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서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가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해고된 정영하 노조위원장, 최승호 전 PD수첩 PD, 전임 노조위원장이였던 박성제 MBC 기자(사진 왼쪽부터)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서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가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해고된 정영하 노조위원장, 최승호 전 PD수첩 PD, 전임 노조위원장이였던 박성제 MBC 기자(사진 왼쪽부터)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 참석한 시민들이 '쫌, 보자 무한도전', '김재철은 퇴진하라'라는 손피켓을 들어보이며 공정방송 MBC의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 참석한 시민들이 '쫌, 보자 무한도전', '김재철은 퇴진하라'라는 손피켓을 들어보이며 공정방송 MBC의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전 정말 억울합니다."

5개월 넘게 지속된 MBC 파업 중에서 해고된 최승호 PD는 큰 눈을 더욱 크게 뜨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에 질세라 현재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이하 MBC노조)의 수장인 정영하 위원장, 최승호 PD와 함께 해고된 박성제 기자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나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고 주장하는 전·현직 MBC 노조위원장 세 사람의 모습에선 다분히 웃음을 위한 '의도'가 느껴졌지만, 시민들은 천연덕스러운 이들의 연기에 박장대소했다.

단 한 사람만을 위한 콘서트,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가 30일 오후 7시 30분부터 서울 시청광장에서 열렸다. 공연 시간에 맞춰 잦아들었던 비가 다시 조금씩 내렸지만, 약 1만여 명의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광장을 메웠다.

이날 콘서트에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박원순 서울시장·신경민 민주통합당 의원·민간인 불법사찰 피해자인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 등도 참여해 자리를 지켰다.

자리 빛낸 초대가수들...들국화 "MBC 굉장히 사랑한다"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서 그룹 '들국화'의 보컬 전인권과 베이스 최성원이 '그것만이 내 세상' 노래를 부르며 멋진 공연을 펼치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서 그룹 '들국화'의 보컬 전인권과 베이스 최성원이 '그것만이 내 세상' 노래를 부르며 멋진 공연을 펼치고 있다. ⓒ 유성호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서 가수 박완규가 열창하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서 가수 박완규가 '부치지 않은 편지'노래를 열창하고 있다. ⓒ 유성호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서 가수 이은미가 '애인 있어요' 노래를 열창하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서 가수 이은미가 '애인 있어요' 노래를 열창하고 있다., ⓒ 유성호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서 그룹 'DJ DOC' 김창렬, 정재용, 이하늘이 'DJ DOC와 춤을' 노래를 부르며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서 그룹 'DJ DOC' 김창렬, 정재용, 이하늘이 'DJ DOC와 춤을' 노래를 부르며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유성호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서 록 밴드 '뜨거운 감자'의 김C가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서 록 밴드 '뜨거운 감자'의 김C가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유성호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서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징계당한 MBC 조합원들이 무대에 나와 동료들과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사노라면' 노래를 합창하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서 김재철 사장 취임 이후 징계당한 MBC 조합원들이 무대에 나와 동료들과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사노라면' 노래를 합창하고 있다. ⓒ 유성호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서 최일구 아나운서가 김수진 앵커와 함께 무대에 올라와 2년전 주말뉴스 시절 서울대원에서 도망쳤던 말레이곰에 관한 멘트를 회상하며 "김재철 사장 살인해고 말레이"를 외치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서 최일구 아나운서가 김수진 앵커와 함께 무대에 올라와 2년전 주말뉴스 시절 서울대원에서 도망쳤던 말레이곰에 관한 멘트를 회상하며 "김재철 사장 살인해고 말레이"를 외치고 있다. ⓒ 유성호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서 오상진, 문지애 아나운서가 사회를 보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서 오상진, 문지애 아나운서가 사회를 보고 있다. ⓒ 유성호


약 2시간 반 동안 진행된 이날 콘서트에선 '한국 록의 전설' 들국화를 비롯해 이은미·박완규·DJ DOC·뜨거운 감자가 공연을 펼쳤다. 이들은 저마다 MBC 파업을 향한 지지의 뜻과 현실을 겨냥한 소신 있는 발언을 쏟아내 박수를 받았다. '앙코르'를 외치는 시민들의 모습에 가던 길을 돌아와 한 곡을 더 선사하기도 했다.

먼저 무대에 오른 박완규는 "감춰진 것을 알기 위해, 모자라는 걸 채워 넣기 위해 뉴스를 보는데 요즘은 MBC 뉴스를 보지 않는다, 내가 뭘 얻겠나"라고 일갈했다. 이어 파업 중인 MBC 구성원들을 향해 "공포스러울 수도 있고 정말 외로워져서 눈물을 흘릴 수도 있지만 국민이 원하는 진실의 바다에 뛰어들 건가"라고 물은 그는 안치환의 '소금인형'을 열창했다.

