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스케치>에서 수연 역의 배우 고은아가 27일 오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스케치>에서 수연 역의 배우 고은아가 27일 오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사진/이정민 기자| 이제 만 25세를 맞이한 고은아에게 영화 <스케치>는 또 다른 면에서 도전이었다. "2009년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때 가슴이 파인 드레스를 입은 후부터 섹시미를 강조한 역할만 들어왔다"며 속병을 앓았던 그녀가 마음 먹고 노출이 있는 작품을 택했기 때문이다.

<스케치>에서 고은아가 맡은 역은 미술 작가 지망생 수연. 성 추문 등으로 얼룩진 미술계에서 홀로 외롭게 싸우는 인물이었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박재정과 진한 베드신도 찍었고, 스크린을 통해 자신의 몸을 한껏 공개하기도 했다. 

"겁이 났던 베드신, <스케치>엔 반감 없었다"

 영화<스케치>에서 수연 역의 배우 고은아가 27일 오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고은아는 어떻게 <스케치>의 출연을 결정하게 됐을까. 회사 식구들과 MT를 가는 기차 안에서 시나리오를 접한 고은아는 읽자마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했다. 고은아는 "노출이 있었지만 그간 받아왔던 시나리오와 달리 반감이 없었다"고 첫 느낌을 전했다.

"바로 참여하자고 결정했어요. 그러고 나서 이혁종 감독님 앞에서 베드신에 대한 생각을 털어놨죠. 여전히 베드신은 두렵고, 무섭고 우울해지기까지 한다고요. 근데 감독님이 '침착하게 잘 찍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믿음이 가서 다이어트를 하며 준비하겠다고 말하고 나왔죠. 노출을 위한 노출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주변의 걱정도 있었지만 한번 결정을 내린 고은아는 믿고 맡기기로 했다. 그 사이 그녀에게 제안이 왔던 다른 작품은 '대박'이 나기도 했단다. 고은아는 "작품의 인연은 따로 있는 것"이라며 "충실하게 수연을 연기하는 게 내 몫"이라고 제법 성숙하게 말했다. 본래 <스트로베리 팬케이크>였던 제목이 <스케치>로 바뀐 것도 그녀의 열정에 감복한 감독의 제안이었다. "내가 그림 그리는 모습이 좀 예쁘다"며 그녀는 특유의 쾌활한 미소를 보였다.

"<스케치>를 통해 관계자분들께 저의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 영화로 큰 흥행을 바라는 건 아니에요. 10명 중에 2명만 봐도 좋겠어요. 언제 이렇게 감성을 표현하는 작품을 만나겠어요. (박)재정 오빠와는 첫 호흡이었는데 서로 붙는 신이 별로 없어서 아쉽긴 했어요. 작품이 끝나고 나서 오히려 더 친해졌다니까요.(웃음)"

"아직 대표작은 없지만 날 담을 작품 꼭 만나고 싶어"

  영화<스케치>에서 수연 역의 배우 고은아가 27일 오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케치>를 통해 관계자 분들게 제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 영화로 큰 흥행을 바라는 건 아니에요. 10명 중에 2명만 봐도 좋겠어요. 언제 이렇게 감성을 표현하는 작품을 만나겠어요." ⓒ 이정민


고등학생 때 광고 모델로 데뷔한 고은아는 아직 자신의 대표작을 못 만났다고 생각했다. "운이 좋아 주연인 작품을 많이 했지만 내 역량이 아닌 선배들의 힘이 컸다"는 게 이유였다. <스케치> 역시 배우로 살면서 자연스럽게 만난 작품으로 생각했다. 평소 활기가 넘쳐 사람들에게 긍정 에너지를 전파하는 만큼, 고은아는 자신을 온전하게 담아낼 그릇을 찾고 있었다.

"평소 제 말투나 행동을 친구들이 많이 따라 하는 편이에요. 그걸 보면 로맨틱 코미디를 잘할 수 있을 거 같기도 한데.(웃음) 사랑도 해봤고 나름 상처도 있고! 그나마 예능 프로그램이었던 <오! 마이 베이비>에 나온 제 모습이 가장 자연스러워요. 친구들 사이에서는 제 별명이 <별에서 온 그대>의 천송이를 따서 '고송이'거든요.(웃음) 도발적이고 충동적인 행동을 많이 하긴 해요.

지금까지 작품에 욕심을 부린 적이 없어요. '이 작품을 내 것으로 만들 거야!'라는 생각보다는 폐를 끼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죠. 다만 제 엉뚱한 기운을 영화로 마음껏 표현하고 있어요. 틀에 갇히기보다는 스스로 풀어놓고 연기할 때 더 집중이 잘 되더라고요."

 영화<스케치>에서 수연 역의 배우 고은아가 27일 오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영화<스케치>에서 수연 역의 배우 고은아가 27일 오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정민


고은아는 '거짓말하지 않는 연기'를 하고 싶어 했다. 어떤 감정을 표현하더라도 화면에서 거짓인 모습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게 그녀의 생각이었다. 출연작을 보며 자기도 모르는 모습을 발견한다는 고은아는 "<스케치> 역시 감독님의 '알아서 잘하라'는 말이 고마웠다"고 소회를 곱씹기도 했다.

조용히 연기하다가도 문득 "현장 스태프의 노고가 느껴져 촬영 중에 그들을 잡고 갑자기 통곡했다"던 고은아는 얼핏 엉뚱한 매력으로 꽉 차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철저하게 내 분수를 안다"며 "유명 감독, 유명 작가의 작품이라도 내가 준비돼야 참여할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개념이 있기도 했다.

여전히 역량을 키우는 중이고, 그녀의 도전은 진행 중이다. 당장 오는 6월 또 다른 저예산 상업 영화를 선보이게 됐다. 제목은 < 라이브 TV >다. 추격 스릴러물로 만나는 고은아는 또 어떤 느낌일까. 분명한 건 그녀가 대중이 주목하고 눈여겨볼 매력과 가능성을 충분히 지녔다는 점이다. 

고은아 스케치 박재정 오 마이 베이비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