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딤531 선행 '그냥 보내기 아쉬워' 디딤531 소속 배우들이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독거노인들에게 쌀을 전달하는 자원봉사활동을 했다. 쌀과 두유를 전달받은 한 독거노인이 배우 최성준과 강혜진의 손을 잡은채 이야기를 나누며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다.

▲ 디딤531 선행 '그냥 보내기 아쉬워' 디딤531 소속 배우들이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독거노인들에게 쌀을 전달하는 자원봉사활동을 했다. 쌀과 두유를 전달받은 한 독거노인이 배우 최성준과 강혜진의 손을 잡은채 이야기를 나누며 고마움을 표시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사진 이정민 기자| 훤칠한 키, 우월한 미모를 자랑하는 배우들이 장갑과 사슴뿔을 달고 강남 일대에 나타났다. 크리스마스를 맞은 대대적인 론칭 행사일까. 그렇게 보기엔 이들이 모인 장소가 심상치 않다.

연예기획사 디딤531 소속 배우들과 스태프들 27명이 지난 23일 오후 강남구 노인통합지원센터에 모였다. 중무장을 한 채 등장한 이들은 함박미소를 보이며 쌀가마를 차에서 차로 옮기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그리고 연말을 맞아 독거노인들에게 직접 쌀을 배달하기 위함이었다.

사실 이들의 원래 계획은 이게 아니었다. 소속사 대표 이하 배우들이 서로 바쁜 스케줄로 1년 동안 제대로 모이지 못하자 송년회를 핑계로 모두 뭉치자는 게 본래 생각이었다. 누구는 촬영 등의 일정으로, 누구는 또 다른 도약을 위한 준비로 저마다 얼굴을 통 못 봤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 중 한 사람이 서로 만나는 김에 좋은 의미까지 더해 풍성한 연말을 보내자고 제안했단다. 배우들의 연말 송년회는 이렇게 저소득 층 독거노인을 만나는 봉사의 날로 승화됐다.

"이런 봉사는 처음, 바쁠수록 주위를 둘러보자"

27명의 인원은 6팀으로 나눠 각 지역으로 흩어졌다. 강남구노인통합지원센터 이광진 과장에 따르면 현재 강남구 내 독거노인은 약 1만 명 정도, 이들 중 약 1400명 정도가 노인통합지원센터의 지원을 받고 있다.

23일 하루동안 배우들이 만날 이들은 지원 대상 중 89명의 노인들이었다. 이광진 과장은 "보통 강남구에는 독거노인이 없을 거라고 많이들 생각해 오히려 수혜를 못 받는 일도 있다"며 "다른 구에 비해 재정 지원은 좋은 편이지만 무의탁 독거, 다시 말해 저소득 계층의 노인 분을 대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현황을 알렸다.

오후 1시 30분이 지날 무렵 각 배우들은 자신이 맡은 지역으로 흩어졌다. 배우 남궁민은 노인지원센터에서 쌀을 각 차에 배분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본래 tvN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촬영을 끝내고 배달까지 함께 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밀리면서 부득이하게 초반 쌀 분배 일을 돕고 촬영 현장으로 돌아가야 했다.

남궁민은 "이거라도 참여해야 할 거 같아서 급하게 왔다"며 "촬영 때문에 급하게 가는데 너무 아쉬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남궁민은 소속사 배우들에게 일일이 인사를 건네며 힘을 실어주는 모습이었다.

개포동 지역을 열심히 돌던 한 팀을 찾아갔다. 배우 정가은과 권태호가 마침 열심히 쌀과 두유를 배달 중이었다. KBS 예능 프로 <출발 드림팀>에서 에이스로 손꼽히는 권태호는 "배달하다 보니 친할머니와 외할머니가 생각난다"며 "심지어 방금 배달한 할머니는 우리 외할머니와 닮으셔서 깜짝 놀랐다. 너무 앞만 보고 달렸는데 바쁠수록 주변을 둘러봐야겠다"고 전했다.

디딤531 선행, '남궁민, 이 정도는 들어야' 디딤531 소속 배우들이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독거노인들에게 쌀을 전달하는 자원봉사활동을 펼쳤다. 배우 남궁민이 서울 역삼동 강남구노인통합지원센터에서 10kg짜리 쌀 세포대를 옮기며 밝게 웃고 있다.

▲ 디딤531 선행, '남궁민, 이 정도는 들어야' 배우 남궁민이 서울 역삼동 강남구노인통합지원센터에서 10kg짜리 쌀 세 포대를 옮기며 밝게 웃고 있다. ⓒ 이정민


박지수-변정현, '송년은 봉사활동으로' 디딤531 소속 배우들이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독거노인들에게 쌀을 전달하는 자원봉사활동을 했다. 배우 박지수와 변정현이 한 독거노인에게 쌀과 두유를 전달하고 있다.

▲ 박지수-변정현, '송년은 봉사활동으로' 배우 박지수와 변정현이 한 독거노인에게 쌀과 두유를 전달하고 있다. ⓒ 이정민


배우들 깜짝 방문에, 노인들 따뜻한 위로 전해

현장에서는 오히려 배우들에게 음료와 먹을거리를 베풀어 주는 풍경도 있었다. 개포동에 거주 하는 한 노인은 정가은·권태호 조에게 이제 갓 담은 따뜻한 식혜를 건넸다. 식혜를 대접받은 정가은은 그릇을 설거지 하며 노인과 수 분 동안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던 정가은에게 다가갔다. "오히려 받고 간다"며 쑥스러워하던 정가은은 "교회에 다니면서 봉사를 몇 번 했는데 보다 관심을 갖고 주변을 둘러봐야겠다"는 소감을 남겼다.

