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곡 '화애'를 발표한 가수 조관우

신곡 '화애'를 발표한 가수 조관우 ⓒ AJA엔터테인먼트


|오마이스타 ■취재/이언혁 기자| 살면서 누구에게나 어두운 터널을 지나는 것 같은 순간이 있다. 가수 조관우에게는 지난 2013년이 바로 그런 때였다. 19년 동안 가수로 산 그에게, 또 유독 가성을 주로 내는 그에게 성대에 생긴 상처는 치명적이었다. 성대결절로 수술을 해야 했지만, 그는 무엇보다 목소리를 잃을까 봐 두려웠다.

11월 말, 신곡 '화애'로 대중의 곁으로 돌아온 조관우는 "목을 잃었을 때는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당시의 고통을 회상했다. 지난 5월 미주투어 이후 결국 수술을 해야 했지만, 아무리 수술이 성공적이라고 하더라도 목소리를 유지하는 가수들을 보지 못했기에 두려움은 더욱 컸다.

"사실 예전 같진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한 달 넘게 말도 못했어요. 목소리가 안 나왔거든요. 정말 힘들더라고요. 거의 포기한 상태였어요. 담배도 막 피웠고요. 저희 아버지(국악인 조통달 선생)는 득음이 안 돼서 소나무에 목을 맸다가 사흘 만에 깨어나기도 하셨다는데 저 역시 그런 심정이었습니다."

그 후로 1~2주가 더 지나고, 조금씩 목소리가 나왔다. 조관우는 "수술 후에 음이 더 높아졌다"면서 "이전에는 메조소프라노였다면, 지금은 소프라노가 되었다"고 전했다. 그리고 그가 부른 곡이 '화애'다. 조관우에게 '불같은 사랑'은 잃을 뻔했던 자신의 목이었고, 가수로서의 인생이었다.

"<나가수>, 가랑이 찢어졌지만 고마운 무대였다" 

 신곡 '화애'를 발표한 가수 조관우

"콘서트 때도 2시간을 계산해서 무대에 서는데, <나는 가수다>에서는 한 곡으로 화려한 오프닝과 도입부, 클라이맥스, 반전까지 보여줘야 하죠. 준비를 못 한 탓도 있어요. 많은 것을 반성하게 하고, 기억나게 했습니다." ⓒ AJA엔터테인먼트


MBC <일밤-나는 가수다>에서 "황새를 흉내 내다가 가랑이가 찢어진 꼴" 때문에 성대결절이 찾아왔지만, 그는 <나는 가수다>를 두고 "나를 기억하게끔 끌어내 준 방송이자 고마운 무대"라고 했다. 아울러 조관우는 자신이 단발로 승부하는 가수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했다.

"저는 방송이 아닌 음반으로 성공한 가수잖아요. 그걸 까먹었어요. 콘서트 때도 2시간을 계산해서 무대에 서는데, <나는 가수다>에서는 한 곡으로 화려한 오프닝과 도입부, 클라이맥스, 반전까지 보여줘야 하죠. 준비를 못 한 탓도 있어요. 많은 것을 반성하게 하고, 기억나게 했습니다.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방송에 출연하면서 외모에도 더욱 신경을 쓰게 됐다. "지금은 <나는 가수다> 때보다 7~8kg 줄어서 55kg"이라고 밝힌 조관우는 "76kg이었을 때, TV에 출연했는데 한 팬이 '살 좀 빼라'고 하더라"면서 "충격을 받고 산에 갔다. 그때부터 합하면 20kg은 감량했다"고 털어놨다. 평소 '젊어 보이는 건 좋지만 부자연스러운 것은 싫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필러를 맞고 속쌍꺼풀도 했다"면서 시술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4대째 음악하는 가족..."두 아들도 뮤지션의 꿈 키운다"

 신곡 '화애'를 발표한 가수 조관우

"이제는 조금 늦더라도, 천천히 올라와도 오래 듣는 음악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욕심을 버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 AJA엔터테인먼트


내년이면 데뷔 20주년이다. 조관우는 '화애' 이후 한 곡의 싱글을 더 발표하고, 이후 정규앨범을 내놓을 예정이다. 새롭게 나오는 싱글은 그의 아들이 프로듀싱과 작곡, 작사를 도맡을 예정이다. 조관우의 두 아들은 모두 뮤지션의 꿈을 키우고 있다. 국악인인 외할머니 박초월·아버지 조통달 명창과 조관우에 이어 4대에 걸친 음악 가족이다. 조관우는 이날 기자에게 둘째 아들 조현군이 만든 곡을 직접 들려주기도 했다.

"둘째가 15살인데 오늘도 '하모니카를 사러 가겠다'고 하더라고요. 얼마 전에 <2013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에서 스티비 원더를 봤거든요. 오디션 프로그램은 싫대요. '레전드가 되고 싶다'고 하던데요. 아이들이 음악 하는 걸 반대하지는 않느냐고요? 오히려 하길 바라죠. 제가 아는 곳이고, 겪어온 게 있으니까 행여 잘못된 길로 가도 바로잡아줄 수 있습니다."

목을 잃고 '다시 태어났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앞으로 자신의 앨범뿐만 아니라 두 아들과 유능한 후배들을 지원사격할 계획이다. 정규앨범에도 콜라보레이션 곡을 실을 생각을 하고 있다고. 조관우는 눈여겨보는 후배로 알리와 김범수를 꼽았다. 그는 "알리는 꾸밈 없이 자신을 놓을 줄 아는 가수"라면서 "알리가 해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전 가파르게 올라왔습니다. 1집부터 잘돼서 걱정할 게 없었죠. 놀기 바빴습니다. 힘든 일을 하지 않아도 매달 돈이 들어왔거든요. 늘 순위를 바라보고 음반을 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늦더라도, 천천히 올라와도 오래 듣는 음악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욕심을 버리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조관우 화애 아들 성대결절 4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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