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MBC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자 신문수(광운대)

8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MBC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자 신문수(광운대) ⓒ MBC


정작 본무대에선 떨지 않던 신문수(광운대)는 수상 소감을 말하면서, 그리고 앙코르 곡을 부르면서는 가늘게 손을 떨었다. 8일 오후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MBC 대학가요제의 대상 수상자로 호명된 그는 무대에서 내려와 "정말 꿈같아서 (소감을) 말할 정신이 없을 정도"라며 "더 잘 하는 팀들도 많았는데 내가 받아 미안한 마음도 든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가능했던 일인 것 같다"는 심경을 전했다.

대학생들이 스스로 곡을 쓰고 글을 붙인 곡으로 경연을 벌이는 대학가요제는 올해로 36해째를 맞았다. 특히 이번에는 본선에 진출한 국내 팀들이 2달간 합숙하며 미션을 해결하는 과정을 담은 MBC 뮤직 <뮤지션의 탄생>을 제작, 관심을 모았다.

여기에 별도로 해외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미국·영국·프랑스 대학생 팀이 대학가요제에 참여했다는 점도 기존 대학가요제와는 차별화된 지점이다. 상당한 실력자들의 등장으로 여느 때보다 쟁쟁했던 제 36회 대학가요제의 이모저모를 살펴보자.

▲ 대학교 야외무대 버렸더니 빈틈없는 가요제가 됐다

 8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MBC <대학가요제>에 참가한 '파사'(계명대)

8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MBC <대학가요제>에 참가한 '파사'(계명대) ⓒ MBC


 8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MBC <대학가요제>에 참가한 'YAA'(프랑스)

8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MBC <대학가요제>에 참가한 'YAA'(프랑스) ⓒ MBC


그간 전국의 대학교에서 개최됐던 대학가요제였지만, 이번만은 달랐다. "보다 안정된 사운드를 만들어내겠다"며 <일밤-나는 가수다2>가 녹화되는 일산 MBC 드림센터를 그 무대로 택한 것. 일단 소리가 퍼지는 공간이 제한되자, 참가자들의 음악은 고스란히 관객의 귀에 전달될 수 있었다. 그간 다소 산만하다는 지적을 받았던 것에서 벗어나 음악 그 자체를 즐기는 가요제의 맛이 살아났다는 점에서, 이번 대학가요제는 소기의 수확을 거뒀다 할 수 있다.

여기에 합숙을 거치며 미션 해결에 쇼케이스 개최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은 참가자들의 무대도 완성도 높았다. 사전 인터뷰에서 수줍은 모습을 보이는 것과는 달리, 노래만 시작하면 180도 돌변하는 이들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각 무대마다 참가자들과 어울리는 영상을 배치하고, 그 틈을 타 무대 구성을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인 스태프들은 이번 대학가요제의 숨은 공신이었다. 보다 밀도 높은 36회 대학가요제가 완성될 수 있었던 비결이다. 

▲ 대중음악 트렌드에 충실, 젬베와 통기타가 대세!

 8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MBC <대학가요제>에 참가한 '같이 갑시다'(고려대/연세대)

8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MBC <대학가요제>에 참가한 '같이 갑시다'(고려대/연세대) ⓒ MBC


 8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MBC <대학가요제>에 참가한 최민지(서울대)

8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MBC <대학가요제>에 참가한 최민지(서울대) ⓒ MBC


스스로 노래를 만들어 와야만 경연에 참가할 수 있는 만큼 참가자들이 만든 곡에는 현재 대중음악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장치들이 많았다. 이번 대학가요제에서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던 악기가 바로 젬베와 통기타였으며, '핀란드산 자작나무'(연세대)·'같이 갑시다'(고려대/연세대)·'507호'(성균관대)·'리브야'(공주영상대/백제예술대) 등 전반적으로 '인디밴드'적인 음악을 선보인 팀이 다수였다는 점은 이를 잘 말해준다.

하지만 그 속에도 다양성은 존재했다. 록적인 요소를 극대화한 '파사'(계명대)의 무대는 참가팀들의 무대 중 가장 강렬했고, 독특하게 트로트를 들고 나온 '갑돌이 사운드'(서강대)의 재기 넘치는 무대는 현장에서 가장 커다란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케이블 프로그램 <악녀일기7>을 통해 얼굴을 알린 최민지(서울대)와 허지영(수원여대)은 창작곡에 전통적인 국악을 가미해 새로운 느낌을 줬다. 성악 전공자로 이루어진 '프로이데'(경희대)의 무대도 장중했다.