정부 임대의 시영아파트 지역은 박시연과 박지수, 변정현이 담당하고 있었다. 박시연은 수수한 차림으로 함께 쌀을 옮기며 마음을 전하고 있었다. 박시연은 수 년 전부터 매년 어려운 환경의 아이들을 위해 바자회도 열고 있다. 올해에도 지난 8월 친동생과 함께 바자회를 열어 수익금을 기부한 바 있다. 박시연은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티 나게 하는 게 많이 부끄러워 조용히 돕고 싶었다"며 "오늘 함께 하고 있는 소속사 동료 배우와 식구들이 참 고맙다. 좋은 의미로 꾸준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영화 <마이 라띠마>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신예 박지수는 "기회가 돼 함께 참여하게 돼서 너무 좋다"며 "성탄절과 연말에 아는 사람들, 가족을 만나면서도 이웃을 함께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변정현은 "평소 할머니에게 무관심했는데 이걸 하면서 더 찔리고 있다"며 "부산에 계신 할머니를 찾아가야겠다"고 남다른 소회를 말했다.

역삼동 지역을 돌던 오타니 료헤이를 만났다. 그간 영화 <활>에 출연하며 강한 인상을 남긴 료헤이는 "어르신들이 무서워하는 인상이라 혼자 봉사하면 안 된다"며 재치있게 응수했다. 소속사 신인 배우인 유해원, 김형석과 한 조로 움직이던 료헤이는 "처음 이런 봉사라는 걸 해보는데, 앞으로도 같이 참여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디딤531 선행 '권태호, 다섯 포대만큼 큰 사랑' 디딤531 소속 배우들이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독거노인들에게 쌀을 전달하는 자원봉사활동을 했다. 배우 권태호가 서울 역삼동 강남구노인통합지원센터에서 10kg짜리 쌀 다섯 포대를 옮기며 미소짓고 있다.

▲ 디딤531 선행 '권태호, 다섯 포대만큼 큰 사랑' 배우 권태호가 서울 역삼동 강남구노인통합지원센터에서 10kg짜리 쌀 다섯 포대를 옮기며 미소짓고 있다. ⓒ 이정민


'정가은, 독거노인과 이야기꽃 활짝' 디딤531 소속 배우들이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독거노인들에게 쌀을 전달하는 자원봉사활동을 했다. 배우 정가은이 쌀을 전달받은 한 독거노인으로부터 받은 식혜를 먹은 뒤 설겆이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정가은, 독거노인과 이야기꽃 활짝' 배우 정가은이 쌀을 전달받은 한 독거노인으로부터 받은 식혜를 먹은 뒤 설겆이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이정민


역삼동 지역에서는 최성준, 신인 배우 신광철, 강혜진이 돌고 있었다. 이중 최성준은 평소에 봉사에 대한 뜻을 품고 남몰래 지인들과 실천하고 있었다. 2년 전 캄보디아의 한 마을을 찾기도 했고, 국내 정신지체아동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선행을 하기도 했다. "오늘 쌀을 옮기는 건 정말 약과"라며 최성준은 "앞으로 해외 봉사 쪽에 뜻이 있는데 잘 준비해서 실천해보고 싶다"는 계획을 전했다.

5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이들이 배달한 쌀은 총 800kg이었다. 짧은 반나절이었지만 이번 한번이 끝이 아닌 다음을 기약했다는 점이 더 의미가 깊겠다. 연말 송년회를 선행으로 대신하는 이들은 하나같이 "앞으로 좋은 일에 꾸준히 참여하고 싶다"는 목소리를 냈다.

디딤531 선행, '할아버지 할머니 힘내세요' 디딤531 소속 배우들이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독거노인들에게 쌀을 전달하는 자원봉사활동을 펼쳤다. 배우 남궁민, 박시연, 정가은, 권태호, 최정준, 오타리 료헤이, 박지수, 강혜진 등 소속배우들과 매니저들이 서울 역삼동 강남구노인통합지원센터 앞에서 봉사활동에 나서기 전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디딤531 선행, '할아버지 할머니 힘내세요' 디딤531 소속 배우들이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독거노인들에게 쌀을 전달하는 자원봉사활동을 펼쳤다. 배우 남궁민, 박시연, 정가은, 권태호, 최성준, 오타니 료헤이, 박지수, 강혜진 등 소속배우들과 매니저들이 서울 역삼동 강남구노인통합지원센터 앞에서 봉사활동에 나서기 전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 이정민


독거 노인 쌀배달 선행, 이들이 함께 했습니다

이번 쌀 배달 행사에는 디딤531 배우들과 서울삼성병원이 함께 했다. 서울삼성병원 측은 10kg짜리 쌀 80여 포대를 기부했고, 이를 배우들이 직접 공수해 강남 일대 독거 노인 분들에게 전달했다. 이번 봉사에 참여한 배우들은 다음과 같다. 남궁민, 박시연, 정가은, 최성준, 오타니 료헤이, 김서라, 박지수, 정우진, 권태호, 이수인, 나야, 유해원, 신광철, 강지우, 강혜진, 김형석, 변정현, 주예린.


크리스마스 박시연 남궁민 송년회 성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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