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JK필름이 공식입장을 내놓았다. 그간 영화 <미스터K>를 둘러싸고 이명세 감독의 자진하차 또는 퇴출 공방이 있던 터였다.

4일 오전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길영민 JK필름 대표는 "존경받는 이명세 감독님을 모셔서 작업하다 이렇게 된 데에 죄송함과 책임을 느낀다"면서 "조용히 수습하려고 했는데 기사가 산발적으로 나가면서 본질이 다르게 흘러가는 거 같아서 자리를 마련했다"고 그간 소회부터 밝혔다.

길영민 대표는 <미스터 K>를 둘러싼 일련의 상황을 두고 서로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길 대표는 2010년 영화 시나리오의 초고가 완성된 후 평소 존경하던 이명세 감독을 모셨는데, 정작 2012년 촬영이 들어갔을 때야 영화에 대한 생각이 달랐다는 점을 짚었다.  

 4일 감독 교체를 공식화한 영화 <미스터K>

4일 감독 교체를 공식화한 영화 <미스터K> ⓒ JK필름


쟁점① 일방적인 퇴출인가?..."정작 필요한 대화가 없었다"

영화 <미스터 K>의 촬영은 현재까지 10회 분량까지 진행된 걸로 알려졌다. 2012년 3월, 태국에서 6회 분량의 촬영을 마쳤고, 국내로 돌아와 4회 분량의 촬영을 진행했다. 해당 분량까지 이명세 감독이 현장 편집본을 만들어 제작사 측에 보냈고 이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일이 벌어졌다.

길영민 대표는 "생각했던 것과 다른 영화가 나와, 감독님과 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4월 5일 11회 차 촬영 직전 이명세 감독과 전화를 시도했으나 촬영 중이기에 담당 피디와 통화해 대화 의사를 전달했다는 게 길 대표의 설명이었다. 이후 일정부터 대규모 예산이 들어가는 지방 촬영이었기 때문이었다.

길영민 대표는 "윤제균 감독이 모니터링을 보고 관계자들이 비판한 내용을 보냈고, 처음 제작 의도랑 어긋난 것 같다. 귀와 마음을 열어 주십사 등의 내용으로 메일을 보냈다"면서 "감독님이 촬영 중이시니 촬영장에 쫓아가서 말하기보단 메일이 나은 걸로 판단했는데 거기에 화가 나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길영민 대표는 "일방적인 촬영 중지가 아닌 지방촬영을 가기 전에 얘기를 하자는 차원이었는데 오해가 생겼고 그게 지금 상황까지 오게 됐다"고 정리했다. 또한 길 대표는 "(이명세) 감독님은 태국 촬영이 소수만 데려갔다고 하셨는데 7,80명의 스태프와 주연배우들까지 다 가서 촬영했다"며 이명세 감독이 제기한 문제점에 대한 해명을 덧붙였다. 

 영화 <M> 촬영 당시 이명세 감독

영화 촬영 당시 이명세 감독 ⓒ 청어람


쟁점② 저작권·위자료 논란, "시나리오 원작자 있는데 감독 소유는 말도 안 돼"

이후 JK필름과 이명세 감독 사이는 급속도로 냉각됐다. 길영민 대표에 따르면 이명세 감독은 촬영 현장에 변호사를 대동해 대신 할 말을 하라는 식이었다고 한다. 이후 중재자를 동원해 이명세 감독과 합의를 보려고 했지만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단다.

지난 4월 16일엔 이명세 감독이 "액션 부문은 내가, 코미디 부분은 윤제균 감독(JK 필름)이 찍자"며 공동제작 제안을 하기도 했다. "영화적 시각이 다른 두 감독이 함께 찍는 건 납득하기 어려웠다"는 게 길영민 대표의 설명이었다. 

길영민 대표는 "CJ 측에서 33억이 이미 들어간 상황인데, 회사 이미지를 생각해 영화를 엎자는 얘기도 있었던 상황이라 이명세 감독에게 '한 번만 살려주십시오'라고 했다. 이 말은 하차에 대한 완곡한 표현이었다"고 말했다. 길 대표는 "이명세 감독님은 '다른 사람이 감독하는 걸 볼 수 없다'며 '그럼 엎어!'라고 하셨다"고 덧붙였다.

이명세 감독 역시 영화에 대한 의지가 있었던 걸로 보이지만 지난 4월 21일 당시 조감독을 통해 "명분과 실리는 정태원 대표와 이야기하라"며 사실상 하차를 결정한 걸로 알려졌다.

이후 이명세 감독은 <미스터 K>를 자신의 작품으로 저작권 등록을 해놓았다는 게 JK측 설명이었다. 실제로 4월 24일 해당 작품이 이명세 감독 쪽으로 저작권 등록이 되었다. 또한 이명세 감독이 언급한 명분과 실리는 영화를 하차하면서 감독이 받아야 하는 위자료 및 잔금의 처리를 뜻하는 말이었다.

길영민 대표는 "생각보다 많은 금액을 요구하셔서 조율했다. 1억 5000만원에서 2억원은 생각하고 있었고 촬영을 미루는 만큼 손실이 나기에 최대한 빨리 촬영을 재개해야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길 대표는 "하지만 24일에 이명세 감독님 이름으로 저작권이 등록된 게 확인됐다. 우리 역시 법적인 조치를 취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감독님이 SNS와 아고라 청원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JK필름과 이명세 감독은 위자료와 저작권 문제 등에 대해 합의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영화 <미스터K>는 최근 <최종협상종결자>라는 제목으로 촬영 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이 제목은 2010년 시나리오 초고 버전 당시의 제목인 걸로 알려졌다.

영화 촬영은 일부 스태프들을 재정비 한 이후 5월 중순에 재개할 예정이다. 설경구·문소리 등의 출연배우들은 그대로 참여할 예정이다.

미스터K 이명세 윤재균 설경구 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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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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