이미 두 차례 파업 콘서트에 참석한 이은미 역시 "용기 있게 파업에 동참하고 있는 조합원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이 노래를 드리겠다"며 '너는 아름답다' 등의 무대를 선사했다. 전원 기립을 이끌어낸 DJ DOC는 "우리도 여러분들의 파업을 지지한다, 얼마 남지 않았으니 힘내라"며 앙코르로 'DOC와 춤을'까지 선보이며 내달렸다.

이들의 흥겨운 무대에 이어 뜨거운 감자는 "'정의는 승리한다'는 말이 도덕책에 나오는 허황된 문구가 아니길 바란다"며 "열심히 잘 버텨 주어 고맙다, 월급을 받지 못하는 것이 가장 걱정이다"라는 말로 지지의 뜻을 나타냈다.

마지막으로 들국화는 '행진' '그것만이 내 세상' 등을 연주하며 전설의 귀환을 알렸다. 앞서 라디오 생방송에 출연해 파업 콘서트 출연 소식을 전하기도 했던 이들은 "비가 올까봐 새벽 6시부터 걱정했다"며 "우리는 방송에 절대 출연하지 않지만 MBC는 굉장히 사랑한다"는 짧은 말로 공연의 의미를 더했다. 이들은 보라색 우의를 맞춰 입고 무대에 선 조합원들과 함께 '사노라면'을 열창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3당 정치인, MBC 파업 심각성엔 공감했으나 해법은 '각양각색'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해 "여러분들의 생각, 주장, 행동 모두 지지합니다. 여러분들이 바른 길, 정의의 길, 진실의 편에 서있기 때문입니다. 저 정말로 무한도전 보고싶어요"라며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해 "여러분들의 생각, 주장, 행동 모두 지지합니다. 여러분들이 바른 길, 정의의 길, 진실의 편에 서있기 때문입니다. 저 정말로 무한도전 보고싶어요"라며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 유성호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서 최일구 아나운서와 김수진 앵커가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 노회찬 통합진보당 의원(사진 왼쪽부터)과 함께 MBC 파업 해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서 최일구 아나운서와 김수진 앵커가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 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 노회찬 통합진보당 의원(사진 왼쪽부터)과 함께 MBC 파업 해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 노회찬 통합진보당 의원,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참석해 공정방송 MBC의 정상화를 요구하며 그룹 'DJ DOC'의 공연을 즐기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 노회찬 통합진보당 의원,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참석해 공정방송 MBC의 정상화를 요구하며 그룹 'DJ DOC'의 공연을 즐기고 있다. ⓒ 유성호


이날 콘서트는 김재철 사장을 위한 '헌정'의 의미가 담겨있는 만큼, 그를 겨냥한 발언도 쏟아졌다. "한시라도 빨리, 스스로 걸어 나가 주신다면 정말 사랑의 키스를 (하겠다)"는 말로 좌중을 웃긴 최승호 PD부터, "언젠간 누군가를 위한 헌정콘서트를 연출할 줄은 알았지만 그게 김재철 사장일 줄은 몰랐다"는 탁현민 교수, "내가 김재철 사장이라면 쪽팔려서 물러났을 것"이라는 소설가 박범신까지 다양했다. 무용가 J씨에 대한 특혜 의혹을 의미한 듯 콘서트 중간에는 모두가 'J에게'를 합창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파업을 지지한다는 뜻을 천명한 이들도 있었다. 박원순 시장은 "여러분들을 보니 반갑지만 서울광장에서보다 MBC TV 화면에서 여러분들을 보고 싶다"며 "여러분들이 바른 길에, 진실의 편에 서 있기 때문에 여러분들의 생각, 주장, 행동 모두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정말로 <무한도전>을 진짜 보고 싶다"고 강조해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현장에 참석한 이들 외에도 소설가 조정래·박범신,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 조국 서울대 교수, 안경환 전 국가위원회 위원장, 영화감독 이해영·변영주, 배우 차인표·정찬 등이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응원의 말을 건넸다. 고은 시인은 김재철 사장을 향해 "결단을 내려라! 총의를 거스르면 안 된다"는 메시지를 보내오기도 했다.

또한 이날 콘서트에서는 정치권 인사들이 참여해 MBC 파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순서도 마련됐다. 최일구·김수진 앵커의 사회로 진행된 이 코너에는 각 당을 대표해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박영선 민주통합당 의원·노회찬 통합진보당 의원이 자리를 차지했다.

