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열린 '유나이티드 큐브 콘서트'에서 포미닛과 비스트, 지나가 패밀리 송 '플라이 소 하이'를 열창하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아이돌 그룹의 노래들을 포함, 많은 곡들이 청소년 유해매체로 분류되고 있는 실정이다. ⓒ 큐브엔터테인먼트

청소년 유해매체물이란 말 그대로 '어린이 및 청소년에게 해를 끼치는 매체물'을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위원회는 들쑥날쑥한 기준으로 이를 지정하기만 할 뿐, 청소년들의 접근을 차단하는 등의 사후 조치는 허술한 것으로 밝혀졌다.

 

유해매체물로 지정되는 노래들은 오후 10시 이전에 방송할 수 없으며 앨범 진열 또한 다른 것과는 격리되어야 한다. 음원사이트에서도 성인 인증을 거쳐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은 곡이 그 대상일 뿐만 아니라 여성가족부 차원에서도 이를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지 않아 청소년들의 접근을 차단하기에는 역부족이다.

 

9월 3일 오전, 강원도 비발디파크 오션월드에서는 비스트의 <비가 오는 날엔>이 울려 퍼졌다. 이 곡은 '취했나 봐'라는 가사가 청소년에게 음주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지난 7월 유해매체물로 지정됐다.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는 지난 8월 25일 서울 행정법원에 유해매체물 지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아직 판결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여전히 유해매체물인 상태다. 휴일을 맞은 청소년은 물론, 부모를 따라나선 어린아이들까지 있는 곳에서는 나올 수 없는 곡이다.

 

이에 대해 대명리조트 홍보팀 김경진 과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워낙 많은 곡을 틀다 보니 <비가 오는 날엔>이 이에 속한 것 같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 모니터링 지침을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체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과장은 "여성가족부의 유해매체물 지정이 여러모로 이슈가 되고 있는 만큼 신경을 쓰고 있었다"면서도 "현실적으로 현장에서 노래를 틀다 보면 이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청소년 유해매체물은 여성가족부 홈페이지에서 검색할 수 있지만 이곳을 찾아 목록을 뒤져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음원 사이트에서 직접 듣기를 할 경우, '19세 미만 청취불가'를 의미하는 빨간색 동그라미 '19' 표시가 나타나지만 다운로드를 받아 지속적으로 재생한다면 이를 일일이 가려내기는 쉽지 않다는 것. 김경진 과장은 "(유해매체물이) 한두 곡도 아닌데 알 방법이 많지 않아 직접 찾아보지 않는 이상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다른 곳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앞서 강인중 음반심의위원장이 여성가족부에 사퇴 의사를 전하며 청소년 유해매체물 심의는 새 국면을 맞았다.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청소년보호위원회가 풀어야 할 숙제지만, 이렇게 지정한 '진정한 유해매체물'을 어린이, 청소년과 격리시키는 것 또한 이들이 해야 할 일이다. 

2011.09.06 10:04 ⓒ 2011 OhmyNews
여성가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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