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시네마 신림점 최근에 오픈을 한 롯데시네마 신림점. 대표적인 멀티플렉스 중의 하나이다.

▲ 롯데시네마 신림점 최근에 오픈을 한 롯데시네마 신림점. 대표적인 멀티플렉스 중의 하나이다. ⓒ 송승범


영화 마니아라서 좋은 점은 영화를 보면서도 과연 저것이 가능할까라는 끊임없는 의문점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번 이야기는 어쩌면 여러분들이 궁금해 했을 법한 이야기라고 본다. 바로 멀티플렉스에 상영전 흘러나오는 광고들이다.

보통 영화상영 10분전(영화 티켓에 써있는 시간을 기준으로 말한다) 입장을 고수하는 극장들이 대부분이지만 실제 우리가 영화를 보는 시간과 광고의 양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광고들이 관객들을 찾아올까?

사실 관객들의 불만 중 하나가 끊임없이 긴 광고에 대한 문제였다. 무슨 광고가 이렇게 긴가라고 푸념을 놓으시는 분들도 분명 있으리라 본다. 그래도 몇 년 전은 이러지는 않았는데 말이다. 하지만 경제 불황으로 극장들의 수입을 얻기 위한 방식들이 다양해지고 있다.

일단 군살빼기를 위해 직원들의 수를 감원시키고 필요한 인원만 배치시키며, 심지어는 관객이 적은 시간에는 매점과 매표소를 왔다갔다 하는 직원의 모습도 보시게 될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요즘 롯데시네마나 프리미스는 아예 현금으로도 판매가 가능한 무인발권기까지 설치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극장들이 필요한 것은 수익이다. 팝콘 봉지에 광고를 달고, 가능한 모든 전광판에 상업광고를 싣는 것도 그런 이유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영화 상영전 펼쳐지는 상업광고들의 향연이야 말로 광고 수입을 얻기에는 안성맞춤이 아니었을까 싶다.

국내의 대표 멀티플렉스 4 개사의 8 곳의 극장을 둘러보았으며 결과는 천차만별이었다.
광고의 바다를 허우적거리는 관객들의 모습들도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그러면 도대체 얼마나 많길래? 다음 표를 확인해 보시길 바란다.

주요 멀티플렉스들의 대략적인 광고시간 국내 멀티플렉스들의 대체적인 광고시간을 알아보았다.

▲ 주요 멀티플렉스들의 대략적인 광고시간 국내 멀티플렉스들의 대체적인 광고시간을 알아보았다. ⓒ 송승범


보시다시피 같은 CGV라도 다르고 같은 씨너스, 롯데시네마인데도 다르다. 왜 그럴까? 지금부터 분석 들어간다.

1. 장사가 잘되는 지점과 안되는 지점은 광고의 차이가 있다.

다른 극장에 비해 씨너스를 좀 많이 돌아보고 왔다. 그런데 각각 다르다는 것을 아실 것이다.

반포 고속버스터미널에 위치한 센트럴 지점은 광고 수가 상위권에 속하며 반대로 단성사 지점은 하위권에 속한다. 고속버스터미널 쪽에는 신세계 백화점을 비롯해 3호선과 7호선 전철역이 연결되어 있다. 거기에 대형 상가인 센트럴시티가 걸려 있으니 그야말로 최상권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광고의 개수가 11개라는 것은 대단한 것이다. 그러나 여러분이 아셔야 할 것은 고정 광고가 있다는 것이다. 이는 그 건물 광고가 될 수 있겠다. 예를 들어 씨너스 센트럴에는 센트럴시티 건물 광고가, 메가박스 코엑스점에는 코엑스 몰 광고가 옵션으로 끼는 형식이다.

