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턴>의 한 장면

영화 <인턴>의 한 장면 ⓒ (주)워너브러더스코리아


앤 해서웨이는 2000년대 이후 할리우드가 배출한 미녀 스타 중 한명이다. 첫 주연작 <프린세스 다이어리>(2001)로 깜짝 등장했던 그녀는 이후 꾸준한 작품 활동을 통해 미모뿐만 아니라 연기력도 인정받는 모범적인 사례를 보여줬다.

지난해 한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던 SF물 <인터스텔라> 이후 1년 만에 앤 해서웨이는 새 영화 <인턴>으로 다시 관객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로맨틱코미디부터 드라마, 뮤지컬, 블록버스터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며 성장해온 그녀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동화 속 공주님의 탄생 : <프린세스 다이어리>

고작 19살 나이에 이렇다한 연기 경력 없이 오디션을 거쳐 주연에 낙점된 <프린세스 다이어리>는 앤 해서웨이의 첫 영화 데뷔작이자 주연작이다. 깜찍 발랄한 여고생에서 하루 아침에 유럽의 가상국가 제노비아의 공주가 된 철부지 소녀 미아의 좌충우돌 성장기는 어찌보면 배우 앤 해서웨이 그 자체로 봐도 무방할 만큼 캐릭터와 잘 어울렸다. 공교롭게도 1990년 <귀여운 여인>을 히트시켰던 감독 게리 마샬의 작품이었던 탓에 그녀는 줄리아 로버츠와 비교 대상이 될만큼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매릴 스트립에 맞서 밀리지 않다 :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한 장면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한 장면 ⓒ 20세기폭스코리아


고만고만한 작품들이었던 시대물 <니클라스 니클비>(2002),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엘라 인첸티드>(2004)를 거치며 경력을 쌓아가던 그녀는 이안 감독의 걸작 <브로크백 마운틴>(2005)과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2006)를 통해 할리우드의 차세대 스타로 입지를 다지게 된다.

특히 동명의 소설을 영화로 옮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선 특유의 미모와 더불어 명배우 메릴 스트립(편집장 미란다 역)에 맞서 결코 밀리지 않는 연기를 선보였다. 지금도 그녀의 대표작으로 많은 이들이 손꼽을 만큼 영화 속 신참 비서 안드레아의 캐릭터와 빼어난 패션 감각은 앤 해서웨이를 통해 빛을 발산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평단의 극찬을 받다 : <레미제라블>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한 장면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한 장면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여류 소설가 제인 오스틴으로 분한 <비커밍 제인>(2007), 각종 패러디가 뒤섞인 첩보 코미디 <겟 스마트>(2008) 등 극과 극 성향의 영화를 선보였던 앤 해서웨이는 이후 <레이첼 결혼하다>(2008)로 평단의 극찬을 받는 연기파 배우로 한단계 성장하기에 이른다. 극중 약물 중독에 가족과 갈등을 빚던 골치덩어리 여인 킴 역으로 앤은 그해 미국 주요 비평가 협회 여우 주연상을 30여개 이상 휩쓸만큼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팀 버튼의 판타지 코미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제이크 질렌할과의 멋진 호흡을 선보인 로맨틱 코미디 <러브 앤 드럭스>(이상 2010) 등으로 괜찮은 평가를 받았던 앤 해서웨이는 2012년 가장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블록버스터물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캣우먼, 셀리나 카일 역은 과거 <배트맨2>에서 역시 캣우먼으로 등장했던 미셀 파이퍼 못잖은 반향을 일으켰다. 또 비운의 여인 판틴으로 분한 영화 <레미제라블>을 통해선 생애 첫 아카데미상(여우조연상)을 받는 기쁨을 누렸다. 특히 명곡 '아이 드림드 어 드림'(I Dreamed A Dream)을 직접 부르며 빼어난 가창력으로도 새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결혼, <인터스텔라>, 그리고 <인턴>

 영화 <인터스텔라>의 한 장면

영화 <인터스텔라>의 한 장면 ⓒ (주)워너브러더스코리아


2012년 9월 결혼 이후 잠시 휴식기를 가졌던 그녀는 2014년 직접 제작자로 나선 음악 영화 <송 원>을 선보였고 SF영화 <인터스텔라>로 또 한번 흥행 성공을 맛봤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로 인연을 맺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의 두번째 만남으로 관심을 모았던 <인터스텔라>에서 더는 생명이 살 수 없는 지구를 대신할 행성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우주비행사이자 과학자 아멜리아 역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미국에서 오는 24일 동시 개봉되는 신작 <인턴>은 어떤 면에선 배우 앤 해서웨이의 또 다른 성장기를 담은 것처럼 보인다. 9년 전 세상 물정 모르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속 신참 비서 안드레아와 <인턴> 속 30대 능력있는 여성 CEO 줄스는 여러 면에서 좋은 대비를 이루기 때문이다. 덕분에 혹자는 "프라다의 신참, 9년 후엔 CEO가 되었다"라는 농담을 하기도 하는데 이는 결코 과장된 표현이 아닐 것이다.

<인턴>엔 또 다른 명배우 로버트 드 니로와 함께 70대 명퇴자 출신 인턴과 30대 CEO라는 묘한 관계에서 오는 재미를 줄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속속 등장하고 있는 스타트 업 회사를 배경으로 활용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 이어 또 한 번 직장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그려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부침이 심한 할리우드 영화계에서 앤 해서웨이는 지난 15년간 다양한 장르를 오갔고, 주조연을 가리지 않는 행보를 보이며 스스로를 성장시켜왔다. 그리고 <인턴> 속 CEO 줄스처럼, 이젠 30대이자 성공한 커리어 우먼으로 또 다른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앞으로의 모습이 더욱 기대되는 멋진 배우, 바로 앤 해서웨이다.

앤 해서웨이 주요 출연작

2001년 <프린세스 다이어리>
2002년 <니콜라스 니클비>
2004년 <엘라 인챈티드>
2004년 <프린세스 다이어리 2>
2005년 <브로크백 마운틴>
2006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007년 <비커밍 제인>
2008년 <겟 스마트>
2008년 <레이첼 결혼하다>
2009년 <신부들의 전쟁>
2010년 <발렌타인 데이>
2010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2010년 <러브 앤 드럭스>
2011년 <원 데이>
2012년 <다크 나이트 라이즈>
2012년 <레미제라블>
2014년 <송 원>
2014년 <인터스텔라>
2015년 <인턴>
2016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2>(현재 제작중)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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