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가 모기업인 통일그룹의 지원중단으로 해체 위기에 놓인 성남일화 프로축구단을 인수해 성남 시민구단으로 재창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2일 오후 1시 30분 시청 3층 한누리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성남시민들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새로운 역사를 발표하겠다"며 "성남일화축구단을 인수해 시민구단으로 재창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K리그 최다인 7회 우승을 일궈낸 성남일화 프로축구단은 1999년 12월 연고지를 충남 천안에서 성남으로 옮긴 이후 14년간 이어온 '성남'이란 구단명을 유지하게 됐다.

이 시장은 "성남일화 연고 이전 소식이 전해지면서 많은 성남시민들과 축구를 사랑하는 전국의 팬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축구단 인수를 요구해왔고 이러한 뜻을 겸허히 받아들여 오늘의 결정에 이르게 됐다"면서 "축구단 인수는 단순히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통합, 참여, 희망이라는 무한한 가치를 성남시민들에게 가져다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축구단 운영 재정은 성남시와 후원기업뿐만 아니라 시민주를 공모하는 방식으로 마련해 시민들의 더 넓은 참여를 통해 축구단의 명실상부한 주인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중위권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간 150억 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기업 후원 등을 통해 시 부담금을 60억 원 정도로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축구단 인수가 순조롭게 진행되도록 필요한 준비와 절차를 조속히 진행하고 인수 과정에서 특정 종교구단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진정한 시민의 구단으로 전면 재창단되는 혁신적 변화의 과정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지난해 9월 통일그룹의 문선명 총재가 별세한 이후 스포츠 사업에서 손을 떼면서 재정난을 겪었다. 10월에는 충남 일화 여자축구단을 해체하고 대륙별 클럽 대항전인 피스컵과 피스퀸컵 축구대회를 개최하던 선문평화축구재단도 정리했다. 올해 들어서는 성남 일화에 대한 정리 수순도 밟아왔다.

성남시는 시민구단인 가칭 '성남FC' 창단을 비롯해 기업구단 유치 등 다각적인 방안을 염두에 두고 지난 4월부터 2개월간 타당성 연구용역을 진행해 성남일화 축구단을 인수해 시민구단으로 창단하는 것이 긍정적이라는 결론을 얻었지만 종교적인 색채와 구단 운영비 등의 문제로 미온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그러는 사이 시민프로축구단 창단을 준비하고 있던 안산시가 구단 인수 의사를 적극적으로 밝혔지만 메인 후원 스폰서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답보 상태에 머무르는 사이 축구팬들은 연고지 이전 반대 궐기대회 및 서명운동을 펼치며 성남시를 압박했고 지역정치권도 인수에 적극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이날 시가 인수를 최종 결정하게 됐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성남일화 서포터즈 회원 30여 명이 찾아 '이재명 성남시장님은 현명한 판단을 하셨습니다', '저희들의 꿈과 희망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기자회견 중간중간 '성남'과 '이재명'을 연호했고 기자회견 직후 감사의 꽃다발을 전달하면서 일부 회원들은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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