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5일 SK선발 김광현을 상대로 클락과 김민우가 홈런을 터뜨리며 SK의 17연승에 제동을 걸었던 넥센이 이번에는 겁없는 신인투수와 광폭타이어의 매서운 드리프트를 선보이며 SK마운드를 초토화 시켰다.

 

19일 인천에서 열린 2010 CJ마구마구 프로야구 SK와의 경기에서 넥센은 겁 없는 신인 고원준이 7과 1/3이닝 5탈삼진 1피안타 1실점으로 노히트노런급 피칭을 펼치며 최강 SK타선을 잠재웠고 타선에서는 유한준이 만루 홈런과 2점 홈런 포함 6타수 5안타 8타점을 올리는 맹활약을 펼치며 SK마운드를 두들겨 SK에 16-1로 대승을 거두었다. 이날 유한준이 기록한 8타점은 한경기 최다 타점 타이기록이다.

 

반면 SK는 8회 1사까지 신예 고원준의 구위에 철저히 눌려 단 1안타도 뽑아내지 못하고 볼넷 4개만 얻어내는데 그치며 대 기록의 희생양이 될 최악의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8회 1사 볼넷으로 출루한 박재홍의 2루 도루에 이어 대타 이호준이 중견수 키를 넘기는 1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위기를 넘겼다. 이호준의 이 안타는 이날 SK가 뽑은 유일한 안타였다.

 

아깝다, 고원준 19일 인천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넥센선발 고원준이 SK타선을 상대로 7과 3/1이닝동안 1피안타 4볼넷 1실점으로 호투하며 2승째를 거뒀다. 고원준은 8회 1사까지 4볼넷만 허용하며 노히트노런을 노렸지만 대타 이호준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대기록에 실패했다.

▲ 아깝다, 고원준 19일 인천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넥센선발 고원준이 SK타선을 상대로 7과 3/1이닝동안 1피안타 4볼넷 1실점으로 호투하며 2승째를 거뒀다. 고원준은 8회 1사까지 4볼넷만 허용하며 노히트노런을 노렸지만 대타 이호준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대기록에 실패했다. ⓒ 넥센히어로즈

이날 SK와의 경기에 선발로 나선 고원준은 지난 12일 KIA와의 경기에 깜짝 선발로 등판해 6이닝 동안 8개의 피안타를 허용하기는 했지만 집중타를 허용하지 않고 1실점으로 잘 틀어막아 생애 첫 선발승을 거두며 넥센마운드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그리고 19일 8회 1사 후 이호준에게 2루타를 허용해 1실점하며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이전까지 최고시속 147Km의 빠른 볼과 커브, 싱커 등의 변화구를 앞세워 SK타선을 볼넷 단 4개만 허용하며 무안타로 틀어막아 노히트노런을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신인선수에게 대 기록이란 쉽게 찾아오지 않았다.

 

1990년생으로 이제 갓 성인이 된 고원준의 투구내용은 프로 2년차라고 보기에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대담함과 침착성을 가지고 있다. 2009년 2차 2라운드 14순위로 넥센의 지명을 받은 고원준은 데뷔 첫해를 2군에서 보냈고 이번 시즌 들어서서 지난 4월 15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구원 등판해 2/3이닝동안 2타자를 맞이한 것이 1군 무대 첫 공식 기록이었다.

 

지난 12일 생애 첫 승리투수가 된 KIA와의 경기까지 고원준은 이번 시즌 8경기에 나서 14와 1/3이닝동안 평균자책 4.40에 승리 없이 1패만을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KIA전 승리이후 이날 SK전에서도 승리하며 선발 2연승을 달렸고 평균자책점도 2.93으로 대폭 낮추며 넥센 마운드의 중심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화수분 야구하면 떠오르는 팀이 단연 두산베어스다. 하지만 두산의 화수분은 투수력보다는 타선에 더 가까웠다. 이 때문에 두산은 강한 공격력을 가지고 있고 불펜도 잘 갖추어져 있지만 선발야구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지난겨울 장원삼-이현승-이택근의 주축선수들을 떠나보낸 넥센은 이번 시즌 들어 배힘찬, 김성현, 고원준 등 선발투수들을 끊임없이 발굴해 내며 투수의 화수분으로 거듭나고 있다.

 

시즌 전 한화와 함께 최약체로 평가받았던 넥센은 5월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중위권까지 치고 올라왔다. 끊이지 않는 샘물처럼 자꾸 솟아나오는 넥센 마운드의 젊은 피들이 약체 팀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상승세를 이끌며 과거 현대 시절 구축했던 투수왕국을 다시 건설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10.05.20 11:54 ⓒ 2010 OhmyNews
고원준 노히트노런 넥센히어로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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