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정사회>의 한 장면.

영화 <공정사회>의 한 장면. ⓒ 엣나인필름


사회 공분을 일으키는 범죄자를 영화에 담는 데엔 분명 제작자의 고충이 클 수밖에 없다. 묘사하는 방식이나 수위에 따라 여러 논란에 휩싸이기에 십상이기 때문이다. 특히 아동 성폭행범을 다뤘다면 더욱 예민해질 만하다. 영화 <도가니> 역시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는 데엔 성공했지만 당시 영화에 참여한 아역 배우들의 역할 소화에 대한 여러 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영화 <공정사회> 역시 아동 성폭행범을 끌어왔다. 2003년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일종의 판타지라지만 예민한 내용이었기에 연출자와 배우들의 고민이 클 법했다.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1일 오후 열린 시사회에서 이지승 감독과 배우 장영남이 이에 대해 답했다.

영화 제작자로 활동하다 <공정사회>를 통해 데뷔하게 된 이지승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영화를 찍을 때까지도 (성범죄 묘사를) 리얼하게 찍는 걸 완전 거부했다"면서 "배우라는 이유로 아이에게 다 찍게 할 수 없었다. 가급적 따로 촬영을 했고, 범인과 아역을 붙어야만 할 땐 얼굴만 잡으며 리얼한 묘사는 피했다"고 설명했다.

이지승 감독은 "원래 시나리오엔 아이가 눈을 가리는 설정은 없었지만 촬영 땐 안대를 의도적으로 씌웠다"면서 "부산 영화제 상영 때 어떤 분이 '아이의 인권을 배려한 영화라서 좋았다'는 말씀 주셨는데 참 좋았다. 굳이 설명하지 않고 비주얼로 표현할 수 있는 법을 이번 영화를 통해 찾았다"고 답했다.

영화 <공정사회>는 4000만원의 예산에 단 9회차 촬영으로 단기간, 저예산으로 진행된 작품이다. 아역 배우에 대한 배려도 인상적이었지만, 성인 배우들 역시 영화를 위해 노개런티로 재능기부에 참여했다는 사실도 주목할 만했다.

배우 장영남은 "첫 장면 첫 촬영부터 거친 몸싸움이 있었는데 팔꿈치가 까진 것 빼곤 큰 부상은 없었다"면서 "시간이 촉박해 마치 드라마를 찍듯 하루에 15시간씩 찍었지만 어려움 없이 잘 찍었다"고 촬영 소감을 전했다.

또한 장영남은 "소재가 소재인 만큼 <공정사회>가 즐거움을 주기보단 씁쓸함을 주는 영화"라면서 "독립영화로 작게 만들었지만 그럼에도 나쁜 영화는 아니라는 생각을 관객 분들이 가졌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영화 <공정사회>는 딸을 성폭행한 범인을 사회가 외면하자 그의 엄마가 직접 범인을 쫓으며 분투하는 복수극이다. 2003년 실제로 일어난 사건을 토대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관객들에게 첫 소개가 된 이후 전 세계 국제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으며 수상을 해오고 있다. 배우 장영남과 마동석이 호흡을 맞췄다. 오는 4월 18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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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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