반대로 단성사 지점은 광고가 적다. 뉴스를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단성사 건물은 얼마전까지 상가의 주인을 놓고 말이 많았다. 입점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들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었고, 이는 건너편 프리머스 피카디리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곳에는 당연히 광고주가 좋아할 리가 없다. 광고가 적은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조사한 도표에는 프리머스가 소개되지 않았는데, 참고로 프리머스의 어떤 지점 역시 기본 예고편만 틀고 본영화가 상영되기도 했다. 5분 후에 영화가 시작되었다고 보셔도 무방할 것이다.  건물이 아무리 좋아도 손님들의 찾아오는 유동인구가 적어진다면 그 극장은 많은 이들이 찾아올 것이다.

2. CGV는 광고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가?

많은 관객들의 불만이 특히 CGV에 있으시리라 본다. CGV의 경우도 차이는 있겠지만 광고시간이 긴 것은 마찬가지이다. 위에 예로 들은 상암점은 광고시간이 20분, 그보다 규모가 적은 목동점도 약 13분의 광고가 흘러간다.

여기서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를 보자. 상암점의 예를 들면 상업광고가 23개 나가고 잠시 비상시 퇴장로 안내 멘트가 나간다. 보통 다른 극장이면 이 멘트가 끝난 뒤 자체 극장 로고가 삽입된 트레일러가 상영된 뒤 영화가 상영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바로 상업광고 8개가 들어간다. 15분을 광고로 상영하고 거기에 5분 정도의 시간을 추가로 더 까먹는다는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다른 멀티플렉스에 비해 CGV가 비난을 받는 이유는 다른 멀티플렉스보다 더 많이 광고에 집착한다는 이야기이다. 같은 회사의 중복광고도 다시 나오고 자사 관련 업체 광고도 등장하니 시간도 그만큼 더 길어지는 것이다.

3. 새로 오픈한 극장은 광고 개수가 적다?

이것은 극장에서 잠시 일해본 본인의 경험에서 확실히 이야기 드릴 수 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본인은 모 멀티플렉스 극장에서 3개월동안 일을 했었다. 당시 기본적으로 나가는 모 보험회사 광고(그 보험회사와 극장은 제휴를 맺은 광고라서 옵션으로 깔리는 광고였다)와 예고편 2~3 편 후면 바로 영화가 시작되는 식이다. 적어도 5 분 안에 끝난다는 것이다.

위에 조사한 극장중의 롯데시네마 신림점이 대표적인 경우. 오픈한 지 얼마 안되었고 기본적으로 오게 되어있는 광고들이 실린 필름조차 도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조사 당일 광고는 예고편 3분짜리가 전부였다. 오픈한 지 얼마 안되는 극장들의 또 하나의 특징은 비상시 퇴장 방식을 담은 안내 트레일러도 방송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역시 준비가 덜 되서 생기는 현상! 그렇게 된다면 그야말로 몇 분 만에 광고가 끝나고 영화를 보시게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광고를 싫어하시는 분들이라면 새로 생긴 극장을 공략하시는 것을 권한다. 불필요한 광고와 예고편 없이 편하게 유료 영화채널 보시듯 본 영화를 바로 보실 수 있을 것이다.

4. 극장에서 트는 광고들에는 법칙이 있다.

CGV에는 CJ 관련 자회사 광고가 많고 롯데 시네마에는 롯데 관련 자회사 광고가 방송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가령 CGV에 Mnet, 빕스 등의 자회사 광고가 나오거나 혹은 롯데 시네마에서 롯데칠성음료나 엔젤리스 커피 등의 자회사 광고가 나오는 식이다. 이런 광고로 중복되는 경우도 꽤나 있다.

또 하나는 이동통신사 광고의 경우 회사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인데. 경쟁사의 광고가 같이 나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그런 것을 절대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Show'를 하다가 갑자기 '비비디바비디부~'를 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중복광고도 있고 극장용으로 TV나 케이블에서도 못보던 극장용 광고가 등장하기도 한다.

