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초 축구부 선수에게 유니폼 입혀주는 손흥민 손흥민이 AIA생명 후원으로 지난 10월 19일(현지시각) 영국 토트넘 홈구장에서 열린 '토트넘 핫스퍼 유소년팀 1일 체험'에서 한솔초등학교 축구부 선수들에게 토트넘 핫스퍼 유니폼을 입혀주고 있다.

▲ 한솔초 축구부 선수에게 유니폼 입혀주는 손흥민 손흥민이 AIA생명 후원으로 지난 10월 19일(현지시각) 영국 토트넘 홈구장에서 열린 '토트넘 핫스퍼 유소년팀 1일 체험'에서 한솔초등학교 축구부 선수들에게 토트넘 핫스퍼 유니폼을 입혀주고 있다. ⓒ 연합뉴스


슈틸리케호가 올해 마지막 A매치에서 다시 한 번 최정예 멤버로 나선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미얀마(12일), 라오스(17일)와의 2연전에 나설 출전선수 명단(23명)을 발표했다.

지난 10월 소집 명단과 비교했을 때, 이번 명단에 큰 변화는 없다. 다만 눈길을 끈 대목은 역시 손흥민(토트넘)의 대표팀 복귀다. 손흥민은 최근 왼발 족저근막을 다쳐 재활 중이었고, 지난 10월 A매치에서도 제외됐다.

손흥민은 아직 소속팀에서도 정식 복귀전을 치르지 않은 상태다. 오는 6일 안더레흐트와의 유로파리그 홈경기가 복귀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행히 몸 상태는 팀 훈련에 합류할 만큼 상당히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까지 부상으로 고생했던 선수에게 A매치 경기를 위한 장거리 차출은 꽤 부담스러운 일정이다.

부담스러운 차출, 몇 수 아래 상대로 꼭 필요할까

기자들 질문에 답하는 슈틸리케 감독 울리 슈틸리케 축구 대표팀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축구회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미얀마와 라오스전 출전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발표하고 있다.

슈틸리케호는 오는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미얀마와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5차전을 치르고, 17일에는 원정길에 올라 라오스와 6차전을 갖는다.

▲ 기자들 질문에 답하는 슈틸리케 감독 울리 슈틸리케 축구 대표팀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축구회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미얀마와 라오스전 출전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발표하고 있다. 슈틸리케호는 오는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미얀마와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5차전을 치르고, 17일에는 원정길에 올라 라오스와 6차전을 갖는다. ⓒ 연합뉴스


역시 부상으로 고생했던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도 이번 대표팀 명단에 복귀했다. 하지만 이청용은 손흥민과는 조금 상황이 다르다. 최근 소속팀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한 탓에 오히려 대표팀을 통하여 경기감각과 자신감을 찾아서 돌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대표팀은 현재, 손흥민의 공백을 걱정할 만큼 다급한 상황이 아니다. 슈틸리케호는 월드컵 2차 예선 G조에서 4전 전승을 거뒀다. 1경기 더 치른 2위 쿠웨이트(승점 10)에 승점 2점 앞선 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미얀마-라오스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몇 수 아래로 평가받는다. 한국은 중립지역에서 펼쳐진 경기에서 미얀마를 2-0으로 완파했고, 라오스를 홈으로 불러들여 8-0으로 대승을 거뒀다. 한국은 이미 손흥민 없이도 2차 예선 팀들을 압도하는 경기력을 여러 차례 보여준 바 있다.

석현준(비토리아), 황의조(성남), 지동원-구자철(이상 아우크스부르크), 등이 약진하며 대표 팀의 선수층은 더욱 두꺼워졌다. 공격형 미드필더이면서 측면까지 소화 가능한 이재성(전북)-남태희(레퀴야) 역시 손흥민-이청용의 대체자원이 될 만하다.

