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분, 포항 고무열의 페널티킥을 오른쪽으로 몸 날려 막아내는 인천의 유현

8분, 포항 고무열의 페널티킥을 오른쪽으로 몸 날려 막아내는 인천의 유현 ⓒ 심재철


안산 경찰청(K리그 챌린지)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문지기 유현이 인천 유나이티드의 최근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페널티 킥 상황에서 그는 두 차례나 놀라운 방어 신공을 보여줬다. 비록 세 번째 슛까지는 막아내지 못했지만 그의 투혼은 동료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전역 후 복귀 세 경기에서 두 차례나 경기 최우수 선수(MOM)에 뽑힐 정도다.

김봉길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지난 11일 오후 2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4 K리그 클래식 31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의 안방 경기에서 이천수의 멋진 프리킥 선취골과 문지기 유현의 놀라운 방어 솜씨에 힘입어 2-1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홈 8경기 무패 기록(5승 3무)을 이어나갔다.

이천수 프리킥 골, 379일 만에 마수걸이

인천 유나이티드의 공격을 주도하고 있는 이천수가 드디어 활짝 웃었다. 노련한 골잡이 설기현의 오랜 부상 때문에 팀의 공격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을 받고 있는 이천수가 프리킥 골을 터뜨린 것이다. 2013년 9월 28일 득점 뒤풀이 후 379일 만의 골이었다.

 이천수의 오른발 직접 프리킥 선취골 순간

이천수의 오른발 직접 프리킥 선취골 순간 ⓒ 심재철


경기 시작 후 3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천수에게 기회가 왔다. 방문 팀 포항의 핸드볼 반칙이 선언된 곳은 골문으로부터 약 25 미터 정도 되는 지점이었다. 이천수는 두 손으로 공을 꾹꾹 눌러가면서까지 공기압을 점검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그의 오른발 끝을 떠난 공은 포항 선수들의 수비벽을 피해 오른쪽으로 날아들었다. 골문은 순발력이 뛰어나기로 소문난 신화용이 지키고 있었지만 역 동작에 걸렸다. 수비벽에 가려서 공의 궤적을 미리 살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모처럼 일찍부터 활짝 웃은 인천은 5분도 안 돼 탄식을 터뜨렸다. 포항 공격수 유창현의 벌칙 구역 안 드리블을 막던 수비수 안재준이 반칙을 저지른 것. 김동진 주심의 호루라기가 길게 울리고 페널티 킥이 선언됐다. 경기 시간 7분을 조금 넘겼을 때였다.

이에 11 미터 지점에 공을 내려놓은 고무열은 오른발 인사이드 슛으로 골을 노렸다. 하지만 인천의 절대 수문장 유현은 낮은 자세로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공을 쳐냈다. 더불어 고무열의 2차 슛도 얼굴로 막아냈다. 4000여 명 인천 관중들의 함성이 연거푸 터졌다. 하지만 고무열의 세 번째 슛은 막아낼 수 없었다.

유현의 방어, 슈퍼 서브 진성욱의 짜릿한 결승골

인천 문지기 유현의 놀라운 방어 능력은 시작에 불과했다. 전반 25분, 포항 유창현이 오른발 대각선 슛을 시도할 때 각도를 줄이고 왼쪽으로 몸을 날린 유현이 그 슛을 온몸으로 막아냈다. 그로부터 3분 뒤에도 고무열의 발리 슛이 강하게 골을 노렸지만 유현은 이 또한 막아냈다.

유현의 몸 놀림은 후반전에 더 빛났다. 86분에 포항의 코너킥 세트 피스가 골문을 두 차례나 연거푸 위협했지만 강상우의 왼발 슛을 유현이 왼쪽으로 몸을 날려 쳐냈고, 이어진 김준수의 이마 밀어 넣기도 왼쪽으로 몸을 날려 잡아냈다.

 후반전에도 포항의 위력적인 공격을 막아내는 인천 유나이티드 GK 유현

후반전에도 포항의 위력적인 공격을 막아내는 인천 유나이티드 GK 유현 ⓒ 심재철


유현의 활약이 아니었다면 아마 인천은 안방 팬들 앞에서 많은 골을 허용하며 완패했을 것이다. 이어 인천이 자랑하는 슈퍼 서브 진성욱의 짜릿한 결승골이 터졌다.

82분, 오른쪽 측면에서 최종환이 포항 수비수 김대호의 공을 가로챈 후 날카로운 띄워주기를 골문 앞으로 보냈다. 이 순간 진성욱이 빠르게 달려 들어와 오른발 슛을 골문 왼쪽 구석에 정확히 성공시켰다. 포항 수비수 뒤에서 공을 기다리지 않고 놀라운 순발력으로 들어가는 감각이 돋보였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짜릿한 승리로 지난 7월 9일부터 이어온 안방 불패 기록을 무려 여덟 경기(5승 3무)로 늘리고 8위(8승 12무 11패, 28득점 37실점) 자리를 굳게 지켰다. 반면에 갈 길 바쁜 포항 스틸러스는 최근 다섯 경기를 치르며 1승도 올리지 못하는 부진의 늪(2무 3패)에 빠지며 2015년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얻을 수 있는 3위 자리도 위협받게 생겼다.

인천 유나이티드는 오는 18일 오후 2시 선두 전북 현대를 안방으로 불러 32 라운드를 치루며, 포항 스틸러스는 같은 날 오후 4시에 3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제주 유나이티드와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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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2014 K리그 클래식 31라운드 결과(11일 14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

★ 인천 유나이티드 FC 2-1 포항 스틸러스 [득점 : 이천수(3분), 진성욱(82분,도움-최종환) / 고무열(8분)]

◎ 인천 선수들
FW : 디오고(46분↔진성욱)
AMF : 최종환, 이보, 이천수(76분↔문상윤)
DMF : 김도혁(84분↔임하람), 구본상
DF : 박태민, 이윤표, 안재준, 김용환
GK : 유현

◎ 포항 선수들
FW : 고뮤열, 유창현(62분↔강수일)
MF : 박선주(76분↔김대호), 황지수, 김태수, 손준호, 신광훈
DF : 김준수, 김광석, 배슬기(84분↔강상우)
GK : 신화용
축구 인천 유나이티드 FC 이천수 유현 K리그 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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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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