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매직아이> 채널1 '혼자 알면 안 되는 뉴스'의 두 MC 이효리와 문소리.

SBS <매직아이> 채널1 '혼자 알면 안 되는 뉴스'의 두 MC 이효리와 문소리. ⓒ SBS


'세상을 보는 또 다른 눈' SBS <매직아이>의 뒷부분이 13일 첫 방송된 이후 3일 만에 팟캐스트로 공개된 가운데,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SBS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매직아이>는 두 가지 채널로 구성되어 있다. 무심코 놓쳤지만 꼭 알아야 할 뉴스를 집중적으로 파헤쳐 보는 '채널1-혼자 알면 안 되는 뉴스'와 화제 속에 숨어있는 주인공을 찾아 현장 기습 인터뷰를 한다는 '채널2-숨은 사람 찾기'다.

19금 이야기도 '언니'들이 하면 부담스럽지 않아

첫 번째 채널의 진행을 맡은 이는 최고의 섹시 디바 이효리, 2002년 베니스영화제 신인연기자상에 빛나는 한국 대표 영화배우 문소리.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두 메인 MC다.

뿐만 아니라, 슈퍼모델로 데뷔해 라디오, MC면 MC, 연기면 연기, 사업이면 사업, 최근 다시 전성기 못지않은 방송활동을 보여주는 홍진경과 유희열이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전설적인 상담사로 이름을 날린 임경선까지, 이미 '어마무시'한 그녀들이 뭉쳤다는 것만으로도 어떤 주제로든 재미있는 이야기가 기대되는 이유다.

'예능 신생아'라고 자처하는 문소리에, 개런티(출연료)도 '신생아'로 맞춰주라고 응수하는 이효리가 등장하는 <매직아이> 홍보 팟캐스트만 봐도 그녀들의 힘겨루기 또한 볼만할 것 같다.

 13일 방송된 <매직아이>에 이적이 게스트로 출연해 프로그램의 안정적인 출발을 도왔다.

13일 방송된 <매직아이>에 이적이 게스트로 출연해 프로그램의 안정적인 출발을 도왔다. ⓒ SBS


이날 주제가 '데이트 폭력'이었던 만큼 단연 이슈가 된 것은 JTBC <마녀사냥>과 비교되는 19금 이야기들이다. 방송 직후 다음날 포털사이트 검색어와 뉴스를 도배한 것은 자극적인 19금 단어로만 이루어진 기사 제목이었다. 실제 방송에서는 자연스럽게 이뤄졌던 대화들이 앞뒤 빼고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양산했다.

<마녀사냥>과 달리 공중파 예능이었다는 점과 남성이 아닌 여성 MC를 통해서, 그것도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톱스타 이효리가 19금 토크를 했다는 점이 더 자극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기사로만 보면 아까울 정도로 내용이 식상하거나 뻔하지 않았다. 평범한 우리와는 다를 것 같은 그녀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오히려 더 공감 가고 마음에 닿았기 때문이다.

<마녀사냥>의 성시경과 허지웅이 지적이고 이성적인 학교 선배 오빠처럼 조언하는 것과는 다르게, 여자 입장에서 마치 자기 일인 것 마냥 격양된 목소리로 이야기해주는 모습이 산전주전 공중전(?)까지 겪고 결혼한 푸근한 옆집 언니들처럼 느껴져 색다르게 차별화되는 느낌이다. 이미 문소리와 홍진경은 <마녀사냥>에 게스트로 출연해 19금 입담을 검증 받기도 했었다.

케이블 방송에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나와 본인들의 전문분야와도 상관없어 보이는 다양하고 자극적인 주제를 두고 자신들의 생각을 나누고 심지어 사적인 이야기까지 공유하는 프로그램은 넘쳐나고 있다. 그러나 구태의연한 내용을 반복하거나 너무 자극적이라 보기 불편한 내용들이 많았다. 그런 점에서 <매직아이>는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이니 만큼, 좀 더 책임감 있고 적당한 선에서 주제를 놓고 신선하게 대화가 이뤄지지 않을까 기대된다.

뒷이야기는 팟캐스트에서?...맥이 끊긴 방송 '허무'

SBS<매직아이> SBS <매직아이>의 채널2 '숨은 사람 찾기'의 MC를 맡은 김구라와 배성재.

▲ SBS<매직아이> SBS <매직아이>의 채널2 '숨은 사람 찾기'의 MC를 맡은 김구라와 배성재. ⓒ SBS


채널2의 '숨은 사람 찾기'는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이길복 촬영감독을 게스트로 정했다. 드라마가 뜨면 주인공에게 그 빛이 집중되기 마련이다. 감독과 작가까지 이야기되기도 하지만, 촬영감독까지 일반 시청자들에게 알려지기는 힘든 일이다. <별에서 온 그대>는 특히나 영상미가 돋보이고 여러 가지 촬영 기법이 시도되었던 만큼 촬영감독을 만나 뒷이야기를 듣는 것은 인터뷰어 입장에서도 호기심이 자극되는 일이고, 인터뷰이에게도 반가운 일이다.

본 프로그램에 대해서 솔직하게 어리둥절함을 표현한 '아나운서계의 아이돌' 배성재와 '막무가내' 김구라가 진행을 맡아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재미있었다. 일명 '케미'라고 하는 이들 남남 커플의 궁합이 기대된다. 정말 안 어울리는 두 사람이 앞으로 어떻게 어우러질지도 관전 포인트 중에 하나라고 하겠다.

두 채널은 광고 없이 이어지는 것 말고는 전혀 연결고리가 없었다. 서로 경쟁적 상황이라는 것이 더 아이러니 했다. 이왕 깊이 있게 파헤쳐볼 바에야 같은 주제로 채널을 연결해보는 것은 어려웠을까?

또는 시간 배분이라도 비슷했어야 했다. 방송의 뒷부분은 팟캐스트에서 볼 수 있다며 급 마무리된 채널2는 정말 허무하기 짝이 없었다. 다 해놓은 밥에 재를 뿌려도 그렇게 모질게 속속들이 뿌렸을까 싶을 정도다. 파일럿 프로그램이었던 만큼 한꺼번에 많은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부른 해프닝이다.

 <매직아이> 채널2 '숨은사람 찾기'의 한 장면, 영화 <맨인블랙>의 한 장면 같기도 한 어색한 두 MC의 첫 만남.

<매직아이> 채널2 '숨은사람 찾기'의 한 장면, 영화 <맨인블랙>의 한 장면 같기도 한 어색한 두 MC의 첫 만남. ⓒ SBS


모바일 기기 발달로 때에 따라 오히려 팟캐스트가 더 반가웠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프로그램 중간에 타의에 이해서 시청의 맥이 끊긴다면 누가 반가워 할 수 있을까? 시즌 별로 진행되는 드라마를 한 번에 본다며 그 드라마의 시즌이 끝날 때까지 보기를 미루고 한꺼번에 보는 시청자도 있는 요즘이다. 이런 시청자에 욕구를 안다면 무책임한 방송 마무리가 반복 되지 않길 바란다. 다행히 <매직아이> 김영욱 PD는 15일 오후 공개된 팟캐스트를 통해 "시청자 여러분을 답답하게 해드린 점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이런 해프닝에도 <매직아이>가 기대되는 이유는 정답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양한 시각과 소외된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찾아본다는 기획의도 덕분이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것이 당연시되던 것을 탈피해, 작지만 중요한 것을 찾아가면서 재미까지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아, 앞으로 어떤 시각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갈지 정규 편성을 기대해 본다.

매직아이 배성재 김구라 이효리 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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