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에서 최초로 개관한 독립예술영화 전문 상영관 '독립예술극장 신영'

강원도에서 최초로 개관한 독립예술영화 전문 상영관 '독립예술극장 신영' ⓒ 독립영화예술극장 신영


 18일 개관한 강원도 최초 독립예술영화 전용관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18일 개관한 강원도 최초 독립예술영화 전용관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 성하훈


16년 시네마테크 운동이 강원도 최초 독립예술극장으로 결실을 맺었다. 강원도의 힘이었다. 이제는 굳이 서울이나 부산 등 대도시에 가지 않더라도 지역에서 독립예술영화를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시네마테크 회원들의 표정은 들뜬 모습이었다. 역사가 깃든 영화관은 깔끔한 모습으로 변신해 관객들을 맞이했다.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이 18일 저녁 개관식을 갖고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중소도시에서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이 생긴 것 자체가 특별하지만 오랜 시간 지역에서 활동해 오던 시네마테크 동호회가 자체적으로 극장까지 개관했다는 점에서 여타 극장들의 개관보다 의미가 컸다.

18일 개관식에는 지역 독립영화 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서울의 독립영화관 관계자들까지 먼 길을 달려와 극장의 개관을 축하했다. 첫 작품으로 상영된 <말하는 건축가>의 정재은 감독도 직접 극장을 찾아와 개관을 축하하고 관객들과 대화를 나눴다.

지방도시에서 독립예술극장 만든 시네마테크의 힘

 18일 강릉독립예술영화극장 신영 개관식에 참석한 강릉시네마테크 회원들과 독립영화 관계자들

18일 강릉독립예술영화극장 신영 개관식에 참석한 강릉시네마테크 회원들과 독립영화 관계자들 ⓒ 성하훈


작은 지방도시의 독립예술전용극장 개관이 주목되는 것은 시네마테크 회원들의 힘으로 극장이 문을 열었기 때문이다. 상업자본이 아닌 민간의 노력이 극장 개관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시네마테크는 흘러간 영화나 희귀한 영화 관련 자료를 영화 애호가들이 함께 감상하고 활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있는 문화 조직이다. 독립예술영화도 함께 관람하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주로 대도시 쪽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중소도시에서는 활동이 미미한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대도시에서도 엄두를 못 낼 극장 개관을 이뤘다는 점에서 강릉의 사례가 여타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독립영화 진영은 기대하고 있다. 개관식에 참석한 원승환 전 독립영화배급센터장은 독립예술영화관 확대에 강릉이 좋은 모범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도시의 전유물과 같았던 독립예술영화극장이 강릉에 자리를 잡게 된 것은 활발한 시네마테크 활동 덕분이었다. 180명 정도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강릉시네마테크는 지역 미디어센터를 기점으로 접하기 힘든 독립영화를 관람하고 감독들을 초청해 대화를 갖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펴왔다. 오랜 시간 안정적 활동이 이어지면서 극장을 하나 마련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지역의 대표적 극장이었다가 폐관된 신영극장을 만나면서 논의는 빠르게 진척됐다.

지역에서 독립예술극장을 만든다는 소식에 영화인들도 아낌없이 지원을 했다. 배우 권해효 씨와 김조광수, 변영주 감독. 엣나인필름 주희 이사 등이  공간마련에 힘을 보탰고,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좌석기부를 통해 독립예술관 마련에 동참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 사업에 선정돼 5천만원을 받은 것은 쌈지돈이 됐다. 대도시의 30~40%에 불과한 임대료도 극장을 만드는데 도움이 됐다.

문화 소외 극복 노력에 지자체 관심도 요구돼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개관 첫 작품으로 상영된 <말하는 건축가> 정재은 감독이 영화가 끝난 후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개관 첫 작품으로 상영된 <말하는 건축가> 정재은 감독이 영화가 끝난 후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성하훈


 기부자의 이름이 붙어 있는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좌석

기부자의 이름이 붙어 있는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 좌석 ⓒ 성하훈


시네마테크 운동이 대자본만 가능하리라 여겼던 극장 운영에까지 진출하게 만든 것이다. 강릉시네마테크 박광수 사무국장은 "지역에서 오랜 시간 활동했지만 이런 날이 올 줄 몰랐다"며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하고, "좋은 영화를 강릉시민들께 소개해 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영진위도 지역독립예술전용관 확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지방 도시의 독립예술극장 확대에 좋은 자극제가 될 전망이다. 영진위의 한 관계자는 "지방도시에 독립영화관을 확대를 생각하고 있는 중이며, 독립예술영화를 전문적으로 상영하는 곳에 대해서는 지원을 늘려나갈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지방자치단체가 애써야 할 일을 민간의 힘으로 이뤄냈다는 점에서 자치단체의 지원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릉시네마테크의 또다른 관계자는 "시네마테크 회원들의 힘으로 이뤄내 영진위 외 다른 지원은 받지 않았으나, 문화적 소외를  지역 주민들의 노력을 통해 극복하고 있는 것이기에 지자체의 관심의 있다면 더 탄력을 받을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강릉독립예술극장 신영은 자원봉사자들 중심으로 운영되며, 정동진독립영화제를 비롯한 지역에서 펼치고 있는 독립영화 활동의 기반 역할을 할 예정이다. 개관 기념으로 <레드마리아> <아르마딜로> 등 최근 개봉된 주요 독립영화들을 상영한다.

한편, 서울의 민간독립영화전용관인 인디스페이스도 오는 29일 개관해 강릉과 함께 민간 전용관 시대를 활짝 연다.

독립예술극장 신영 강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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