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루시> 포스터

영화 <루시> 포스터 ⓒ UPI코리아


만약 인간이 뇌용량을 100% 활용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어릴 적 우리가 한 번 쯤 해봤을 법한 상상이다. 뤽 베송 감독의 최신작 <루시>도 이런 공상을 모티프로 그려진 영화다.

극 중 루시(스칼렛 요한슨 분)는 미스터 장(최민식 분)의 마약거래 사업에 강제로 징집된다. 뱃 속에 신종마약 CPH4 한 봉지를 안은 채 어디론가 보내지기 전, 마약이 담긴 봉지가 터져 루시는 다량의 마약에 노출된다.

그러자 루시의 뇌가 영역을 확장하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고, 루시의 뇌는 시간이 지날수록 용량의 20%, 30% ... 결국 100% 까지 활용하게 되며 상상할 수 없는 능력들을 습득한다. 가공할 힘을 가지게 된 루시는 미스터 장을 찾아 복수를 꿈꾼다. 이 과정에서 쏟아져 나오는 뇌과학적 지식들은 노먼 박사(모건 프리먼 분)의 강연을 통해 친절히 설명된다.

뤽 베송은 뇌과학이라는 자연과학과, '인간은 어떻게 정의 되는가'에 대한 철학적 물음, 그리고 복수극과 액션을 한 곳에 버무려 '자기 자신에게도 재밌게 다가오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감독의 의도는 확실히 표현 된 듯하다. 누구나 했을 법한 상상을 영상으로 풀어냄과 동시에 그 안에 '인간 존재는 결국 시간으로밖에 증명할 길이 없다'는 대사, 동물과 인간의 모습을 번갈아 보여주는 방식, 그리고 과거로의 플래시백(Flash Back) 기법 등을 통해 인간 존재에 대한 뤽 베송 감독의 생각을 풀어냈다.

그러나 과연 관객들이 그의 의도대로 의미있고 재미있게 영화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나치게 방대한 분량의 과학지식을 노먼 박사의 몇 줄 대사로 풀어내다보니 머리는 복잡해지고, 예측가능한 클리셰들이 빈번하게 등장해 액션 복수극의 박진감이 줄어들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잘 만든 영화임에는 틀림이 없다. 영화를 보며 머리가 터질 것 같았던 이유는 아마 뇌 사용량이 루시의 그것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리라.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뉴스T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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