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 희망찬 출국 미국프로야구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을 앞둔 것으로 알려진 넥센 강정호가 14일 오전 메디컬테스트를 위해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하기 전 인터뷰를 하고 있다.

▲ 강정호 희망찬 출국 미국프로야구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을 앞둔 것으로 알려진 넥센 강정호가 14일 오전 메디컬테스트를 위해 영종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하기 전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 프로야구 출신 최초의 메이저리그 야수인 강정호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유망주 평가에서 "가장 일반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마이너리그 볼>은 미국 프로야구 유망주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미디어다. <마이너리그 볼>은 한국 시각으로 지난 24일, 2015년 피츠버그 유망주 20명을 집중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홈페이지를 통해 내놓았다.

이 분석에서 엘리트 유망주는 A등급, 엘리트는 아니지만 기회를 얻으면 괜찮은 경력을 쌓을 수 있을 만한 유망주들을 B등급, 평범한 일반 유망주들은 C등급으로 분류한다. 여기서 강정호는 한 포지션으로 고정되진 않았지만, 내야수로 분류되며 C+등급을 받아 20명 중 11위를 기록했다.

유망주 분석에서 'C+'... "힘만큼은 진짜" 평가

<마이너리그 볼>에서는 강정호에 대해 파워가 위협적인 타자라고 평했다. 그러나 "한국 프로야구가 지난 해 극심한 타고투저 양상을 보여서 이 점을 어떻게 메이저리그에서 바꿀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을 남겼다.

강정호의 장타력에 관해서는 "힘만큼은 진짜"라고 언급하며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수비에 대해서는 한 포지션으로 고정시키지 않았지만 "유격수보다는 2루수와 3루수가 적합하다"는 평을 남겼다. 이는 피츠버그의 주전 유격수인 조디 머서를 염두에 두고 한 말로 풀이된다.

그러나 <마이너리그 볼>의 평가는 다소 박하다는 느낌이 있다. 일단 피츠버그의 단장 닐 헌팅턴은 "강정호를 마이너리그에 보내지 않는다, 다양한 역할로 팀에 도움이 될 선수이다"라고 밝히며 메이저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강정호에게는 충분한 기회가 주어질 전망이다.

일단 <마이너리그 볼>에서도 "강정호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일단 스프링 캠프를 지켜봐야 한다"는 참고사항을 남겼다. 미국 현지에서 강정호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평가라고 봐야 할 것이다.

강정호 영입에 큰 영향을 준 헌팅턴 단장은 피츠버그를 무려 21년 만에 포스트 시즌에 진출시킨 공적을 인정받아 3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그는 오는 2017년까지 구단 운영을 책임지게 되었다. 2007년 겨울부터 단장을 맡았으니 사실상 10년 동안 구단을 맡고 있는 셈이다.

헌팅턴 단장은 2007년부터 길지만 침착하게 팀의 색깔을 바꿨다. 고액 연봉자들을 대거 트레이드하며 팀 운영비를 줄였고, 드래프트와 유망주 육성에 집중했다. 드래프트를 통해 페드로 알바레스와 게릿 콜을 지명했고, 현재 이들은 주전 3루수와 간판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헌팅턴 단장은 통계를 토대로 선수 능력을 분석하는 '세이버메트릭스(sabermetrics)'를 중요시하는 인물이다. 강정호에 대해서도 "출중한 공격력과 다양한 수비 옵션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평가를 내리며 영입했다. 아무리 타고투저 시즌이었다고 해도 수비에 있어 체력적인 소모가 큰 유격수가 128경기 시즌에서 40홈런 117타점을 기록했다. 체력 조절 차원의 휴식을 감안하면 사실상 매 경기 꾸준히 타점을 기록해야 나올 수 있을 법한 기록이다.

2루수 경험 부족한 강정호... 넥센 캠프에서 특별 과외 중

헌팅턴 단장은 MLB 네트워크와의 인터뷰에서 강정호에 대해 "다재다능한 선수(Versatile Player)"로 평가했다. 그는 다양한 역할을 두루 수행할 수 있는 선수들을 선호했고, 이에 따라 피츠버그는 2014년 팀 구원승 부문에서 30개 구단 중 1위(33승 25패 48세이브 평균 자책점 3.28)를 기록할 수 있었다.

투수뿐만 아니라 다른 포지션도 마찬가지이다. 원래 알바레스도 1루수로 기용하려 했으나 현재는 3루수로 활용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관점에서 비롯된 것이다. 일단 강정호에 대해서도 다양한 포지션에서 활용할 수 있는 선수로 판단하고 영입했다.

이에 대하여 강정호의 대처도 현명하다. 현재 강정호는 미국 애리조나 주 서프라이즈에서 넥센 히어로즈 팀 동료들과 함께 지내며 별도로 개인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 시각으로 24일, 염경엽 감독의 개인 지도 하에 2루수 수비에 대한 특별과외를 받았다.

염 감독은 현역 시절 유격수와 2루수, 키스톤 플레이어의 두 포지션을 모두 뛰어 본 경험이 있다. 반면 강정호는 프로 입문 이후 수비 연습을 한 적은 있지만 경기에서 2루수로 뛴 적이 아직 없다. 물론 강정호는 원래 포지션인 유격수로 출전하는 것을 원하고 있으며 지난 시즌 피츠버그의 주전이었던 머서와 경쟁할 뜻도 밝혔다.

만일 스프링 캠프에서 머서보다 뛰어나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으면 머서를 제치고 주전 유격수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머서와의 경쟁에서 특별하게 우위를 보이지 못할 경우도 생각해야 한다. 염 감독 역시 강정호의 현실적 대안으로 2루수를 생각하고 있었으며 이에 따른 개인 연습을 진행한 셈이다.

현재 피츠버그의 주전 2루수는 스위치 타자인 닐 워커이며 지난 시즌 타율 0.271에 23홈런을 기록했다. 그러나 워커는 23홈런 중 21개가 오른손 투수들을 상대로 기록했으며, 왼손 투수들을 상대로는 2개에 그쳤다. 만일 강정호가 현지 예상처럼 백업 유틸리티 내야수로 로스터에 포함된다면 워커와 플래툰 시스템(하나의 포지션에 두 명 이상의 주전 선수를 두고 운영하는 방식)으로 2루수 출전 기회를 얻는 시나리오도 예상해 볼 수 있다.

일단 헌팅턴 단장의 예상대로 강정호가 보다 다양한 수비 위치에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면 그만큼 강정호의 경쟁력은 커질 전망이다. 한국 프로야구 출신으로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야수 강정호가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맞이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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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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