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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MBC <구암 허준>이 대장정을 시작했다. 사극을 120부작 짜리 일일드라마로 편성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대개 일일드라마는 미니시리즈나 주말드라마에 비해 비교적 부담 없는 소재를 다루고 있다. 온가족이 시청하기에 알맞은 시간대이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의 일일드라마로 사극을 편성한 것은 일단 '허를 찌른 선택'이라 볼 수 있다.

'구암 허준' 드라마 '허준'이 1999년의 64부작 대하드라마에서 이제 120부작 일일 사극으로 돌아왔다. '허준'은 계속해서 사극의 소재로 쓰이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 '구암 허준' 드라마 '허준'이 1999년의 64부작 대하드라마에서 이제 120부작 일일 사극으로 돌아왔다. '허준'은 계속해서 사극의 소재로 쓰이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 MBC


다시 돌아온 '허준'의 의미는 무엇일까

업적이 그만큼 많기 때문일까. 허준만큼 계속하여 영화나 드라마로 재현되는 역사적 인물도 드물 것이다.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으로도 등재되어 있는 '동의보감' 등, 허준의 일대기에서는 세대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지지를 얻어낼 수 있는 에피소드가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이전의 작품들을 하나라도 접한 시청자들이라면 이제부터 극에 동원될 장치들에 대한 호기심과 걱정이 동시에 생길 수 있다. 어쩌면 이전의 작품들과의 차별화를 위해 보다 자극적이고 작위적 요소들이 끼어들 여지도 있다는 것. 이미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들을 통해 다뤄졌던 인물이기에 대중들에게 커다란 호기심을 가지게 할 만한 요소들이 많지 않다는 것 또한 맹점이다.

지난 방송분에서만 해도, 어린 허준의 역경을 보여주기 위한 설정들은 여전했다. 신분의 차이에 따라 멸시받고, 실력은 뛰어나나 그것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연민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그 표현은 기존의 사극들이 답습해왔던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인물들 또한 벌써 어린 허준의 편에 선 인물들과 그렇지 않은 인물들의 대조가 벌써부터 뚜렷해졌다. 아군과 적군이 분명해지면 시청자들이 응원해야 할 쪽 또한 쉽게 가려진다. 그렇게 네 편, 내 편이 갈라지면 극은 단순해지고 만다. 파란만장한 인생을 사는 주인공의 고난이 깊을수록 시청자들의 몰입도도 높아지겠지만, 그것을 표현해 내는 데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된다면 드라마의 질도 덩달아 높아질 수 있지 않을까.

 지난 18일 방송된 MBC <구암 허준>의 한 장면.

지난 18일 방송된 MBC <구암 허준>의 한 장면. ⓒ MBC


차별점과 교차점 동시에 발견하는 재미 안겨주기를

'주인공을 절대 선으로 놓고 주변인들의 악행에 끝없이 시달리게 하는 것'. 많은 드라마나 영화들에서 채택했던 그 천편일률적 방식은 주인공의 활약상을 더욱 돋보이게 할 수는 있지만 극의 밀도를 높이지는 못한다. 그야말로 싱거운 싸움의 연속으로 그치기 때문이다.

'구암 허준'의 방식은 그와는 조금 달라야 한다. 시청자들이 '허준'이라는 인물에게서 보고 싶은 것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120부작이라는 외형 외에 제작진이 담아낼 '재미와 감동', '정보 욕구 충족'을 위한 청사진이 궁금하다.  

방영 당시 큰 인기를 모았던 작품을 리메이크한다는 것은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가진다. 이미 검증된 소재로 위험부담을 미리 덜고 간다는 점은 전자요, 전작과 계속해서 비교당할 것이라는 점은 후자다.

과연 일일사극으로 돌아온 '구암 허준'은 어떤 모습을 하게 될까. 1999년의 '허준'과 2013년의 '구암 허준', 그 교차점과 차별점이 과연 무엇인가를 궁금하게 만드는 작품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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