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방송되는 MBC 에브리원 시트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는 미디어가 만들어 낸 '스타 섀프'의 허상을 꼬집는 '두근두근 셰프'편을 방송한다.

18일 방송되는 MBC 에브리원 시트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는 미디어가 만들어 낸 '스타 섀프'의 허상을 꼬집는 '두근두근 셰프'편을 방송한다. ⓒ MBC every1


MBC 에브리원 시트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는 이 제목에서의 '구하라' 같은 것이다. 마치 인기그룹 카라의 구하라가 나올 것 같은 제목을 하고서 코빼기도 안 비치는 이 시트콤의 농후한 사기성처럼 뻔뻔한 세상일을 되게 진지하게 그린다.

인터넷 상에서 6분가량의 짧은 에피소드 '두근두근' 시리즈로 인기를 끌다가, 같은 제목으로 MBC 에브리원에 편성된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는 아예 연예계로 극의 배경을 설정했다. 연예 기획사 희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일어나는 연예계 및 미디어 판의 웃지 못 할 세태를 풍자한다.

이번 주는 미디어가 만들어낸 '스타 셰프'의 허상을 꼬집는 에피소드 '두근두근 브런치'를 방영할 예정이다. 극 중 스타 셰프로 등장하는 브레들리 홍은 두바이 최고급 호텔 셰프 제의를 거절하고 고국으로 돌아와 퓨전 레스토랑 글로벌 무궁화를 운영한다. 엄청난 완벽주의자이자 독설가로 명성을 쌓았지만 어딘가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다.

이에 희엔터테인먼트 소속의 도인 같은 연기자 영록이 그의 비밀을 하나하나 벗겨내고 자존심을 건 요리대결을 펼친다. 극 중 브레들리 홍 역은 대학로의 연기파 배우 정승길이, 그와 요리대결을 펼치는 영록은 혁권이 맡는다. (SBS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 근엄한 학자 정인지 역의 혁권과 동일인물이 맞다.)

지난 주 방송 '두근두근 서바이벌'이 풍자한 대상은 우후죽순 늘어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었다. 오디션 프로그램 참가자의 구구절절한 사연을 이용해 드라마를 만들고, 악의적인 편집으로 참가자를 논란거리로 포장해내는 신공은 극으로 재연하는 것만으로도 코미디가 됐다.

예를 들면, 집안에 이렇다 할 사연이 없었던 한 참가자가 마이너스 시력을 가진 언니를 끌어 들이고, 심사위원 역으로 카메오 출연한 변영주 감독은 자신을 "임순례 감독"이라고 잘못 부른 참가자에게 연기와 상관없이 개인감정으로 '불합격'을 준다. 그저 과장된 유머인 것 같지만, 이것이 조금만 보태면 코미디로 승화할 수 있는 실제 방송의 모습이다.

인터넷 상에서 즐길 수 있었던 인디시트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는 좀 더 다양한 분야의 허상을 세게 '깠다'.

 인디시트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자매품 에피소드 '두근두근 꿈의 과학'의 한 장면.

인디시트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자매품 에피소드 '두근두근 꿈의 과학'의 한 장면. ⓒ 인디시트콤닷컴


이를 테면, 굉장히 숭고한 정신으로 가득 차 보이는 목사가 야한 꿈을 자주 꾸는 한 청년을 선도한답시고 늘어놓는 경험담을 담은 '두근두근 꿈의 과학'이나 "좌파 정권 10년에 과천에 있던 집만 안 팔았어도"라고 늘 토로하는 안기부(지하매점) 30년 근무자인 아버지의 잔소리, '두근두근 어버이연합'처럼 우리 사회의 근엄한 대상들을 우습게 만들어 왔다.

방송으로 오면서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가 걷어찰 수 있는 분야는 한정되고, 수위도 얕아졌지만 재기발랄함은 여전하다. 미디어가 스스로 갖지 못한 자정능력을 특유의 '병맛'(비정상적이고 어이없는 대상을 뜻하는 인터넷 신조어)으로 발산하고 있는 이 시트콤은 오히려 방송에서 '물 만난 고기' 같다. 그래서 가끔은 실제 연예계 혹은 미디어판과 이를 꼬집는 윤성호 감독, 어느 쪽이 더 병맛인가 헷갈리곤 한다.

MBC 에브리원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두근두근 브런치' 편은 18일 밤 11시 30분에 방송된다. 풍자가 그렇듯, 꼬집히는 사람만 빼고 모두가 웃고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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