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종영한 MBC드라마 <여왕의 교실>에서 은보미 역을 맡은 배우 서신애가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의 누리꿈스퀘어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1일 종영한 MBC드라마 <여왕의 교실>에서 은보미 역을 맡은 배우 서신애가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의 누리꿈스퀘어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희훈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사진/이희훈 기자| 학생에게 교실은 또 하나의 세상이다. 요즘 학생들에겐 어쩌면 세상 전부일지도 모른다. 집보다 오히려 학교에서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곤 하지 않나.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여왕의 교실>은 그런 견고한 세계를 시청자들에게 전하고자 했다. 어른들의 이야기가 아닌 아이들의 시선에서 우리 사회에 대한 고민 지점을 던진 것이다.

서신애(16)가 맡은 캐릭터 은보미는 우리나라 교육 현실이 함축하고 있는 대표적인 문제의 결정체였다. 왕따도 아닌 '은따', 그러니까 알듯 모르듯 본인들만 느낄 수 있는 집단 따돌림을 당하던 서신애의 등장은 그 자체로 하나의 드라마이자 지금의 현실이었다.

은따 역할에 대한 거부감, "나중에라도 밝아져 다행이에요"

"사실 역할에 대한 거부감이 없지 않아 있었어요. 근데 감독님도 이 역할을 해주었으면 좋겠다며 잘할 수 있을 거라고 하셨고, 믿어 주셨어요. 주변에서도 많이 응원해주셨어요. 부담이긴 했지만 하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이 되더라고요. 나중에 은보미가 밝아져서 다행이었어요."

현재 중학교 3학년인 서신애는 본인 스스로 지금 사춘기임을 고백했다. 드라마 촬영 당시에도 자신도 모르게 감정 기복이 심해서 주변 분들이 힘들어했다며 새삼 미안한 감정을 전했다. 사춘기라고 말했지만 어쩌면 역할에 그만큼 몰입해서가 아니었을까. 마음의 문을 열듯 말듯 주위의 눈치를 보던 은보미는 드라마가 종반을 향하면서 서서히 밝아졌다. 드라마 한 편을 끝내며 서신애도 동시에 성장의 경험을 했다.

김새론(김서현 역), 그리고 아이돌 가수 제이니(황수진 역) 등과 밝은 분위기를 위해 종종 장난을 치기도 했다는 서신애는 영락없는 중3 소녀기도 했다. 말 수가 많진 않아도 속정이 깊은 이들은 서로 어떡하면 밝게 촬영할 수 있을지 고민도 하고, 서로의 연기를 모니터 해주기도 했단다.

"어릴 때부터 연기를 해서 항상 촬영장에선 제가 막내였거든요. 그런데 <여왕의 교실>에선 또래들 중 제가 나이가 많은 편이었어요(웃음). 성격이 다 달라서 드라마 초반엔 충돌도 생기곤 했는데 그걸 통해서 다들 배우더라고요. 저도 고집이 강해서 처음엔 같이 했던 친구들이 힘들어했을 텐데, 드라마 하면서 소통하는 법을 배웠어요.

초등학교 5학년에서 중3 학생들까지 함께 했는데 여러 일들이 많았어요. 서로 안 맞아 싸우기도 하고, 토라지기도 했죠. 근데 애들이 점점 서로 연기에 대해 노력을 하고 양보하면서 분위기가 좋아졌어요. 다들 착한 친구들이였고 드라마가 끝나니 마치 <여왕의 교실>로 학교생활을 대신한 거 같아요(웃음)."

 지난 1일 종영한 MBC드라마 <여왕의 교실>에서 은보미 역을 맡은 배우 서신애가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의 누리꿈스퀘어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희훈


 지난 1일 종영한 MBC드라마 <여왕의 교실>에서 은보미 역을 맡은 배우 서신애가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의 누리꿈스퀘어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희훈


"여러 꿈이 있지만, 연기가 아니면 안 될 거 같아요"

많은 아역 출신 배우가 그렇듯 서신애도 과거 특정 이미지로 강하게 각인된 부분이 있었다. 바로 한 우유회사의 전속 모델 활동 당시 모습이었다. '우유 소녀'로 불리며 특유의 큰 눈을 깜빡거렸던 서신애는 "그 작은 애가 이렇게 컸다고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있는데 진짜 감사해요"라며 "앞으로 더 깜짝 놀라게 해드리고 싶어요. 연기로요!"라고 천진하게 웃어보였다.

동시에 아역 배우라는 꼬리표는 각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한창 호기심 많고 하고픈 게 많을 때인데 서신애 역시 배우 말고 혹시 다른 꿈을 품고 있진 않을까. <미스터 주부 퀴즈왕>(2005) 이후 각종 작품에 출연하면서 배우의 길에 대해 나름 생각을 정리하고 있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구미호 여우누이뎐>(2010) 때가 전환점이었던 거 같아요. 그 전까진 조금 슬럼프였거든요. 그 드라마에서 후반부까지 함께 참여했고, 액션도 많았어요. 연기를 꼭 해야 하는 건지 고민을 했는데, 옆에서 많은 분들이 좋은 말씀을 해주시기도 했어요. 생각해보니 제겐 연기가 아니면 안 될 거 같아요.

원래 어릴 땐 국제 변호사 되고 싶었거든요. 불의를 못 참아요(웃음). 뉴스에 나오는 이스라엘 같은 나라를 보면 여성과 아동의 권리가 부족해서 혼란이 있더라고요. 그 사람들을 대신해서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오히려 연기에 대한 꿈이 커졌어요."

 지난 1일 종영한 MBC드라마 <여왕의 교실>에서 은보미 역을 맡은 배우 서신애가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의 누리꿈스퀘어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1일 종영한 MBC드라마 <여왕의 교실>에서 은보미 역을 맡은 배우 서신애가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의 누리꿈스퀘어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희훈


오히려 요즘엔 심리학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는 서신애였다. 어떻게 좋아하는지 물어보니 프로이트의 책을 요즘 보고 있다고 한다. 중학생에겐 상당히 어려운 책일 수 있다는 걸 말해주니 활짝 웃어 보였다. 

"읽다가 막히면 다시 읽어요. <마키아벨리 군주론>이나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이런 책 좋아하는데(웃음). 주위에서 추천해주는 걸 읽기도 하고 제가 읽고 싶어 하는 걸 읽기도 해요. 읽다가 막히면 다시 읽고요."

독서와 음악 감상에서 힘을 얻는 서신애는 말미에 어린 나이에 배우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한 고충을 잠시 털어놓기도 했다. 학업 면에서 또래 친구들보다 뒤처지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어떻게든 점수를 받기 위해 열심히는 하는 편이라고 강조했다.

"제가 자존심이 좀 있어요(웃음). 그리고 좋은 배우에 대한 꿈도 강해요. 일단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죠. 타인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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