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가 아시안게임의 피날레를 자축하는 마지막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삼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27일 광저우 체육관에서 벌어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배구 결승전에서 중국에게 세트스코어 2-3으로 패하며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은 대회 76개의 금메달로 대회를 마감하게 됐고, 여자배구는 지난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이후 16년 만에 금메달을 되찾아 오는데 실패했다.

'해외파' 김연경을 중심으로 고르게 분배된 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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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중국에게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지만, 한국 여자배구가 보여준 투지와 조직력은 대단히 눈부셨다.

사실 16년 전의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대표팀은 사실상 LG정유 한 팀의 힘으로 금메달을 만들어 낸 셈이었다. 

김철용 감독을 비롯해 주전 6명(당시엔 리베로 제도가 없었다) 중 무려 5명(장윤희, 이도희, 홍지연, 박수정, 정선혜)이 LG정유 소속이었고, 한일합섬 소속의 김남순이 유일하게 '비LG정유' 소속으로 대표팀 주전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광저우 대표팀은 구단 분포가 대단히 고른 편이다. 유일한 '해외파'인 김연경(JT마블러스)이 에이스로 대표팀을 이끌고, 세터 김사니와 레프트 한송이가 흥국생명, 센터 정대영과 리베로 남지연은 GS칼텍스 소속이다.

또한 센터 양효진과 라이트 황연주는 현대건설에서 활약하고 있고, 정대영과 함께 센터를 번갈아 맡고 있는 김세영과 대표팀을 이끄는 박삼용 감독은 KT&G 소속이다.

여기에 한국도로공사의 이소라와 오지영은 각각 대표팀에서 백업 세터와 원포인트 서버로 활약하고 있으니, 팀 분배에 있어서 만큼은 역대 최고라 할 수 있다.

광저우 황금세대를 이어갈 세대교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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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황금세대가 언제까지나 이어질 거라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현재의 대표팀에는 30세기 넘었거나 30대를 바라보는 노장 선수가 꽤 많기 때문이다.

센터 정대영과 김세영, 세터 김사니가 나란히 1981년생으로 이미 30세가 넘었고, 한송이(1984년생)와 남지연 리베로(1983년생) 역시 20대가 얼마 남지 않았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투혼을 발휘하며 은메달을 일궈 냈지만, 이들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까지 대표팀을 지켜 줄 것이라는 기대는 할 수가 없다.

따라서 대표팀은 '좌우쌍포' 김연경(1988년생)과 황연주(1986년생)가 중심이 되는 팀으로 세대교체를 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프로입단 후 슬럼프에 빠진 배유나(GS칼텍스)의 각성이 절실하다. 배유나는 한일전산여고 2학년 때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하면서 '천재 소녀'로 주목 받았지만, 프로 입단 후 자신의 포지션을 잡지 못하면서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 밖에도 김민지(GS칼텍스)가 '여자 이경수'라고 불리던 시절의 위력을 되찾고, 이보람(도로공사), 김혜진(흥국생명) 같은 신예 센터들의 성장도 필요하다.

비록 일본과 카자흐스탄을 차례로 꺾으며 은메달을 목에 걸긴 했지만, 아직 중국은 우리에게 힘든 상대다. 게다가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일본 대표팀은 대학생과 유망주 위주로 구성된 '2진'이었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물론 도하 아시안게임 노메달의 수모를 이겨내고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건 한국 여자배구의 투혼은 분명 칭찬받아 마땅하다. 부디 이번 아시안게임의 선전을 계기로 더욱 발전하는 한국 여자배구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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