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야구장은 일상이지만…

'장애인․야구장' 을 포털사이트에 검색해본다. '장애인들 소원 풀었다…생애 첫 야구 관람', 이어지는 수식어들은 언제나 '초대, 사랑, 나눔, 감동…'. 일회성 이벤트와 관련된 기사가 대부분이다. 사회공헌 활동은 물론 좋은 일이지만, 장애인이 야구장을 찾는 일은 이벤트를 통해서만 가능한가? 그나마 제 31회 장애인의 날 이던 지난 4월 20일은  이 날은 그런 일회성 이벤트 소식조차 찾을 수 없었다.

 장애인?야구장을 검색해보니…

장애인?야구장을 검색해보니… ⓒ 신원철


올해로 서른 살이 된 한국프로야구의 관중 증가세가 대단하다. 지난 2008년, 13년 만에 5백만 관중의 벽을 넘은데 이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프로야구의 올 해 KBO의 목표 관중 수는 663만 명. 경기가 절반가량 치러진 6월 25일 현재 관중 수는 경기평균 13,219명 누적인원 3,476,648명으로 이 추세대로라면 6백만 관중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프로야구가 국민적인 인기를 끌게 된 원인은 다양한 곳에서 찾을 수 있지만, 한때 소주병과 중년남성들로 상징되던 야구장이 이제는 누구에게나 다가가기 쉬운 곳으로 여겨지기 시작한 것이 큰 역할을 했다. 이제 야구장은 친구, 연인, 가족끼리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곳이 됐지만 장애인들에게는 아직도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한다.

 6월 23일까지의 8개구장 관중현황, 이중 장애인관중은 얼마나될까

6월 23일까지의 8개구장 관중현황, 이중 장애인관중은 얼마나될까 ⓒ 신원철


프로야구 개막 원년인 82년 야구장 입장료는 서울을 기준으로 3,000원~5,000원이었다. 2003년 입장료 자율화가 시행 된 이래 2011년 각 구장의 입장료는 7000원~70000원까지 인상되었다. 요금 인상의 방법도 다양해져서 주중-주말경기 입장료에 차이를 두거나, 자유석이던 좌석들을 지정석으로 바꾸는 등 시설의 개선 없이 입장료가 인상된 경우도 많다. 개선이 있다고 해도 과연 인상된 요금만큼의 편익을 제공하는가에 대한 의문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일반 관중에 대한 편의시설도 마땅치 않은 상황에 장애인에 대한 배려는 더욱 찾기 힘들어졌다. 입장료 자율화가 시행된 이후 각 구단은 차츰 장애인/경로자에 대한 무료입장제도를 단계적으로 폐지해오고 있다. 지난해까지 외야무료입장을 시행했던 LG트윈스는 올해 입장권 50% 할인으로 혜택을 축소했다. 무료입장제도가 남아있는 구장은 이제 사직, 광주, 문학뿐이며 그마저도 장애등급에 따라 차등을 두고 있는 형편이다.

싸게 들어왔으니 불편은 감수해도 된다?

할인 혹은 무료입장제도는 모든 구장에서 시행중이지만 당사자들의 입장에서 실질적인 혜택인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목동의 경우 휠체어 이용자, 혹은 시각 장애인에 한해 입장료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고, 휠체어 동반석을 설치하는 등의 시설물 확충이 있었지만 실제로 야구장을 찾는 휠체어 이용자는 보기 드물다. 광주구장의 경우에도 장애등급 1급 혹은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에게 무료입장 혜택을 제공하지만 제대로 된 시설은 갖추지 못하고 있다. [광주 매일신문 http://www.kjdaily.com/read.php3?aid=1242745200148462069]

현실적으로 야구장을 자주 찾을 수 있는 낮은 등급의 장애인에 대한 혜택은 갈수록 줄어들고 이동이 어려운, 즉 야구장을 찾기 어려운 이들 위주의 혜택만 남겨둔 것은 겉치레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다. 할인의 경우도 문제가 있다. 일반석(자유석)에 한해 할인해준다곤 하지만 지정석제도가 활성화 된 만큼 자유로운 좌석선택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한 예매 시엔 할인이 되지 않고 현장에서만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점 또한 야구장을 찾기 어렵게 만든다.

수익과 배려의 접점을 찾아야

 LG트윈스 홈페이지 쌍둥이마당 liveindesert님의 글

LG트윈스 홈페이지 쌍둥이마당 liveindesert님의 글 ⓒ 신원철


구단이 기업의 수익을 내기 위한 수단일 수 있지만 구장이 지자체의 소유로 남아있는 한 '야구장'의 공공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물론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가 의무화 되면서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단순한 시설의 개선만으로는 장애인 야구팬이 야구장을 불러 모을 수 없다. 많은 구단이 적자운영에 어려움이 많겠지만, 수익을 넘어선 이런 작은 배려들이 기업이미지의 향상을 만든다는 점을 감안해야한다. 애초에 야구단을 운영하는 목적이 수익이라면 많은 구단이 구단을 포기했을지 모른다. 결국 기업이미지와 홍보효과를 위해서 운영하는 것이 아니던가. 

덧붙이는 글 블로그에 올렸던 글 수정후 올립니다.
장애인 야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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