먼저 세 의원 모두 현재 MBC 파업의 심각성에 대해선 동의의 뜻을 나타냈다. 남경필 의원은 "MBC가 사장님의 것도, 노조의 것도 아닌 국민의 것인데 지금 정상적이지 않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돌려드리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고, MBC 출신인 박영선 의원은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에도 탄압이 있었지만 지금 같진 않았다"고 통탄했다. 노회찬 의원 역시 "정치적인 사장이 왔으니 물러가라고 (MBC 노조가) 파업을 하니, 국민들이 지지하는 것이 아니냐"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나 '해법'을 두고는 확연한 온도차가 있었다. 남 의원은 "정권이 바뀌어도 정치적 영향력으로 인해 방송이 왜곡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이번에 (사장 선임 과정의) 근본적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남 의원의 의견에 "약하지 않나 싶다"며 "사장 선임 구조를 바꿔야 하는데, 이를 직원들이 직접 사장을 선출하는 직선제로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의원은 더 나아가 "일단 (언론사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야 한다"며 "또한 경영으로부터 편집권을 독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사장을 두고 "2014년까지 임기를 채우겠다고 하는데, 물러나더라도 지하 1층에 따로 방을 만들어 그곳에 있게 해야 한다"며 "쫓겨나가기 전에 걸어 나오는 것이 마지막 도리"라고 말해 환호를 받았다.

"콘서트를 보고, 진심으로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 지 고민하게 됐다"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 참석한 시민들이 '쫌, 보자 무한도전', '김재철은 퇴진하라'라는 손피켓을 들어보이며 공정방송 MBC의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 참석한 시민들이 '쫌, 보자 무한도전', '김재철은 퇴진하라'라는 손피켓을 들어보이며 공정방송 MBC의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호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서 시민들이 공연을 지켜본 뒤 김재철 사장 퇴진 촉구하며 서명지에 서명하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서 시민들이 공연을 지켜본 뒤 김재철 사장 퇴진 촉구하며 서명지에 서명하고 있다. ⓒ 유성호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서 시민들이 공연을 지켜본 뒤 성의껏 공연비를 모금함에 넣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MBC 노동조합 주최로 열린 '김재철 헌정콘서트-전 그런 사람 아닙니다'에서 시민들이 공연을 지켜본 뒤 성의껏 공연비를 모금함에 넣고 있다. ⓒ 유성호


공연을 끝까지 지켜본 시민들은 광장 뒤편에 마련된 부스에서 '김재철 구속수사 촉구 서명운동'에 동참하거나 성금을 내는 등 분주하게 움직였다. MBC 조합원들 역시 짬을 내 시민들과 함께 사진촬영을 하는 등 이날을 기념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이들은 하나같이 MBC 파업에 깊이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먼저 김경옥(45)씨는 인천 연수구 연수동에서 기말고사를 앞둔 딸과 아들을 데리고 콘서트에 참여했다. 평소에 가족 모두 <무한도전>의 열혈 시청자라는 그는 "평소에도 MBC 파업에 관심이 많아 (소식을 듣고) 오게 됐다"며 "원래 TV는 MBC만 봤는데, 요즘은 아예 TV를 꺼놓고 있다"며 하루 빨리 MBC가 정상화되길 기원했다.

경기도 부천시에서 온 김경성(41)·박혜란(37)씨도 어린 딸과 아들을 데리고 서울시청 광장을 찾았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 왜곡되고 감춰져서 안타깝다"는 이들은 "MBC가 정상화되어야 국민이 알고자 하는 것을 제대로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MBC가 최후의 보루라 생각한다"는 말로 파업 중인 조합원들에게 응원의 뜻을 보냈다.

마지막으로 고등학교 친구 사이라는 박미래·서일영(20) 씨도 "파업 콘서트에 대한 기사를 보고 찾아왔다"며 "특히 해고된 이들의 가족을 담은 영상을 보고 '가족들도 고생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어 "(MBC 노조 조합원들에게) 진심으로 어떻게 도움이 될 지를 고민하게 됐다"는 이들은 "빨리 (파업이) 잘 해결돼 좋은 프로그램들을 보게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콘서트를 개최한 MBC 노조 측도 이날 참여해준 시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다.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은 이날 콘서트를 두고 "여야 정치권에 이어 국민들로부터 '김재철 퇴진'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는 자리였다"며 "이는 여야와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상식을 가진 사람들이 한결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평했다.

MBC 파업 김재철 박원순 무한도전 들국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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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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