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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이하 무도)이 시청률 14.0%(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 같은 시간대 1위로 올라섰다. 지난주 동 시간대 시청률 3위를 기록하자마자 쏟아져 나온 '무도 위기설'이 무색해지는 결과다.

<무도> 경쟁 상대는 다른 프로그램이 아닌 바로 <무도> 그 자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서였을까? 아니러니하게도 1주 만에 시청률 1위로 올라선 이날 <무도>의 도전 콘셉트는 바로 1년 전 나 자신을 뛰어넘는 '나 vs 나' 대결이었다. 

 '나 vs 나' 대결 콘셉트로 방영된 2일 <무한도전>

'나 vs 나' 대결 콘셉트로 방영된 2일 <무한도전> ⓒ MBC


무도이기에 가능했던 도전…무도의 경쟁상대는 바로 무도

<무한도전>이기에 가능했던 아이디어였고, <무한도전> 멤버들이기에 펼칠 수 있었던 대결이 아니었나 싶다. 2일 방영된 MBC <무도>는 멤버의 1년 전 모습과 현재를 비교하며 이들이 1년 동안 얼마나 달라졌는지를 보여줬다. '나 VS 나 대결'이라는 콘셉트를 빌려, 크게 '건강'과 '체력' 두 가지 측면에서 1년 전 자신과 경쟁을 펼친 것이다.

제작진에 따르면, <무도> 멤버는 지난해 2월 영문도 모른 채 건강 검진과 체력 테스트에 임했고, 이날 방송 녹화를 앞두고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고 한다. 바로 1년 동안 이들의 건강과 체력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혹은 나빠졌는지를 테스트하기 위해서였다. 단 하루의 방송으로 끝났지만, 이날 방송을 위해 멤버와 제작진은 1년이라는 시간을 준비해 온 셈이었다.

 건강관리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유재석. 2일 방영 <무한도전> 중 한장면.

건강관리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유재석. 2일 방영 <무한도전> 중 한장면. ⓒ MBC


"인간의 일생에서 최대의 투쟁은 바로 자신과의 대결"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나 자신을 뛰어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고 또 의미 있는 일이다. 수많은 스포츠 스타나 유명인들이 "저의 경쟁상대는 바로 제 자신입니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나와의 대결은 그 어떤 대결보다 가장 힘든 대결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자신과의 대결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과거의 나와 대결한다는 설정은 더욱 그렇다. 그런데 이날 무도는 적절한 CG와 편집, 그리고 기막힌 연출을 동원해 멤버의 '나 vs 나' 대결을 흥미롭게 그려냈다.

제작진의 연출을 뒷받침한 것은 역시나 멤버들의 몸을 사리지 않는 도전정신이었다. 시작부터 이어진 몸 개그의 향연은 '자신과의 대결'이라는 방송 콘셉트가 결코 진지한 대결만은 아님을 보여줬고, 1년 전 자신을 이기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모습에서는 자기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워 줬다.

예상대로 건강검진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유재석이었고, 뒤를 이어 하하, 노홍철, 박명수가 좋은 점수를 받았다. 정준하, 길, 정형돈은 조금 더 건강에 신경 써야 하는 처지였지만, 이들 모두 1년 전보다 한결 나아진 모습이었다. 특히 길을 제외하고는 멤버 모두가 금연에 성공, 혹은 도전하고 있다는 사실에서는 이들이 얼마나 프로그램을 위해 그리고 자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었다.  

건강검진에 이어서는 윗몸일으키기, 멀리뛰기, 턱걸이 등 체력테스트가 이어졌다. 멤버들은 1년 전 자신의 기록을 뛰어넘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최종 결과 정준하(4승1무), 박명수(3승1무1패), 유재석(3승1무1패), 길(3승2패) 등이 좋은 성적을 거뒀다. 하하는 2승2무2패로 1년 전 자신과 무승부를 기록했고, 전체적으로 체중이 증가한 정형돈과 노홍철은 각각 1무 4패를 기록했다.  

 작년 자신들의 기록에 도전한 무도 멤버들. 2일 방영 <무도> 중 한 장면.

작년 자신들의 기록에 도전한 무도 멤버들. 2일 방영 <무도> 중 한 장면. ⓒ MBC


이날 <무도>가 놀라웠던 점은 바로 '나 자신과의 경쟁'이라는 대결 콘셉트를 화면으로 구현해냈다는 점인데, 이 대결에 숨어 있는 진짜 메시지는 바로 <무도>의 경쟁상대는 바로 다른 프로그램이 아닌 <무도> 자체라는 사실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바로 지난주, <무한도전>은 <스타킹>과 <불후의 명곡2>에 밀리면서 동 시간대 시청률 3위로 내려앉았다. 많은 언론에서는 <무도>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저마다 다양한 분석을 내놓았다. 무도의 캐릭터쇼가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지적과 장기프로젝트가 절실한 시점이라는 다양한 해석이 등장했다. 비난과 흔들기는 일주일 내내 계속되었다.

이런 비난과 흔들기에 대한 <무도>의 대답이 바로 이날 방송의 메시지가 아니었나 싶다. 왜냐하면 <무도>의 경쟁상대는 동 시간대 다른 프로그램이나 혹은 무도와 늘 비교되는 <1박 2일>이나 <런닝맨>이 아닌 바로 무도 자신이기 때문이다. 멤버들의 1년 전 자신을 뛰어넘기 위해 노력했던 것처럼, 이날 제작진이 선보인 '나 vs 나' 대결을 통해 필자는 "지난 7년간 <무도>가 쌓아온 커리어를 뛰어넘기 위해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그런 의지를 읽었다.

과연 지나친 해석일까? 무도만이 시도할 수 있었던 대결이었으며 무도만의 색깔이 빛났던 아이디어라고 평한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다. 앞으로도 <무도>가 묵묵히 자신만의 길을 가면서 스스로 뛰어 넘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개인 블로그(이카루스의 리뷰토피아),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무한도전 유재석 정형돈 박명수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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