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열여럽, 열아홉>의 공식 포스터

영화 <열여럽, 열아홉>의 공식 포스터 ⓒ 영화사 도로시


간만에 마음 애틋하게 만드는 청춘 영화가 등장했습니다. 20일 오후 2시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영화 <열여덟, 열아홉>의 언론시사회가 있었어요. 최근 <하이킥3>로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백진희와 보기만 해도 미소가 나올 만큼 매력적인 신예 유연석이 함께 호흡을 맞춘 작품이죠.

아는 분은 알겠지만 이 두 배우, 모두 독립영화를 통해 차세대 스타로 주목받은 이력이 있다죠. 백진희씨는 영화 <반두비>에서 나이에 걸맞지 않는 묵직한 감정연기를 보여주었고, 유연석씨는 <혜화,동>에서 미성숙한 젊은 청년의 모습을 절제된 연기로 잘 살려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각각의 영화가 두 배우의 좋은 연기력을 발견하게끔 한 토대가 된 셈이죠. 

 영화 <열여덟, 열아홉>의 한 장면. 극 중 호야 역을 맡은 유연석의 모습

영화 <열여덟, 열아홉>의 한 장면. 극 중 호야 역을 맡은 유연석의 모습 ⓒ 영화사 도로시


이래서 애틋할 수밖에 없었다...두 신성의 찰떡같았던 호흡

3년 만이었습니다. 영화 <열여덟, 열아홉>가 제작되어 개봉하기까지 걸린 시간 말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시사회 자리에 참석한 유연석과 백진희씨 모두 영화에 대한 애정을 강하게 드러냈습니다.

"3년 전 고생하면서 찍었던 기억이 났다"던 백진희씨는 "다시 보니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아 부끄럽다"고 말했어요. 유연석씨 역시 "애정을 많이 갖고 찍은 작품"이라면서 "영화를 보니 숨겨뒀던 보물 상자를 다시 찾은 기분"이라는 은유적 표현까지 썼네요.

3년의 기다림 이후 작품이란 점도 중요하겠지만 이 영화 두 배우에게 나름의 의미가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배우 유연석씨에겐 <혜화,동>이전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장편영화가 바로 이 <열여덟, 열아홉>이었다죠. <반두비>로 감정발산 연기를 보였던 백진희씨는 이 작품으로 절제하는 연기에 도전했다고 합니다. 두 배우 모두에게 전환점이 될 만한 작품인 셈이죠.

실제 이 두 배우가 18, 19살 땐 어땠을까요? 올해로 29세인 유연석씨는 19살 당시부터 일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고향이 진주인 유연석씬 줄곧 배우의 꿈을 키웠던 케이스에요. "18세 때 서울에 전학 와서 연기학원도 다니면서 연기자 꿈 키웠다"라던 유연석씨. 19세 그 즈음에 <올드보이>에서 유지태씨의 아역을 훌륭히 소화했었죠.

백진희씨는 18세 땐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고 합니다. 물론 중3때 길거리 캐스팅으로 모델 활동을 겸했다지만 당시엔 "그저 문제집을 껴안고 독서실을 오가는 꿈 많던 학생"이었다고 하네요. 이제 막 꿈을 키워가던 때를 회상하게끔 하는 이 영화가 두 배우에겐 그만큼 소중하겠죠?

 영화 <열여덟, 열아홉>의 한 장면

영화 <열여덟, 열아홉>의 한 장면 ⓒ 영화사 도로시


다소 거칠지만 그래서 더 풋풋했던 <열여덟, 열아홉>

다시 밝히지만 영화 <열여덟, 열아홉>은 본격 청춘영화입니다. 이란성 쌍둥이인 호야(유연석 분)와 서야(백진희 분)이 서로에 대한 감정의 변화를 느끼면서 생기는 갈등에 초점을 맞췄죠. 한창 사춘기를 겪는 청소년들이 흔히 겪는 감정의 혼란을 쌍둥이라는 영화적 설정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시스콤(시스터 콤플렉스)과 브라콤(브라더 콤플렉스). 그러니까 이 영화 남매가 서로에 대해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는 설정을 중심으로 흘러갑니다.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배광수 감독의 말을 빌리면 '감정과잉'이라고 할 수 있죠. 시간이 흘러가면 해소될 수 있다지만 그 시기를 거쳐 가는 당사자들은 얼마나 괴로웠을까요?

남매의 사랑과 함께 영화는 권투라는 요소를 넣어 한층 더 감정의 절제와 폭발을 강하게 대비시킵니다. 다소 거칠긴 하지만 등장인물들이 각자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분출시킬 수 있게 만드는 장치인 셈이죠.

영화 상영 후 감독 이하 배우들의 말을 듣고 나니 흔히들 말하는 그 말이 생각납니다. '그 때니까 할 수 있는 거야'. 시간이 지나면 풋풋하고 당돌했던 당시 모습에 얼굴이 화끈거릴 수 있겠지만  분명 그 때는 누구나 그 시기를 거쳤고 그땐 세상이 무너질 정도의 고통이었을 겁니다. 여기에서 바로 <열여덟, 열아홉>의 존재 가치를 찾을 수 있겠습니다.

 25일 저녁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학교에서 열린 제32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에서 배우 백진희가 입장하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5일 저녁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학교에서 열린 제32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에서 배우 백진희가 입장하며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이정민


백진희 유연석 이영진 하이킥3 열여덟 열아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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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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