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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던교수, 당신이 여기에 온건 하나님의 뜻이오."
"못 믿겠소."
"나를 믿어요"

랭던교수와 교황청의 한 신부가 주고받는 이 영화의 마지막 대사다.
14일 개봉한 영화, 천사와 악마는 군더더기 없이 참 깔끔한 영화다.

올 상반기에는 별 볼 만한 작품이 없나 했는데 전작 <다빈치 코드>의 명성에 충분히 걸맞은 후속작이 나온 것이다. <다빈치코드>는 예수 존재에 대한 강한 의문을 레오나르도 다빈치 명화에 숨겨진 코드로부터 시작, 템플기사단과 프리메이슨, 시온수도회 등 여러 역사적 사건들을 엮어서 스릴러물로 풀어냈다. 이 작품은 궁극적으로는 신의 존재에 대한 물음표를 던짐으로 인해 기독교계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따라서 그 후속작인 <천사와 악마>에서도 좀 더 강하게 종교, 특히 기독교에 대해서 공격하지 않을까라고 기대한다면 그 예상은 충분히 빗나갈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종교 그 자체에 대해 그리 우호적인 것만은 아니다. 여전히 이빨을 드러내면서 으르릉거리고 있긴 하지만 이는 공격성보다는 일종의 경계의 신호다.

갈릴레이 갈릴레오 시대의 종교재판 등 과거에 종교가 저질렀던 일련의 만행들을 들추어내면서 오늘날에도 여전히 나타나고 있는 잘못된 믿음이 어떤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지를 지적하고 경고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종교에 대해 뚜렷한 경고를 하면서도 결코 종교를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으며 종교와 과학과의 화해를 시도하고 있다. 기독교 탄압에 맞선 일루미나티라는 어둠속의 과학자 단체라는 설정이 등장하는데 처음에는 이 설정이 참으로 생뚱맞아 보였다.

이미 현대과학은 충분히 승리했고 오히려 종교에 대해 관용적이라 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는데 초현대 과학의 21세기에 그것도 가장 이성적이랄 수 있는 과학자 집단이 어찌하여 이미 한참 과거가 되어버린 종교계의 만행에 대해 뒤늦게 테러라는 수단을 동원하여 복수를 하려드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이해할 수 있는 설정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러한 의문은 숨가쁘게 진행되는 영화의 속도감에 의해 잠시 눌려지는데 마지막 반전에 이르러서 풀려지게 된다. 무릎을 탁 치게 되면서 그러면 그렇지! 하고 말이다. 반전이 있기 전에 이 영화는 꼭 마치 끝이 난듯하게 보이는데 끝장면이 너무 느슨하게 늘어지는게 아닌가 싶을 때쯤 반전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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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반전이 없었다면 이 영화는 좀 유치하다고 느껴졌을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지막 반전을 통해서 완벽해지고 궁극적으로는 원래 목표했던 메시지를 선명하게 전달하면서 막을 내리게 된다. 중간에 잠깐 비추어졌던 데모대의 줄기세포 논쟁이라든지 여러가지 장치들이 이해가 되어진다. 아마도 영화를 다시 한번 더 본다면 감추어졌던 또 다른 여러 암시들을 찾아낼 수도 있을 것 같다.

참 깔끔하고 메시지도 선명한 영화다. 결론도 시원스럽고 영화가 끝난 후에 쓸데없이 복잡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 주는 것도 없다. 결론이 아주 간명하니까. 전작 <다빈치코드>가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고 영화를 본 후에도 묘한 여운을 안기는데 반해서 어쩌면 훨씬 더 단순한 편이라 할 수 있다.

전작 <다빈치코드>에 비해 머리를 복잡하게 만드는 퍼즐맞추기 놀이는 굉장히 줄었지만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는 빠른 전환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성인 남성관객들에게는 아주 강력하게 추천할 만한 영화다.  

댄 브라운의 원작소설을 읽어보지 않아 비교는 곤란하다. 하지만 소설보다 나은 영화는 거의 없는 편이므로 소설부터 읽은 분들이 소설과 비교해서 이러쿵저러쿵 따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어디까지나 영화는 영화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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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블로그를 통해 다음뷰에도 올렸습니다.
천사와 악마 댄 브라운 톰 행크스 이완 맥그리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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