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북한 최연소 남파 요원이자 달동네 고등학생 리해진 역의 배우 이현우가 11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은밀하게 위대하게>에서 북한 최연소 남파 요원이자 달동네 고등학생 리해진 역의 배우 이현우가 11일 오전 서울 상암동 오마이스타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처음으로 네가 연예인처럼 보여!"

배우 이현우의 친구들이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보고 남긴 말이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땐, 이 정도까지 잘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지만,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개봉 2주 만에 500만 관객을 훌쩍 넘겼다. 무대인사에서 관객과 마주할 때면 뜨거운 호응을 받는다는 이현우는 지난 11일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서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면서도 "사실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고 얼떨떨해했다.

전작 <아름다운 그대에게> 또한 원작이 있었다. 당시 원작을 일부러 보지 않고,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그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리해진은 최대한 원작과 비슷하게 가려고 했다"고 전했다. 차별화를 꾀하기보다 싱크로율을 최대한 높이려고 했다고. 이현우는 "원작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이나 캐릭터의 매력을 잘 알고 있었다"면서 "내가 느낀 만큼 다른 분들도 영화를 통해서 그만큼은 느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아마 원작을 보지 않았더라도 출연을 결정했을 거예요. <은밀하게 위대하게> 속 캐릭터와 감정 이야기가 좋았거든요. 전체적으로 일상생활에서 평범하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많아요. 희로애락이 다 있어서 편하게 부담 없이 볼 수 있잖아요. 어느 순간 감정에 녹아들 것 같은 영화라서 좋았습니다."



어색했던 '다나까' 말투…"어른스럽고 남자답다니까요"

올해 21살인 이현우는 극 중 고등학생으로 위장해 남한에 잠입한 요원 리해진 역을 맡았다. 20대 중반의 김수현, 20대 후반의 박기웅과 호흡을 맞추면서 자신의 미래를 생각하게 됐다. "기웅이 형은 다정다감하고, 수현이 형은 어른스럽다"고 밝힌 이현우는 "내가 그 나이일 때, 수현이 형이나 기웅이 형 같은 사람이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옆에서 보면서 많을 것을 느끼게 해준 두 분에게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리해진은 원류환(김수현 분)을 동경해 간첩이 된 인물이다. 아역 시절부터 활동하면서 늘 어리게만 보였던 이현우는 리해진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남자'로 거듭난다. 이에 대해 이현우는 "이전에 밝고 순수한 이미지였다면, 여기에 조금 더 남자답고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얹어보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처음에는 평소에 잘 쓰지 않는 '다나까' 어투에 무표정한 모습이 어색했지만, 점차 풀렸다고 했다.

"'착하고 앳되다'는 이미지가 박혀 있어요. 물론 이 이미지가 나쁘지 않고, 배제하고 싶은 것도 아니지만 또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사실 제가 생각하는 '배우 이현우'는 상남자거든요.(웃음) 밝고 깨끗하기도 하고, 남자답기도 하고, 엉뚱하기도 하고요. 저를 처음 만나시는 분들은 '애기네'라고 말씀하세요. 하지만 자주 밥 먹고 이야기하면 생각보다 어른스럽고 남자다운 면도 있다고 하시던걸요."




성인 연기자로 거듭난 비결? "자연스러운 게 최고"


8년 동안 연기자로 활동하면서 기복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예의 바른 사람, 착한 사람이 되어라"는 부모님의 가르침을 가슴에 새겼다는 그는 한 오디션장에서 "너무 착해서 문제야. 때도 좀 타고, 경험도 쌓아야지"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당시 가치관의 혼란을 느꼈다는 이현우는 "답답하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생각이 바뀌지는 않았다"면서 "소신이 있고 주관이 뚜렷하면 잘해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이현우는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작품했던 게 많은 득이 된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아역 배우가 성인 연기자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성장통을 겪기도 하고 '마의 16세, 17세'를 넘기지 못하기도 한다지만 이현우는 별 탈 없이 성인 연기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맞지 않은 옷을 억지로 입고 섣부르게 이미지 변화를 시도하기보다 자연스럽게 그때에 맞는 모습을 보여 드리려고 했다"고 비결을 공개했다.

연기할 때면 늘 행복하다는 이현우. 그는 "연기를 할수록 욕심이 점점 생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지만 '5년 안에는 뭔가를 이루겠다'는 포부도 있다고. 웃음을 띠며 "지금의 나를 잃지 않으면서 새로운 것을 듬뿍 받아들이겠다"고 말하는 그의 모습에서 뚝심이 느껴졌다.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시작으로 '남동생'에서 '상남자'로 거듭날 채비를 하는 이현우. 그의 미래를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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