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싱 중흥의 기대주로 해외활동을 해왔던 이재성, 김지훈이 4년 만에 국내 무대에 동반 출전한다. 이재성(홍수환체육관, BNG스틸)은 오는 27일 문경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IBF 팬퍼시픽 Jr.페더급 타이틀매치에 레이 라스피나스(필리핀)와의 메인이벤트 경기에 나서고, 이에 앞서 김지훈(일산주엽체육관)은 김동혁(제주맥스체육관)과 라이트급 한국타이틀매치를 벌인다.

 미국무대에서 3년간 닦은 기량을 선보일 이재성

미국무대에서 3년간 닦은 기량을 선보일 이재성 ⓒ 이충섭


신인왕, 한국챔피언 출신의 이재성은 2008년 한국타이틀을 반납하고 단신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무대에 도전했다. 라스베가스, 아틀랜틱씨티 카지노호텔 특설링, 뉴욕 메디슨스퀘어가든 등 큰 무대에서 활동했고 최근 경기는 작년 6월 뉴욕 양키 스타디움 특설링에서 열린 WBA Jr.미들급 유리 포먼과 미구엘 코토와의 세계적 빅매치에 앞선 오프닝 경기에 출전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13전 무패 8KO의 호르헤 디아즈에게 6회 TKO패하며 한국인 최초로 양키스타디움 특설링에 오른 것에 그치고 말았다.

이재성은 이 경기를 마지막으로 2승 1무 3패라는 신통치 않은 미국무대 성적표를 가지고 쓸쓸히 귀국하고 말았지만, 복싱을 포기하지 않았고 그의 재능을 아쉬워하는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동양타이틀매치에 나서게 되었다.

이재성에 맞서는 레이 라스피나스는 단 한 번도 KO로 패한 적이 없는 까다로운 선수로 알려져 있다. 반면에 이재성은 단 한 번도 6라운드 이상을 뛰어본 적이 없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KO로 이기든지 패했기 때문인데 이재성은 이에 대해 "적지에서 싸우는 여건상 화끈한 경기로 승부를 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국내 복싱팬들은 복싱 침체로 인해 6번이나 되는 이재성의 미국 경기를 단 한 번도 볼 기회가 없었지만, 이번 경기로 그의 경기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여년만에 선수 트레이너로 링에 오르는 홍수환

20여년만에 선수 트레이너로 링에 오르는 홍수환 ⓒ 이충섭


게다가, 한국 복싱의 신화 홍수환이 전 세계챔프 장정구 시합 이후 20여 년 만에 세컨드로 링에 오를 모습도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작년 귀국 이후 이재성을 지도하고 있는 홍수환이 해설 마이크를 뒤로 하고 직접 이재성을 코치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홍수환은 "이재성의 미국 경기 비디오를 분석해본 결과 진 경기를 모두 1라운드부터 맞불작전으로 나섰다가 선제 다운을 당하는 등 냉정하게 경기에 임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다. 침착하게 경기에 임하도록 지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재성 경기에 앞서 열릴 김지훈과 김동혁의 한국 타이틀전 또한 놓칠 수 없는 경기다. 지난해 8월 15일 IBF 타이틀전에서 미겔 바스케스(멕시코)에게 판정패하고 재기전에서도 레오나르도 자파비냐(호주)에게 충격의 1라운드 KO패를 당해 팬들의 탄식을 자아냈던 김지훈이 국내에서 백의종군하는 맘으로 나서는 경기이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는 김동혁의 전적은 고작 3전 전승 1KO로 김지훈에게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을 듯 하지만 쉽게 볼 상대가 결코 아니다. 제주대 체육학과 출신의 김동혁은 복싱 입문 이전에 이미 무에타이 챔피언을 지낸 바 있는 싸움꾼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까다로운 왼손잡이에 빠른 스텝을 갖고 있어 공격일변도의 김지훈과의 전략 대결이 볼만할 것이다.

 IBO 챔피언에 등극하며 승승장구했던 김지훈

IBO 챔피언에 등극하며 승승장구했던 김지훈 ⓒ 이충섭


김동혁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지난 두 경기를 통해 김지훈의 약점이 충분히 드러난 만큼 해답은 벌써 나와 있다. 어쩌면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 멋진 경기 지켜봐 달라" 며 기대 이상의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과연 김지훈의 무쇠 체력을 김동혁이 얼마만큼 견뎌내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최근의 국내에서 열린 복싱 이벤트 중 최고의 매치업과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는 이번 경기는 KBS N SPORT 채널에서 27일 오전 11시 30분터 생중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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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선수협의회 제1회 명예기자 가나안농군학교 전임강사 <저서>면접잔혹사(2012), 아프니까 격투기다(2012),사이버공간에서만난아버지(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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