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불능 같았던 SK 나이츠, 이젠 우승후보다.

SK 나이츠. ⓒ SK나이츠

SK가 김주성이 빠진 동부를 꺾고 홈 1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31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 원주 동부 올 시즌 네 번째 경기에서 SK가 고비 때마다 득점 터트린 김민수(17득점·11리바운드·3점슛 5개)와 에런 헤인즈(18득점·11리운드)를 앞세워 동부에 75-6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시즌 29승(7패)째를 거둔 SK는 KT를 86-76로 꺾은 2위 모비스(25승 11패)와의 승차를 네 경기 차로 유지하게 됐다. 반면, 동부는 김주성의 공백을 절감하며 시즌 20패(16승)를 기록했다. 또한, 동부는 이날 경기가 없었던 고양 오리온스(16승 19패)에 밀려 KT·LG와 함께 공동 6위를 형성했다.

올스타 휴식기에서 악재 맞은 동부 

동부는 올스타 휴식기동안 치명적인 악재가 두 가지나 겹쳤다. 첫 번째는 '보물급 센터' 김주성의 발목 부상. 가뜩이나 시즌 직전 박지현-이광재의 부상으로 정상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던 동부에게는 가장 중요한 순간 또 한 번의 부상 악령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여기에 올스타전 당일 새벽 홍대 인근 거리에서 시민들과 폭행 시비가 붙은 이승준 역시 동부에게는 치명적인 악재였다. 당장 직접적인 징계나 부상과 같은 요인은 아니었지만, 누가 봐도 팀 사기를 떨어뜨리기에 충분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반면 SK는 올스타 휴식기 동안 특별한 전력 손실이나 변수가 없었다. 오히려 체력 저하를 보이던 최부경·박상오·김민수 같은 포워드들에게는 달콤한 휴식 기간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10연승이 좌절된 직후 다소 흔들리는 경기력을 추스를 필요가 있었다.

헤인즈나 심스 모두 정통 센터라기보다는 테크네이션에 가까운 선수라 백보드 장악력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다 보니 남은 시즌이나 플레이오프(PO)에 가서는 정통 센터를 보유한 팀에게 발목이 잡힐 가능성도 있었다. 모비스가 로드 벤슨을 영입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였다. 그러나 적어도 현재까지 최강자는 SK였다. 따라서 SK 입장에서는 올스타 휴식기 직전의 좋았던 분위기를 남은 경기에서도 계속 이어가는 것이 관건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주도권 잡은 SK 

SK는 김선형·김민수·박상오·최부경·헤인즐을 통해 1가드 4포워드 전술을 들고 나왔고, 동부는 김영수·최윤호·이승준·김봉수··리처드 로비로 이어지는 식스맨 위주의 라인업으로 대응했다. 약간씩 변칙을 준 라인업의 초반 승자는 SK. 김선형과 헤인즈가 나란히 연속 골밑 득점에 성공하면서 1쿼터 3분 40초 만에 8-0으로 앞섰다.

초반부터 너무 손쉽게 주도권을 내준 동부는 김영수·최윤호·로비를 빼고, 박지현·이광재·센슬리는 투입시키며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그러나 좀처럼 공격에서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그 사이 SK는 1쿼터 막판 김민수와 김동우가 3점포 두 방씩을 나란히 림에 꽂으면서 26-12로 1쿼터 리드를 잡았다.

2쿼터 들어서도 SK는 김동우·박상오의 3점포가 연이어 터질 만큼 외곽 공격이 좋았다. 그러나 이승준·센슬리를 앞세운 동부도 확률 높은 골밑 공격을 택하면서 점수 차를 좁혀갔다. 기어이 센슬리가 내외곽을 오가며 7득점을 몰아 기록하면서 2쿼터 종료 1분 24초를 남기고, 29-36까지 점수 차를 좁혔다. 그러나 SK는 김선형의 3점 플레이를 앞세워 전반을 39-29으로 앞선 채 마무리 지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돋보인 SK의 집중력

3쿼터 들어 SK 헤인즈의 득점 이후 4분 10초 동안 득점이 없었다. 동부의 지역방어가 주효했기 때문. 탄탄한 수비를 앞세운 동부는 진경석과 김봉수의 득점으로 한 때 38-41까지 점수 차를 좁혔다.

하지만, SK는 위기에서 강했다. 박상오와 심스가 나란히 연속 득점에 성공하면서 동부에게 동점이나 리드를 내준지 않았다. 게다가 3쿼터 종료 1.7초를 남기고 변기훈이 레이업 득점까지 성공시키면서 3쿼터 역시 54-43으로 리드를 이어갔다.

3쿼터까지 두 팀 모두 활발한 플레이를 보이지 못했다. 그러나 공수에서 SK의 집중력이 더욱 돋보였다. 4쿼터 역시 마찬가지였다. SK는 심스의 확률 높은 골밑 공격에 김민수·주희정의 득점으로 리드를 빼앗기지 않았다. 동부는 샌슬리가 공격 부문에서 고군분투했지만, 박지현·이광재·이승준의 던진 회심의 3점슛이 림을 외면하면서 추격에 탄력을 붙이지 못했다. 그 사이 SK는 4쿼터 종료 1분 40초를 남기고 김민수가 탑에서 3점슛을 성공시키면서 68-54로 앞서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SK는 올스타 휴식기 이후 치른 첫 경기에서 동부를 꺾으면서 홈 14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이어갔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KBL 원주 동부 서울 SK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