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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해피선데이>의 시청률이 심상치 않다. 지난 17일 시청률은 11.8%(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로 동시간대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 전주(10일)의 경우엔 10.3%로 두 자릿수 시청률에 겨우 턱걸이했다. <남자의 자격>이 폐지되고 <1박 2일>의 멤버 교체가 예고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면서 전통적인 시청자 층이 와해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이 중요한 시기에 <1박 2일>이 하차하는 배우 김승우의 후임으로 유해진을 낙점했다. 과연 유해진은 <1박 2일>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1박 2일>, 유해진으로 부활할 수 있을까

 영화<간첩>에서 최부장 역의 배우 유해진이 21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에 앞서 미소를 짓고 있다.

배우 유해진 ⓒ 이정민


사실 '시즌 2'로 개편된 이래 <1박 2일>은 예전만한 인기를 구가하지 못했다. 시청률 면에서 한 때 경쟁작인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을 턱 밑까지 따라잡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추격 동력을 상실한 상태였다. 게다가 MBC <일밤-아빠! 어디가?>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며 예능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KBS 예능국이 제작진 및 멤버 교체를 전격 단행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전면적인 쇄신이 절실한 시점이었던 것이다.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분위기도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최재형 PD의 뒤를 이어 <1박 2일>의 메가폰을 잡은 이세희 PD는 사실상 '시즌 3' 구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즌 2' 마지막 녹화가 끝나고 나면 바로 틀을 잡아 나갈 생각이다. 특히 김승우의 후임으로 배우 유해진을 캐스팅한 것은 상당히 파격적이다. 시청자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의외의 캐스팅인만큼 기대치도 올라가고 있다.

그간 유해진은 <무릎팍 도사> <런닝맨> 등 몇몇 예능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출연해 의외의 끼를 보여준 바 있다. 때문에 그의 출연 자체가 시청자들의 시청 욕구를 자극하고 프로그램 전반에 신선한 기운을 불어 넣는 기폭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친근한 외모와 소탈한 성격, 자연스러운 리액션 역시 큰 강점이다.

또한 유해진의 합류는 기존에 고착화 되어 있던 캐릭터나 멤버 간의 관계를 일정 부분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리얼 버라이어티 쇼에서 멤버를 교체한다는 것은 단순히 사람이 드나드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적인 프로그램의 틀을 수정하는 의미를 띄고 있다. 유해진을 중심으로 새로운 판을 짜는 전략을 통해,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하고 다양한 관계 설정에 도전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1박 2일> '시즌 3'의 성공여부는 유해진이 어떤 식으로 프로그램에 녹아드느냐에 달려있다. 프로그램의 맏형으로서 동생들을 다독여 나가면서 <1박 2일> 특유의 서민적 감성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관건이다. 미술·인문학 등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프로그램에 문화적 감성을 녹여내는 노력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유해진이 기대만큼의 기량만 발휘한다면 <1박 2일>의 부활 또한 조심스럽게 예측해 볼 수 있다.

부활을 위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때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1박2일 기자간담회에서 김종민, 성시경, 김승우, 차태현, 이수근, 엄태웅, 주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1박2일> 시즌 2 출범 당시 멤버들의 모습 ⓒ 이정민


그러나 유해진의 합류가 모든 문제점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 시청자들의 눈길을 일시적으로 사로잡을 수는 있겠지만 떨어진 시청률을 정상 궤도로 올려놓을 것이라 장담하기는 힘들다. 멤버 교체는 분위기 쇄신을 위한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유해진 카드'를 정상적으로 사용하고 싶다면 문제점으로 지목되는 부분부터 해결해 나가야만 한다.

따라서 제작진이 먼저 해야 할 고민 중 하나는 '포맷을 어떻게 변화시키느냐'다. 사실 제작진이 바뀌고, 출연자가 교체돼도 복불복을 하고 야외취침을 결정하는 <1박 2일>의 기존 포맷은 4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이무리 좋은 것도 자주 보면 질리게 마련인 만큼, 기존 포맷 자체를 다시 한 번 고민해 보지 않는다면 새로운 시청자 층을 규합하는 건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다.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다시 한 번 살리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다. 그간 <1박 2일>이 사랑받았던 이유는 멤버들이 다양한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부딪히고 이야기하는 인간미 덕분이었다. '시즌 1'에서는 강호동이 그 역할을 주도적으로 수행했다. 천하장사로 쌓아 올린 인지도를 바탕으로, 어디서든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그의 모습이 <1박 2일>을 '국민 예능'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시즌 2'에서는 출연진과 지역 주민이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기 힘들어졌다. '지역' 의미는 사라지고 멤버들끼리의 말장난과 복불복만이 남았다. 지금이라도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확실히 하고 지역주민과의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포맷의 변화를 고민해 보면서도, <1박 2일>만의 고유한 색깔은 강화하는 전략의 병행이 절실한 시점이다.

지금 <1박 2일>은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1박 2일>이 국민 예능으로서의 자존심을 지켜주길 애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기대해 본다.

1박 2일 유해진 유해진 합류 이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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