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챔피언 출신의 이재성이 오는 6월 5일(현지시각) 한국인 최초로 뉴욕 양키 스타디움 특설링에서 복싱 경기에 나선다. 비록 WBA 주니어 미들급 유리 포먼과 미구엘 코토와의 세계타이틀 경기에 앞선 오프닝매치에 등장하게 되지만, 6만여 관중을 수용하는 양키 스타디움 야외 특설링에서 경기가 열리는 빅 이벤트에 출전하는 것만으로도 그의 실력과 상품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특히 이번 경기는 1976년 모하메드 알리와 켄 노턴의 경기 이후 34년 만의 경기로 전 세계 복싱팬들이 지켜볼 무대여서 이재성에게는 세계적인 선수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이자, 한국복싱의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경기다.

 2006년 한국챔피언에 올랐던 이재성의 모습

2006년 한국챔피언에 올랐던 이재성의 모습 ⓒ KBC


이재성은 수퍼 밴텀급 한국챔피언 출신으로 해외 진출을 위해 타이틀을 반납하고 지난 2008년부터 미국에서만 5경기를 갖는 등 해외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한국 복싱의 기대주다. 역사적인 빅매치에 나서게 된 것도 이재성이 그간 라스베가스, 아틀랜타씨티 호텔 특설링은 물론 뉴욕 메디슨스퀘어가든 등 큰 무대에서 뛴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알리 이후 34년만에 양키 스타디움에서 복싱 경기가 열린다

알리 이후 34년만에 양키 스타디움에서 복싱 경기가 열린다 ⓒ HBO Boxing


하지만, 이재성의 그간 미국 성적은 2승 1무 2패로 신통치 못한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이번 상대인 호르헤 디아즈는 13전승 (8KO) 행진을 하고 있는 강타자여서, 국내 팬들은 마치 한국 축구대표팀과 아르헨티나 축구 대표팀의 경기에 비유할 만큼 어려운 경기가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런 국내 팬들의 우려와는 달리 이재성 측은 승산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이번 미국 경기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복싱 전문 매니저 데이비드 셀윈(David Selwyn)과 김지훈의 에이전트인 이현석의 공동 매니지먼트하에서, 필라델피아에 캠프를 차리고 명 트레이너 엔젤 오카시오(Angel Ocasio Sr.)의 집중 지도를 받으며 착실히 시합 준비에 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레이너 엔젤 오카시오는 "평소 찾고 있던 체형과 스타일을 이재성이 갖췄다"며 기대를 걸고 있다. 뜻밖의 평가에 고무된 이재성은 최근 스파링에서 상대선수 들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이번 시합이 비록 상대가 주최측인 탑 랭크 선수이고 강타자이기는 하지만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게 이재성 캠프 측의 분위기다.

 미국 현지에서 맹훈련중인 이재성

미국 현지에서 맹훈련중인 이재성 ⓒ 이현석


맹훈련으로 시합을 5일 앞둔 상태에서 이미 한계 체중을 맞추어 놓고 있는 이재성은 "이번 경기야말로 복싱 인생이 걸린 한판이 될 것"이라며 배수진을 치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무너진 한국복싱계에서 복싱인생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려 타국의 6만 관중 앞에 서게 될 한국 복서의 뉴욕 대첩을 지켜 보도록 하자. 아쉽게도 중계 방송 계획은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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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선수협의회 제1회 명예기자 가나안농군학교 전임강사 <저서>면접잔혹사(2012), 아프니까 격투기다(2012),사이버공간에서만난아버지(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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