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은 2009년 귀화혼혈 드래프트를 도입했다. KCC, 삼성, LG, KT&G(현재 KGC), KTF(현재 KT)가 지명권을 행사했다. 이듬해 전자랜드가 문태종을 지명하면서 현재 KBL에는 전태풍(KCC) 이승준(삼성) 문태영(LG) 문태종(전자랜드) 등 총 4명의 귀화혼혈 선수가 뛰고 있다. 그리고 올 시즌을 끝으로 전태풍 이승준 문태영은 소속팀을 떠난다. '3시즌 후 FA'라는 규정을 적용 받는다.

규정을 떠나 이들이 처음 어머니의 나라에 왔을 때 받은 느낌은 고스란히 추억이 된다. 이들에게는 농구뿐만 아니라 생활 모든 것이 첫 구단에 맞춰졌다. 사람이 태어나 처음 무엇을 보고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말을 배웠느냐가 중요하다는 한 연구가 있다. 이들도 자신들의 첫 한국 구단에서 한국을 배웠다. 그런 의미에서 구단은 곧 한국의 생활양식으로 박혔을 것이다. 하지만 벌써 3시즌이 흘렀다. 

제도상의 문제가 있느냐 없느냐로 말이 많다. 사실 차별 아닌 차별이라는 주장이 있다. 반면, 들어올 때부터 '귀환혼혈'이라는 특혜를 받고 들어와 국내 선수들이 오히려 차별 받았다는 의견도 있다. 

제도의 이면이 어쨌든 이미 입국 당시 '3시즌' 약속을 했다. 뛰는 기간 내에 이런 문제가 나왔으면 제도 수정이 가능할 수 있었을지 모르나 지금은 턱밑까지 계약 마감일이 다가왔다. 아무리 KBL 규정과 제도가 LTE 속도만큼 빠르게 변해도 이제와 귀화혼혈선수 3년 규정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

전태풍 이승준 문태영 모두 시즌을 치를수록 좋은 모습을 보였다. "선수 생활 전성기를 해외에서 보내다 한국에 돈 벌러 왔다"는 일부 색안경을 낀 사람들의 의견이 많이 누그러졌다. 이제는 그 누구도 이들을 외국인으로 보지 않는다.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선수, 더 나아가 우리와 같은 한국인이다. 

전태풍 관련 기사는 음성지원이 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KBL 최고의 달변가다. 이승준은 잠실 최고 흥행 보증수표가 됐고 왼쪽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인유어페이스 덩크를 선보였다.

 전태풍

전태풍 ⓒ KBL


귀화 혼혈 선수들이 KBL에 끼친 영향은 긍정적이다. 도입 당시 이들을 보유한 팀이 절대적으로 우세할지도 모른다는 기우도 있었다. 외국인 선수 한 명이 더 뛰는 효과가 있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3년 후 FA' 발상도 여기서 나온 규정이다. 

하지만 전태풍만이 챔피언 결정전 우승을 맛봤다. 이승준과 문태영은 아쉽게도 최고에 오르지 못했다. KBL이 한 두 선수들 기량에 좌지우지 되지 않는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볼 수 있다. 혹은 이들이 전혀 다른 한국 농구 스타일에 적응하기 쉽지 않았다고도 볼 수 있다.

전태풍 이승준 문태영 모두 해마다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올 시즌 정규리그는 끝났고 챔피언결정전이 종료되면 본격적인 이적이 이뤄질 전망이다. 전태풍은 플레이오프에서 한 번 더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있다. 이승준은 국가대표에서 보여줬던 수비력만 되찾는다면 리그 최고 수준의 빅맨이다. 문태영은 무결점의 스코어러다. 

동부 모비스 SK 오리온스는 적극적으로 영입 전쟁에 나설 것이다. 전태풍 이승준 문태영은 이제 완벽히 적응했다. 검증이 끝나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다. "차별 아닌가요?"라는 전태풍의 발언과 "규정 안 바뀌나요?"라는 이승준, 결국 홈 팬들의 성원에 눈물을 흘린 문태영 모두 이제는 유니폼을 갈아입고 두번째 팀을 찾는다. 

문제는 전혀 다른 유형의 세 선수를 어떤 팀이 영입해 어떻게 활용하는가 하는 문제다. 이들을 데려가는 구단은 이미 검증이 마친 선수를 데려가는 것이다. 팬들의 기대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전태풍을 데려간 팀의 팬들은 KCC 이상의 성적을 기대할 것이고, 이승준의 소속팀 팬들은 더욱 화끈한 덩크슛을 보고 싶어 할 것이다. 문태영 소속팀 팬들은 리그 최고의 '창'을 갖고 우승에 도전하길 바랄 것이다. 각 구단들의 계산은 시작됐다. 

덧붙이는 글 http://blog.naver.com/komsy

전태풍 3시즌 기록

2011-2012시즌 50경기 15득점 5어시스트 1.3스틸 50.1야투성공률 41.2 3점성공률
2010-2011시즌 38경기 12.2득점 4.9어시스트 1.5스틸 44.9야투성공률 40.8 3점성공률
2009-2010시즌 50경기 14.4득점 4.7어시스트 1.5스틸 47.5야투성공률 39.5 3점성공률

이승준 3시즌 기록

2011-2012 54경기 16.6득점 3.1어시스트 9.8리바운드 1.2블록 51.9야투성공률
2010-2011 37경기 16.3득점 2.1어시스트 7.5리바운드 0.8블록 49.9야투성공률
2009-2010 48경기 15.2득점 1.9어시스트 7.1리바운드 0.7블록 58.4야투성공률

문태영 3시즌 기록

2011-2012 53경기 18.0득점 6.3리바운드 3.1어시스트 1.8스틸 52야투성공률
2010-2011 53경기 22.0득점 8.3리바운드 2.8어시스트 1.1스틸 56.1야투성공률
2009-2010 54경기 21.9득점 8.5리바운드 3.2어시스트 1.8스틸 55.4야투성공률
KBL 전태풍 문태영 이승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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