▲ '삼포세대'라고 하지만...큰 화두는 역시나 '연애'

 8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MBC <대학가요제>에 참가한 '갑돌이 사운드'(서강대)

8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MBC <대학가요제>에 참가한 '갑돌이 사운드'(서강대) ⓒ MBC


 8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MBC <대학가요제>에 참가한 '핀란드산 자작나무'(연세대)

8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MBC <대학가요제>에 참가한 '핀란드산 자작나무'(연세대) ⓒ MBC


여전히 청춘의 가장 큰 화두는 연애인가 보다. 사랑 이야기를 담은 노래가 다수 발견됐다는 점도 36회 대학가요제의 특징이다. 연인을 만나러 가는 설레는 감정을 담은 '리브야', 멀리 떨어진 연인을 그리며 노래를 만든 '핀란드산 자작나무',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풋풋함이 돋보인 '같이 갑시다'·'507호'·셰릴(런던실용음악대), 이별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담긴 허지영·최민지·모니크(캘리포니아 주립대)의 곡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요즘 대학생'들의 모습이 담긴 노래도 찾아볼 수 있었다. "등록금 300만 원 이상인 대학생들 소리 질러!"라는 추임새로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한 '갑돌이 사운드'는 "돈벌랴 연애하랴 불철주야"라는 노랫말을 통해 연애와 생계를 함께 꾸려가야 하는 고단한 청춘의 모습을 노래했다. 또 "친구들이 다 취업을 준비하느라 혼자 나왔다"고 말하기도 한 신문수는 '넥타이'라는 사물에 취업 준비에 바쁘게 살아가는 대학생들의 일상을 빗대 공감을 얻었다.

▲ 관객과 MC, 축하공연 가수까지...대학가요제 빛낸 '조연들'

 8일 MBC <대학가요제>에서 MC를 맡은 이적과 미쓰에이 수지

8일 MBC <대학가요제>에서 MC를 맡은 이적과 미쓰에이 수지 ⓒ MBC


물론 대학가요제의 주인공은 바로 무대 위에 오르는 참가자들이다. 하지만 그 뒤엔 빛나는 조연들이 있었다. 먼저 자신의 친구이자 선·후배를 응원하러 온 또 다른 청춘들은 응원하는 이가 무대에 올랐을 땐 목청껏 외치는 구령과 각종 소품으로 힘을 북돋웠다. 다른 참가자의 무대가 펼쳐질 때도 박수를 치고 호응하며 가요제 자체를 즐기는 태도를 보였다.

새로 대학가요제의 MC가 된 이적과 수지도 매끄러운 진행 솜씨를 선보였다. 특히 이적은 개그 프로그램의 유행어를 사용하거나 재치 있는 말장난으로 입담을 뽐냈고, 첫 무대로 '수지큐'와 '하늘을 달리다'를 편곡한 노래를 선사하기도 했다. 수지 역시 외국인 참가자의 통역을 자원하거나 즉석 콩트를 선보이며 발랄한 모습을 보였다. 두 사람은 카메라가 자신들을 비추지 않는 동안에도 주먹을 맞대며 선전을 다짐하고, 대본과 동선을 꼼꼼히 체크하며 이날 대학가요제를 이끌었다.

 8일 MBC <대학가요제>에서 축하공연을 선보인 아이유(가운데)와 스윗소로우

8일 MBC <대학가요제>에서 축하공연을 선보인 아이유(가운데)와 스윗소로우 ⓒ MBC


축하공연을 선사한 가수들도 빼놓을 수 없다. 흔치 않은 합동공연을 보여 준 버벌진트와 씨스타, "앉아만 계실 겁니까!"라는 한 마디로 모두를 일어서게 한 리쌍의 공연은 흥겨움을 더했다. 방송에서 자주 모습을 볼 수 없는 넬의 무대도 대학가요제의 끝을 장식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이날의 백미는 교통사고에서 회복한 멤버들이 모두 합류한 스윗소로우와 아이유가 합동으로 선보인 공연이었다. '연극이 끝난 뒤' '꿈의 대화' '그대에게' 등을 메들리로 들려준 이들의 무대는 대학가요제의 의미를 되새기는 뜻 깊은 순서였다.

한편 이날 대학가요제에서는 신문수가 500만 원의 상금과 부상이 주어지는 대상을 받은 것 외에도 '같이 갑시다'가 네티즌 인기상을, 허지영이 동상을, '파사'가 은상을, 최민지가 금상을 받는 영예를 누렸다. MBC에 따르면 본선에서 무대를 선보인 14팀의 음원은 빠른 시일 내에 방송국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8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MBC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자 신문수(광운대)

8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열린 MBC <대학가요제> 대상 수상자 신문수(광운대) ⓒ MBC


 8일 MBC <대학가요제>에서 MC를 맡은 이적과 미쓰에이 수지는 첫 등장에서 축하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8일 MBC <대학가요제>에서 MC를 맡은 이적과 미쓰에이 수지는 첫 등장에서 축하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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