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황정음이 또 한 번 '재인'이로 돌아왔다. SBS 새 주말특별기획 <돈의 화신>(극본 장영철·정경순, 연출 유인식)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사채업자의 딸 복재인. 지난해 큰 사랑을 받았던 MBC <골든타임>에서 병원 재단 이사장의 딸 강재인을 맡았던 것을 상기하면, 참 신기한 우연이라 할 수 있다.

29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열린 <돈의 화신> 제작발표회에서 황정음을 만나볼 수 있었다. "<골든타임>에 이어 영화를 한 편 촬영하고 굉장히 피곤했는데, 이 작품의 시놉시스를 보자마자 너무 하고 싶었다"는 그는 "되게 쉬고 싶었고, 너무 (에너지가) 고갈됐다는 생각에 힘들었는데 작가님들과 감독님의 작품이라는 것을 듣고 '당연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연달아 작품활동에 나서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의학드라마 했더니 특수분장쯤은 즐기게 되더라"



이어 황정음은 "한편으로는 재인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한 번 출연하게 됐으니까 '만회할 수 있는 기회인가?' 생각했다"며 말분을 열었다. "강재인은 연기하면서 많이 어려웠고, 많이 헤맸고, 답답했다"는 그는 "그런데 복재인도 고민하고 힘든 건 마찬가지지만 왠지 잘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확 온다"며 "이해가 안 되면 집에서 울거나 욕이 나올 때까지 대본을 본다. 처음에는 이것도 그랬는데 나중에는 즐겁게 하게 되더라"는 말로 촬영 에 임하고 있는 자세를 전했다.

'만회할 기회를 얻었다'지만, 또다른 고생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70kg가 넘는 특수분장으로 '뚱보' 변장을 해야 했던 것. 유인식 감독은 그런 황정음을 두고 "사실 특수분장은 여배우들이 꺼릴 수도 있고, 분장이 무겁기도 하거니와 불편하다"며 "보통 드라마나 영화에선 잠깐 나오는 게 다인데 여기선 두 회를 하는 데다 엄청난 대사와 동작 소화해야 한다. 그런데 그 분장을 뚫고 나오는 황정음의 열정이 감동적이었다"는 극찬을 내놨다.

황정음 역시 "석고를 얼굴 사이즈에 맞춰서 다 써야 했기 때문에 답답하고 숨도 못 쉬겠어서 처음에는 울기도 했다"며 "그런데 촬영이 재밌어서 힘든 걸 잊었다. 의학 드라마를 하며 고생을 했더니 특수분장쯤은 즐기면서 하게 되더라"고 털어놨다.

"그냥 지나가는 경험은 없는 것 같아요. 모든 경험이 연기자 생활하은 데 도움되는 것 같아. 즐기면서 하고 있어요. 그리고 특수분장도 굉장히 만족스러워요. 특수분장하고 나오면 다시는 멜로를 못하는 연기자가 되는 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제 모습을 보는 순간 '특수분장하길 잘했다'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모두들 예쁘고 귀엽다고 해주니까 자신감이 생겨서 더 (연기가) 잘 나오는 것 같아요."

"돈 때문에 울고 웃는 세상 표현해낸 드라마, 많은 분들 공감했으면"


그러면서 생긴 재미난 에피소드도 있다. 29일 하이라이트 영상에서 공개된 복재인과 이차돈(강지환 분)의 키스신이 그것. 그것도 복재인이 이차돈을 벽으로 밀어 강제로 하는 키스신이라는 설정은 더욱 독특하다. "설명하기 애매한데, 저절로 눈물이 나오더라"고 토로한 상대역 강지환은 "리드만 해보는 키스신만 찍어봤지, 당해보는 키스는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다"며 "그래서 눈을 감으면서 분장을 벗었을 때의 황정음을 상상하고 역할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못생겼는데 성격까지 안 좋은 애"라며 ""돈밖에 모르는 엄마에 아빠도 모르는 캐릭터라 온갖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풀었다"는 말로 자신의 캐릭터 복재인을 설명한 황정음은 "그래서 더 많이 설정도 하고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연기자로서 한 단계 성장하고 싶은 그의 간절한 바람이 담긴 말이었다. 황정음의 새로운 도전, <돈의 화신>은 오는 2월 2일 오후 9시 55분에 방송된다.

"돈과 권력에 대한 소재를 다룬 드라마에요. 돈보다 중요한 사랑이나 행복의 의미를 찾아가는 드라마고요.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돈을 싫어하는 분은 없지 않나요? (웃음) 돈 때문에 울고 웃는 세상을 잘 표현해낸 드라마니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한 번 뒤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는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