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 <파이란> <미녀는 괴로워> 등 작년 한해를 뜨겁게 달군 무비컬(movie+musical)의 인기는 2009년이 돼서도 계속이네요. 무비컬 인기 속에서 <내 마음의 풍금> 역시 영화를 뮤지컬로 옮긴 인상적인 작품 중 하나로 기억됩니다. <내 마음의 풍금>을 봐야 할까 안봐도 괜찮을까 고민하다 같은 이름의 영화를 재미있게 보지 않은 데다가 뮤지컬 스타 오만석을 좋아하지 않는 괴상한 취향 덕분에 결국 놓쳐버리고 말았답니다.

 

많은 뮤지컬기획자들이 눈에 불을 켜고 뮤지컬로 옮기려는 영화를 찾고 있을텐데요. 관객입장에서도 무대 위로 옮겨졌으면 하는 영화를 마음에 품게 마련이랍니다. 제 마음대로 무대 위에서 만나보고픈 한국영화들을 골라봤습니다. 주관적인 견해들이 많이 들어간 내용이므로 관객 마음으로 재밌게 들어주시고 이런 영화도 좋겠더라 함께 이야기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1) 8월의 크리스마스

 

8월의크리스마스 무비컬로 만들어지면 좋을 영화

▲ 8월의크리스마스 무비컬로 만들어지면 좋을 영화 ⓒ 8월의크리스마스

비교적 오래된 영화로 <8월의 크리스마스>를 추천하고 싶어요. 사진관을 배경으로 그려지는 이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무대 위에서 사진의 영상미와 뮤지컬이 만나 독특하고 어쩌면 더 섬세하게 표현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진을 소재로 했던 뮤지컬 <폴라로이드>가 그 표현에 있어서는 인상적이긴 했지만 그 내용에 있어 아쉬움이 많았거든요.

 

<8월의 크리스마스>는 이미 널리 인정받은 내용의 진실성과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서사구조를 담고 있으니까요. 영화에서 그려졌던 소소한 일상의 에피소드나 사진, 크리스마스 등이 갖는 의미를 연출에 의해 자유롭고 다양하게 그릴 수 있을 것 같아 기대라고 혼자 마음껏 상상하고 있어요. <8월의 크리스마스> 정도라면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충분히 좋아할 만한 내용의 뮤지컬이 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2) 장화,홍련

 

장화, 홍련 무비컬로 만들어지면 좋을 영화

▲ 장화, 홍련 무비컬로 만들어지면 좋을 영화 ⓒ 장화홍련

공포 스릴러 장르를 어떻게 무대 위로 옮길까 미지수이긴 하지만 공포 스릴러 장르의 뮤지컬을 만든다면 <장화, 홍련>이 딱이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스타일리스트 김지운 감독의 센스가 돋보이는 영상미 그대로를 무대로 옮길 수만 있다면 내용은 빼더라도 무대 하나만으로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 멋진 뮤지컬이 되지 않을까요.

 

예전에 꿈에 그리던 황정민 아저씨를 보러 뮤지컬 <나인>을 보러 갔다가 무대에 더 깜짝 놀랐던 그런 기억이 생각나네요. 연극을 전공했던 김지운 감독이기에 김지운 감독 영화들에서는 연극 요소들이 느껴지기도 해요. 집이라는 한정된 장소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이 뮤지컬로 거듭날 수도 있다는 기대를 가져봅니다.

 

3) 태풍태양

 

태풍태양 무비컬로 만들어지면 좋을 영화

▲ 태풍태양 무비컬로 만들어지면 좋을 영화 ⓒ 장병욱

이 영화를 얼마나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지요. 개인적으로 저는 어른이 되는 것이 인생 최대 목표이기 때문에 평소 성장소설, 성장영화에 관심이 많은데요. 우리나라에는 그런 소재들이 많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영화 중에서 하이틴영화라고 생각나는 건 <여고괴담> 정도더군요.

 

제가 재미있게 봤던 영화 중 <고양이를 부탁해>와 치열하게 경쟁한(?) <태풍태양>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아무래도 비보이 춤을 무대로 옮긴 많은 작품들 덕분에 왠지 스케이트도 공연으로 가져와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그 짜릿함을 관객들에게 직접 전해주면 멋지겠다, 그것도 천정명같은 훈훈한 청년이 나온다면, 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이외에도 한국 사람들이 딱 좋아할 만한 영화로 <너는 내 운명>도 꼽을 수 있습니다. 저는 벌써 무대 위에서 'you're my sunshine'을 부르는 두 주연배우의 듀엣곡이 귀에 선합니다. 한국 스타일의 <러브 액츄얼리>,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같은 '샤방샤방한' 시즌기획용 뮤지컬도 멋지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범위를 한국영화 그러나 <고고70>처럼 음악 소재 영화를 빼고 떠올려보니 그다지 생각나는 게 없군요. 무비컬이 대세라지만 그래도 역시 고민되는 부분이 많은 무비컬입니다. 뮤지컬은 시간과 공간 제약 속에서 만들어지는데다가 성공한 영화의 화려한 그림자에 가려져 오히려 빛을 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서로 다른 장르로 바꾼다는 게 참 어려운 일입니다.

 

인터넷 블로그 포스트에 넘치는 무비컬 이야기 덕분에 저도 부쩍 더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나올 무비컬이 더욱 기대되기도 하구요. 어렵지만 이상 잘 만들어진 무비컬을 보고 싶은, 관객의 작은 꿈으로써의 마음껏 상상이었습니다.

 

여러분이 보고 싶은 무비컬은 무엇인가요?

2009.01.21 21:42 ⓒ 2009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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