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가 3연승을 거두고 한국시리즈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되었다.

SK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8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10안타를 터뜨리며 두산 베어스를 4-1로 물리치고 적지에서 2연승을 거두었다. 이날 승리로 SK는 3승 1패를 기록하며 우승을 눈앞에 두었다.

반면 전날 3차전에서 11안타 2득점으로 공격에서 집중력 부족을 드러내며 패배를 자초했던 두산은 이날도 역시 7안타를 터뜨렸지만 득점은 고작 1점에 그치면서 3연패를 당하고 벼랑 끝에 몰렸다.

SK, '벌떼 야구' 앞세워 우승으로?


구원투수들을 총동원하는 이른바 SK의 '벌떼 야구'는 3회부터 시작되었다. 김성근 감독은 3회초 선발투수 송은범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가득염을 투입하며 일찌감치 불펜을 가동시켰고, SK의 작전은 이날도 역시 대성공이었다.

SK는 선발투수 송은범으로 시작해 마무리투수로 나선 채병용까지 무려 7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물량공세'를 펼치며 두산의 추격을 뿌리치고 3점차의 근소한 승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특히 6번째 투수로 나선 이승호는 실점 위기를 맞은 승부처에서 연달아 탈삼진을 잡아내면서 구원투수들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김성근 감독의 '물량공세'가 절정에 달한 것은 8회말 이승호를 내리고 선발요원 채병용을 투입한 것이었다. 2점차라는 아슬아슬한 리드도 불안했겠지만 그만큼 4차전의 승부가 한국시리즈 우승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결국 채병용은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경기를 마무리하고 세이브까지 따내며 김성근 감독의 승부수가 맞아 떨어졌음을 증명해냈다.

SK는 이날 4차전까지 경기당 평균 무려 6명의 투수를 투입하며 불펜 위주의 경기를 고집하고 있다. 경기당 평균 3.2명의 투수를 투입하는 데 그친 두산에 비하면 두 배에 가까운 숫자다.

두산 '실책에 울고, 잔루에 울고'




두산에게는 지독하게도 '안 되는 날'이었다. 1회초 2루 도루를 시도하던 박재상을 포수 실책으로 3루까지 보내주며 먼저 1점을 헌납한 두산은 7회초에도 또 다시 내야수 실책으로 실점하면서 상대를 도와준 꼴이 되었다.

두산의 악재는 경기가 끝날 때까지 계속됐다. 두산은 마지막 9회초 수비에서도 폭투로 1점을 더 내주고 1-4까지 뒤지면서 자멸하고 말았다.

공격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두산은 경기가 후반으로 접어든 7회와 8회에 주자 만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후속타 불발로 모두 날려버리고 말았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할 이종욱과 김현수가 각각 5타수 무안타와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것이 뼈아팠다.

두산의 선발투수로 나선 맷 랜들은 혼자서 7이닝 동안 3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동료 타자들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했고 결국 팀이 패배하면서 이날의 활약은 빛이 바랬다.

정규리그 우승팀의 저력을 발휘하며 1차전 패배 뒤 내리 3연승을 거둔 SK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5차전에서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자축하는 폭죽을 터뜨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