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국가대표 사령탑 선임을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한농구협회는 지난 18일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에 나설 여자 국가대표팀 신임 사령탑으로 이호근 삼성생명 감독을 선임했다. 모두의 예상과 달리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은 선택받지 못했다. 

국가대표팀의 경우 우승팀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것이 관례였다. 남자대표팀도 마찬가지로 올 시즌 안양 KGC인삼공사를 사상 첫 챔피언 결정전 우승으로 이끈 이상범 감독이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2009년부터 여자대표팀을 이끌어왔고 신한은행을 6년 연속 통합 챔피언에 올려놓은 임달식 감독의 선임은 누가봐도 확정적이었다. 물론 우승팀 감독을 선임한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관례일뿐 규정에 명시된 것은 아니다. 이호근 감독이 국가대표팀을 맡지 못할 결격 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임달식 감독이 탈락한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면 논란이 될 수 밖에 없다.

임달식 감독은 여자프로농구 6년 연속 통합 우승을 거둔 최고의 명장이다. 지난 2년간 국가대표팀과 함께한 성과도 나쁘지 않다. 2009년, 2011년 아시아선수권대회 준우승을 차지했고 2010년 세계선수권 8강 진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은메달 등을 따내는 쾌거를 이뤄냈다.

만약 임달식 감독의 경력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이 이유라면 올 시즌 삼성생명을 이끌고 4위에 그친 이호근 감독의 선임은 더욱 설득력을 잃게 된다. 그러나 농구협회는 궁색한 변명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농구협회가 관례를 깨고 분위기 쇄신을 위해 파격적인 시도를 한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러나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충분한 설명이 추가되지 않는다면 '밀실 행정'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갑작스럽게 '팽'을 당한 임달식 감독은 물론이고 이호근 감독까지 가시방석에 앉히는 격이다.

최근 여자농구는 신세계 구단의 '기습 해체'로 침통한 분위기다. 게다가 이러한 상황에서 중심을 잡아야할 농구협회가 이해하기 힘든 잣대를 들이밀며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을 하고,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이유를 내놓지 못한다면 여자농구는 더욱 깊은 위기에 빠질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