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 SNL 코리아> 이영자 편

tvN < SNL 코리아> 이영자 편 ⓒ 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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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뺀다'

tvN < SNL 코리아 > 3회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이 표현이 딱 알맞다. 여기에서 언급하는 '굴러온 돌'은 개그우먼 이영자를 일컫는 표현이다. 게스트가 기존의 크루를 위협하는 사태(?)를 몰고 온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게스트 이영자의 특징을 요약하자면, 거침없는 입담과 재간 그리고 먹는 것과 관련된 아이콘이다. 그의 데뷔 초 개그를 기억하는 시청자라면 알겠지만, 소고기를 앞에 두고 "다신 소 안 잡을래유" 하며 능청스런 너스레로 시청자의 이목을 끌기 시작한 이가 아니던가. '잘 키운 게스트, 열 크루 안 부럽다'는 신조어를 만들어야 할 정도로 크루 안영미와 박은지의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못할 만큼의 존재감을 부각시켜 준 이가 이영자다.

이영자는 본격 코미디에 앞서 콩트 코미디를 해 본 지가 15년이 넘어서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영자의 이런 초반 인사말은 거짓이었다. 인사말에 뒤이어 이영자가 화면에 나타나자 거침없는 개그 본능이 작렬하기 시작했다.

 tvN < SNL 코리아 > 이영자 편

tvN < SNL 코리아 > 이영자 편 ⓒ CJ E&M


처음에는 '성인돌'로 개그를 달구기 시작했다. < SNL 코리아 >만의 전매특허인 성인 개그에 이영자를 접목한 것. SNL 선정 우수 중소기업 유망상품 특별전의 초콜릿 남편을 핥고 빨고 먹는 이영자의 모습은 기존 SNL만의 '색 개그'와 이영자의 '먹는 아이콘'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개그였다.

뒤이어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패러디한 '그 겨울, 바람이 분단다' 편에서 이영자는 송혜교가 연기하는 오영 역을 맡았다. '누나의 사심'이 발동하기 시작한 이영자는(참고로 이영자는 신동엽보다 연상의 '누나'다) "오빠를 만져보고 싶다"며 신동엽의 몸을 손으로 더듬기 시작했다. 중요 부위를 두 번이나 건드리려 하자 오수 역을 맡은 신동엽이 발끈하지만 이영자의 돈 다발 공세 앞에 무너지고 만다. 누나의 사심을 19금으로 표현한 이영자 버전 '돈의 맛'이라 표현해도 손색없을 코너였다.

하정우를 위협하는 '먹방 아티스트'의 출현

요즘 먹는 방송을 '먹방'이라고 한다. 먹방 아티스트는 먹는 방송을 우아하고 탐스럽게 먹는 장면으로 승화하도록 만드는 장인을 일컫는다. 대표적으로 배우 하정우가 있다. 영화 <황해>에서도 먹성 좋은 연기를 선보인 그는 비애에 찬 북한 공작원 역을 맡았던 <베를린>에서도 하도 맛있게 먹는 연기를 해 통편집하게 만들며 먹방 아티스트의 대표주자가 됐다. 

< SNL 코리아 >는 이영자를 그 뒤를 잇는 차세대 주자로 올려놨다. '초콜릿 남편' 콩트에 이어 먹방 아티스트 '칼로 리'로 분한 이영자는 하정우가 울고 갈 정도로 먹는 개그를 승화했다. 하정우가 편의점에서 소시지를 먹는 장면은 빅 사이즈의 소시지를 먹는 장면으로, 하정우가 밥과 김을 먹는 장면을 이영자는 자르지 않은 통김을 먹어치우는 장면으로 패러디했다. '남자 식신'이 정준하라면 '여자 식신'은 이영자라 표현해도 좋을 만큼 먹는 소재를 개그로 유쾌하게 활용했다.

 tvN < SNL 코리아 > 이영자 편

tvN < SNL 코리아 > 이영자 편 ⓒ CJ E&M


'짜파구리' 코너는 이영자가 개그계에 갓 데뷔할 때 '소 잡는 여자'로서의 아이콘을 활용한 코너다. 박재범이 짜파구리를 맛있게 먹으면서 '엄마보다 좋은 짜파구리'라는 카피 문구에서 이영자가 맡은 대본 이상으로 열를 내며 모든 부엌 집기를 집어던지는 연출은 이영자의 데뷔 초 '소 잡는 여자' 아이콘의 연장선이라 분석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이영자는 '아침마당' 코너에서 자신이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다. 과거 예능 프로그램 <택시>에서 오지호가 달려오는 이영자를 껴안다가 그만 이영자의 주요 부위에 손을 대고 말았던, 여자로서는 수치스러운 장면이지만 떠올리면서도 이영자는 '오지호의 오른손'에게 영상 편지를 건넨다. "그 느낌 감동이었다"며 너스레를 떠는 건 여자로서의 수치심을 '누나의 사심'으로 바꾼 사례다.

새 시즌 들어 < SNL 코리아 >는 초청된 게스트의 장점을 극대화할 줄 아는 센스를 연타석으로 보여주고 있다. 최민수와 이문식에 뒤이어 이번에는 이영자를 '먹방 아티스트'와 '소 잡는 여자' 그리고 '누나의 사심'으로 연출한 건 그만큼 이영자라는 게스트를 얼마만큼 적극적으로 활용할 줄 아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라 볼 수 있다.


SNL 코리아 이영자 먹방 1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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