때에 따라서는 스폰서 광고가 뜨기도 하는데 씨너스의 경우 MBC 드라마넷에서 방송중인 드라마 '하차 전담반 제로'의 광고를 상영한다. 바로 이 드라마를 협찬하는 업체가 씨너스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극장 광고에는 알게 모르게 자회사 혹은 스폰서 광고를 챙기기도 한다.

심지어 비상시 안내 출입구 안내나 영화관람시 에티켓 안내의 경우도 경제난 때문인지 상업회사의 스폰서를 얻어서 광고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CGV가 몇 년 동안 손잡았던  삼성 카메라의 에티켓 광고나 씨너스의 온라인 게임 업체인 컴투스의 에티켓 광고가 그것이다.

5. 디지털 광고일 수록 광고가 많다.

이것은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최근에는 틀린 말도 아니라고 본다. 필름으로 광고를 틀 경우 20분 이상의 광고를 트는 것은 무리이다. 그만큼 이어붙어야 하는 필름 롤의 크기도 장난이 아니며, 영화가 끝날 경우 경우에 따라서는 교차상영이 있기 때문에 필름을 갈아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따라서 스크레치도 생기고 그렇기에 필름으로 트는 경우 광고 개수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요즘 디지털 상영을 하는 극장과 더불어 디지털 기기로 광고를 트는 경우도 늘어났다.

본인이 일하던 극장의 경우에도 영사실의 작은 박스 안에 영화 관람시간이 되면 자동으로 광고가 업데이트 되고 그 광고들은 디지털 자료로 전송되어 스크린을 향해 디지털 광고로 다시 틀게 된다. 디지털 광고는 상영시간대로 시간대별로 업데이트가 가능하므로 필름 광고보다는 관리하기가 쉽다.

CGV나 롯데시네마가 의외로 광고가 많은 이유도 이런 디지털 기기의 영향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작은 일화를 이야기드리자면 작년 롯데시네마 에비뉴엘 점으로 기억되는데 진가신 감독이 '명장'이라는 영화를 들고 한국을 찾았을 때 그 때 기자 시사회가 있던 날 극장 광고를 트는데 정규상영이 아닌 기자시사였고 시간표 대로 감독님이 바로 나올 수 없는 상황이기에 모든 광고가 다 끝이 나자 처음부터 다시 그 광고들을 순서대로 상영하는 상황이 벌어졌더. 그런 것이 가능하게 된 것도 바로 이 디지털로 광고를 전송할 수 있는 시스템 덕분이 아니었을까 싶다.

지금까지 소개해 드린 경우는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같은 멀티플렉스 체인이라도 그 지점의 인지도나 관객 이동 경로, 오픈 일자 등에 따라서 충분히 변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상영관에 따라 달라진다. 시사회의 경우도 광고를 트는 경우도 있고 광고를 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인지도가 떨어지면 광고가 줄어들 수 있으며 인지도가 반대로 높아지면 광고가 늘 수도 있다.

영화 입장을 알리는 안내멘트나 전광판이 뜨더라도 5~10 분 후에 상영관으로 들어가시는 것도 좋으며 생긴 지 얼마 안되거나 인지도가 낮은 극장은 입장 후 바로 상영이 되는 경우도 있으니 바로 입장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앞으로 영화를 보실 때는 이런 점들을 확인해보시고 보신다면 어떨까 생각된다. 또한 정말 궁금하시다면 극장 직원에게 광고 예상시간을 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론 대답을 못하는 직원들이 있지만 대략 광고를 하고 있다, 안하고 있다는 정도는 직원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극장의 사정을 관객이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극장은 수입원이 있어야 하며 그렇기 위해서는 광고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관객들은 광고보다는 영화를 감상하고 싶어 한다. 극장과 관객의 이 동상이몽은 당분간 경제난국이 좋아지기 전까지는 되풀이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본인의 블로그(http://blog.daum.net/songcine81)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멀티플렉스 CGV 롯데시네마 프리머스 메가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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