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방영한 MBC <무한도전>에 새롭게 합류한 광희

지난 9일 방영한 MBC <무한도전>에 새롭게 합류한 광희 ⓒ MBC


지난 9일 MBC <무한도전> 식스맨으로 새롭게 합류한 제국의 아이들 황광희(이하 광희)에 대한 여론은 그리 썩 호의적이지만은 않았다. 이를 의식한듯, <무한도전> 제작진은 광희의 녹화 첫 날, 광희의 <무한도전> 합류를 반대하는 1인 시위남을 배치시킨다.

자신의 합류를 반대하는 시위와 정면으로 마주한 광희는 애써 웃고 있지만,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다. 제작진이 꾸민 몰래 카메라였다는 사실을 확인했을 때 비로소 함박 미소를 지어 보인다. 

광희와 함께 <무한도전-식스맨> 후보로 선발되었던 전현무는 <무한도전> 새 멤버 자리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독이 든 성배." 예능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서보고 싶은 꿈의 무대이지만, 마냥 달콤한 결실만 주지 않는다. 그토록 원하던 식스맨 자리를 꿰찼지만, 그의 합류를 반대하는 여론에 광희는 상당히 위축된 모습이었고, 그간 마음고생을 톡톡히 한 눈치였다.

호불호를 떠나 이제 광희는 미우나 고우나 <무한도전>의 새로운 멤버다. 지난 10년 동안 <무한도전>에 꾸준히 애정을 가져온 시청자 입장에서는 새 멤버 광희가 기존 출연진들과 자연스럽게 동화되어 <무한도전>에 새로운 활력소를 안겨주길 바랄 뿐이다. 지난 9일 방영한 첫 회에 모습을 드러낸 광희는 시청자들이 자신에게 가지는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새 멤버 광희를 위해 <무한도전>이 준비한 적응 프로그램은 일명 '무한도전 클래식', <무한도전> 전신 <무모한 도전> 당시 벌였던 기상천외 미션이었다.

지난 10주년 기념 무인도 방문에서도 그랬듯이, 올해 10년차를 맞은 <무한도전>은 '초심'을 강조하는데 주력하는 편이다. 9일 방송된 <무한도전-환영식>에서 광희가 기존 출연진들과 함께한 미션들은 김태호PD가 그렇게 보고 싶어 하던 '무모한 도전' 그 자체였다.
 지난 9일 방영한 MBC <무한도전>에 새롭게 합류한 광희

지난 9일 방영한 MBC <무한도전>에 새롭게 합류한 광희 ⓒ MBC


<무모한 도전> 시절부터 지켜본 시청자들은 누구보다 잘 알겠지만 당시 벌였던 도전들은 말 그대로 '무모한 도전'이었다. 애초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었으니 호기롭게 미션에 응한 출연진들의 성적은 썩 좋지 않았다. 하지만 무모해보일 지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출연진들의 고군분투는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고, 오늘날 <무한도전>을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

새 멤버 광희를 위해 오랜만에 '무모한 도전' 시절로 돌아간 <무한도전> 출연진들은 9일 방송분에서 '세탁기와 탈수대결', '기계세차와 세차대결', '자연배수 VS 인간배수' 등에 도전장을 건넨다. 하지만 모두 패배하는 아픔을 겪는다. 승리할 확률이 제로에 가까운 도전이었지만, 1승이라도 거두기 위해 몸 사리지 않는 멤버들의 모습은 과거 <무모한 도전>을 기억하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아련한 향수를 안겨주면서, 자동적으로 멤버들의 초심까지 장착시킨다.

광희가 새 멤버로 공식적으로 합류하는 첫 날에 '무모한 도전' 시절로 돌아간 것은, 그 때 행했던 도전들이 <무한도전>이 지향하는 모토에 정확히 부합하기 때문이다. 안되더라도 일단 부딪쳐보고 포기하지 않는 것. 자신의 합류에 대한 반대여론에 마음이 편치 않을 광희가 시청자들에게 새 멤버로서 확신을 주는 길은 '무한도전' 다움을 보여주는 것이다.

<무한도전> 새 멤버 광희를 반대하는 목소리는 그리 쉽게 잠잠해지지 않을 것이다. 누구나 선망하는 자리에 새로운 사람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그만큼의 대가와 고통이 따르는 법이다.

그러나 지난 9일 방영한 <무한도전-환영식>에서 거행한 도전들이 보여주었듯이, 결과 여부를 떠나 최선을 다한 이의 도전은 아름답다. 그래서 <무한도전>의 전통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면서, 다가오는 새로운 <무한도전>에 임하는 자세까지 고취시키는 과정은 <무한도전>에 출연하는 것 그 자체가 엄청난 도전인 광희와 새 멤버와 함께 나가야하는 <무한도전> 모두에게 필요했던 영리한 선택이었다.

결과 여부를 떠나, 녹록치 않은 신고식에 최선을 다한 광희와 <무한도전>에게는 상당한 의미로 다가올 '무한도전 클래식'은  다음 주에도 계속 이어진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권진경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너돌양의 세상전망대), 미디어스에 게재되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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