손흥민은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초반 좋은 활약을 보이며 기대감을 높이기는 했지만, 부상도 있었고 빠르고 거친 프리미어리그에 아직 완전히 적응했다고 하기는 이르다. 이전 대표 팀에서도 검증된 주축 선수들에 대해서는 보호와 배려 차원에서 부상 회복과 소속팀 적응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을 준 경우가 있다. 긴급한 상황이 아니라면 손흥민을 좀 더 배려하는 것도 좋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슈틸리케 감독도 우려의 시선을 의식한 듯, 손흥민의 차출이 당장 성적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내년 3월 레바논전을 앞두고 비시즌 중인 K리그 선수들보다는 유럽파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중요하다. 대표 팀의 철학과 전술에 관한 연속성을 중시하는 슈틸리케 감독으로서는 지금이 유럽파를 대표 팀에 불러들여 점검할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손흥민의 차출은 토트넘과 상의 아래 결정할 것이며, 부르더라도 미얀마-라오스전 선발 기용 여부는 몸 상태를 보면서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

탄탄해진 인재풀, 깜짝 발탁도 눈에 띄어

명단 발표 기자회견하는 슈틸리케 감독 울리 슈틸리케 축구 대표팀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축구회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미얀마와 라오스전 출전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발표하고 있다.

슈틸리케호는 오는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미얀마와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5차전을 치르고, 17일에는 원정길에 올라 라오스와 6차전을 갖는다.

▲ 명단 발표 기자회견하는 슈틸리케 감독 울리 슈틸리케 축구 대표팀 감독이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축구회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미얀마와 라오스전 출전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발표하고 있다. 슈틸리케호는 오는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미얀마와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5차전을 치르고, 17일에는 원정길에 올라 라오스와 6차전을 갖는다. ⓒ 연합뉴스


손흥민-이청용을 제외하고 전체적인 선수 명단에 큰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A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수비수 윤영선(성남)과 골키퍼 조현우(대구)의 가세 정도가 눈에 띈다. 윤영선은 상처를 입은 홍정호를 대신해 선발됐다. 조현우는 주전 골키퍼 김승규가 오는 16일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입소하면서 17일 라오스전에는 출장할 수 없기 때문에 골키퍼 엔트리를 하나 늘리면서 추가 발탁됐다. 만일 부상과 군사훈련 등의 변수가 없었더라면 슈틸리케 감독이 이번 대표팀 명단에서 변화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윤영선과 조현우가 대표 팀에 뽑히기에 부족한 선수들은 아니다. 윤영선은 올 시즌 성남의 주전 수비수로 32경기에 출전하며 김학범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조현우는 챌린지 1위를 달리고 있는 대구의 수문장으로 순발력과 위치선정이 좋다는 평가다. 한 번 발탁한 선수들에게 최대한 기회를 주는 슈틸리케 감독의 특성상 이들 역시 단순히 대체요원으로만 속단하기는 이르다.

이번 명단에서 드러난 분명한 사실은, 슈틸리케 감독이 현재 대표 팀의 선수층에 상당한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년간 슈틸리케 감독과 함께한 한국 축구의 성적은 매우 우수하다. A매치 18경기에서 14승 3무 1패. 유일한 패배는 지난 호주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개최국 호주에 패한 경기뿐이다. 18경기 가운데 무실점은 15경기에 이른다. 특정 스타플레이어 한두 명에 의존한 것이 아니라 약 25~30명에 이르는 선수층을 확보했다. 언제든지 주전으로 기용할 수 있는 인재풀을 이 정도로 갖췄다는 게 슈틸리케 감독의 자부심이다.

이번 대표 팀에서는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팀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그간 A팀에서 활약하던 권창훈이 제외됐다. 손흥민-이청용의 정상적인 합류 여부도 아직 미지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이들의 빈자리를 대체할 새로운 선수를 추가로 발탁하지 않았다. 기존 선수들만으로도 충분히 공백을 메울 수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초기부터 여러 포지션에서 활용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들을 선호하고 있다. 골키퍼 등 몇몇 포지션에 특화된 일부 선수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선수가 슈틸리케호에서 2개 이상의 자리를 넘나들고 있다. 대표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를 주로 맡던 기성용의 공격적인 전진 배치나 구자철의 측면 공격수 기용, 센터백 장현수의 오른쪽 수비수 기용 등이 대표적이다.

어느 정도 러시아월드컵을 향한 선수단의 기본적인 로드맵이 완성됐다. 이제부터는 적절한 내부 경쟁과 안정적인 관리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해졌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축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