지만 이내 제 기량을 찾아 파리아스 감독의 속을 시원하게 했다.

 

이관우는 어지러운 수원의 미드필드에서 종횡무진으로 움직였다. 경기가 안 풀리는 상황에서는 그의 패스가 반전을 꾀하는 무기가 됐고 예리한 프리킥이 서포터 그랑블루의 함성을 높이기도 했다.

 

김기동은 '426'이라는 숫자가 의미하듯 K리그의 철인이다. 현역 필드 플레이어 중 가장 많은 출전기록을 세우고 있는 그는 포항의 어린 선수들 가운데서 홀로 빛나는 '가을의 태양'과 같다. 올 시즌 그의 기량은 전성기가 무색할 정도로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다. 경기의 흐름을 읽는 능력은 '경험'이라는 무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가 없으면 성남의 중원도 질서가 잡히지 않는다는 성남의 김두현은 올해도 꾸준한 활약을 했다. 다소 기복 있는 플레이를 보일 때도 있었지만 김학범 감독은 언제나 그를 중용했다. 이런 믿음에 보답하듯 김두현은 공간을 자유롭게 파고들며 마음껏 골을 넣을 수 있었다. 올해까지 네 시즌 연속 베스트11 선정은 우연이 아니다.

 

[공격수] 까보레, 이근호

 

한 표 차이로 탈락한 데닐손  대전의 데닐손은 대구의 이근호에 한 표 뒤져 베스트11 공격수 부문에 오르지 못했다.

▲ 한 표 차이로 탈락한 데닐손 대전의 데닐손은 대구의 이근호에 한 표 뒤져 베스트11 공격수 부문에 오르지 못했다. ⓒ 이성필

올 시즌 경남 돌풍의 중심으로 자리한 까보레는 박항서 감독이 만들어낸 최고의 작품이다. 위치선정, 슈팅 능력, 골 결정력 모든 것에서 빠지지 않는다. 골키퍼 부분을 수상한 김병지가 막기 어려웠던 선수로 꼽을 만큼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서른한 경기(컵대회 포함)에서 18득점 8도움이 이를 증명한다.

 

월간 축구잡지 베스트일레븐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올해의 한국축구선수 1위에 선정될 만큼 뛰어난 기량을 선보인 이근호는 지난해 인천 유나이티드 2군 MVP였다. 올 시즌 대구FC로 이적해 10득점 3도움으로 반전이란 게 무엇인지 보여줬다. 올림픽대표팀과 국가대표팀을 오가며 자신의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만천하에 증명했다.

 

아쉬웠던 선수들

 

아디에 여섯 표를 뒤져 수비수 부분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김진규(FC서울)는 올 시즌 중반 전남에서 서울로 이적해 팀 최소실점 1위에 적지 않는 공헌을 했다. 주변에서 좀 쉬라고 할 정도로 그의 몸은 만신창이가 됐지만 꾸준함이 무엇인지 보여줬다.

 

성남의 김영철도 중앙수비수로 국가대표급 수비라인의 대들보가 되기도 했다. 울산의 유경렬 경남의 산토스도 선정되지는 못했지만 각각 정규리그 3, 4위의 원동력이 됐다. 

 

인천의 미드필더 김상록은 22표를 얻었지만 아쉽게 선정되지 못한 인물. 인천의 플레이메이커로 프로데뷔 이래 최고의 활약을 보였지만 인지도 면에서 다른 선수에 밀린 것으로 보인다. 성남의 김두현(28경기 7득점 2도움)과 비교해도 모자람이 없는 기록(37경기 10득점 6도움)을 보여줬다.

 

공격부분에서는 데닐손의 1표 차 탈락이 화제였다. 골을 넣을 때마다 개그 프로인 마빡이 세리머니로 '데빡이'로 불린 그는 올 시즌 대전 공격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공격 부분에 국내 선수가 한 사람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심리가 작용해 고배를 마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모따, 데얀 등 성남과 인천의 공격을 책임졌던 두 선수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들은 환상적인 골 결정력을 보여줬지만 모따는 챔피언결정전을 부상으로 나오지 못했다. 데얀은 팀을 6강 플레이오프로 이끌 수 있었던 꿈을 현실화시키지 못했다. 

2007.11.26 15:56 ⓒ 2007 OhmyNews
프로축구 베스트11 세르지오 파리아스 마토 이근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