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독일 편 포스터

JTBC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독일 편 포스터 ⓒ JTBC


이번엔 다니엘의 나라다. JTBC <비정상회담>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으로 <비정상회담> 출연진의 나라를 여행하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가 아홉 번째 여행지로 독일을 택했다.

흔히 독일 사람들은 딱딱하고 차갑다고들 한다. 다니엘에게 '노잼'('재미없다'는 뜻의 인터넷 신조어-기자 주)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것도 이 같은 선입견에 어느 정도 빚을 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독일 편 출연진이 다녀온 독일은 분데스리가 축구 경기에 열광하고, 옥토버페스트에서 맥주에 또 한 번 열광하는 흥 많고 열정 넘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다.

4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열린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독일 편>(아래 독일 편) 기자간담회에서 장위안(중국)은 "사실 처음엔 (재미가 없을까) 걱정을 많이 했는데 생각과는 달랐다"며 "(실제 독일 사람들을 보니) 다니엘이 왜 이렇게 재미없는 건지 이해하지 못할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알베르토(이탈리아) 역시 "독일의 모든 사람이 재미없는 게 아니었다"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번 독일 편에는 다니엘을 필두로 장위안, 알베르토, 유세윤, 샘(가나), 블레어(호주)가 함께했다. 새 친구로 <냉장고를 부탁해>로 이름을 알린 불가리아 출신 셰프 미카엘도 합류했다. 해외여행은 3년 만에 처음이라는 미카엘의 활약 덕분에, 이들의 독일 여행이 더욱 유쾌했다는 것이 제작진과 출연진의 공통된 의견이다.

방현영 PD는 "친구 중 직업이 셰프인 이는 처음이라 음식 같은 부분에서 전문적인 설명을 기대했는데, 그것보다도 뭐든지 식탁에 놓여 있기만 하면 먹으려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며 "처음 왔을 땐 분명 복근이 있었는데, 1주일 만에 그게 모두 사라지는 놀라운 모습을 봤다"고 전했다. 장위안도 "미카엘에겐 양면이 있다"라며 "요리할 땐 멋있는데, 그 외엔 귀여운 모습이 많더라"고 말을 보탰다.

장위안 "내 고집, 점점 사라지고 있다"

 JTBC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독일 편에 참여한 블레어(호주)와 장위안(중국).

JTBC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독일 편에 참여한 블레어(호주)와 장위안(중국). ⓒ JTBC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의 미덕은 각자의 나라에서만 생활해 왔던 이들이 친구라는 이름 아래 함께 서로의 세계를 탐험하고, 이를 통해 시각을 확장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데 있다. 방 PD는 "처음 프로그램을 시작할 때 핵심 키워드로 생각했던 것도 '문화의 차이'였다"며 "한국의 시청자가 보는 한국 프로그램이지만, 동시대에 이렇게 다른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우리 프로그램이 계속해서 지켜나가야 할 가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비정상회담>에서 줄곧 자국의 것이 최고라는 이야기를 되풀이해 왔던 장위안의 경우, 친구들의 나라를 여행하며 가장 많은 변화를 겪었다. 장위안은 "(<비정상회담>에서) 항상 중화사상을 가진 이미지이지 않았나, 나도 내가 고집이 센 건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지금까지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를 (출연)해 보니까 마음속의 고집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중국에서만 살았을 땐 그런 생각(중화사상)을 갖고 살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외국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문화를 접하다 보니, 상대방이 왜 이렇게 말하는지를 이해하게 됐어요. 술 마시고 경치를 구경하는 것보다도 이게 훨씬 좋은 일인 것 같아요." - 장위안

블레어는 "각자의 나라에 살면서 각자의 방식이 맞는다고 생각하게 되지 않나"라며 "하지만 여행을 통해 다른 나라에서도 그 나름의 방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친구들을 안내해야 하는 입장에서도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새로운 경험이다. 이번 편의 주인공 격인 다니엘은 "20년 넘게 별생각 없이 살았던 곳인데, 친구들이 오니 우리나라(독일)에 대해 다시 공부하게 되더라"며 "이 과정에서 우리나라를 통해, 나를 통해 배우게 되는 것도 있었다"고 말했다.

역사를 반성하는 나라, 독일의 저력

 JTBC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독일 편에 참여한 다니엘(독일)과 알베르토(이탈리아).

JTBC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독일 편에 참여한 다니엘(독일)과 알베르토(이탈리아). ⓒ JTBC


제작진이 붙인 이번 편의 부제는 '노잼의 근원을 찾아서'. 번번이 개그에 실패하는 다니엘 때문에 붙여진 부제이기도 하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방현영 PD는 "항상 다른 주제를 갖고 한국 사회를 자극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런 점에서 독일 편이 중요한 메시지를 던졌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출연진들이 여행 마지막 날 찾은 곳은 베를린이다. 베를린에는 냉전 체제의 상징과도 같은 베를린 장벽을 비롯해 나치의 횡포로 죽음을 맞은 유대인들을 기리는 홀로코스트 위령비 등이 있다. 방 PD는 "출연진이 독일 편에서 놀란 건 건축물이나 자연환경 때문이 아니라 (독일이 자신들의 과거를) 반성하는 태도 때문이었다"라며 "독일의 역사에 대한 태도나 시선 등을 다룸으로써 독일이라는 나라의 저력을 조명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동독의 공산주의 체제 속에서 살다가, 통일되며 하루아침에 세상이 뒤바뀌는 경험을 한 미카엘의 경험담은 또 다른 화두를 던져줄 전망이다.

이를 두고 방 PD는 "출연진이 함께 베를린 장벽을 돌아보며 독일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미카엘이) 그곳에서 정말 감동을 하여 말을 잇지 못할 정도였다"며 "여전히 분단국가를 사는 한국 청년(유세윤)과 제작진, 그리고 (사회주의 체제 출신인) 중국 청년(장위안), 과거 사회주의를 경험했던 불가리아 청년(미카엘)이 한 자리에 있다는 게 연출하는 입장에서도 인상적이었다"고 돌이켰다.

다니엘 역시 "무엇보다도 역사적인 부분을 가장 강조하고 싶다"며 "한국에선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교육을 많이 하지 않는데, 이번 편을 통해 독일을 이해하는 좋은 기회를 얻게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장위안은 "올해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이지 않나"라며 "젊은이들이 역사에 대해 많이 배워야 나중에 더 좋은 미래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는 말로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그동안 매주 토요일 오후 9시 45분에 방영됐던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는 독일 편부터 편성을 변경했다. 새롭게 시작되는 독일 편은 4일부터 매주 수요일에 방영될 예정이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독일 비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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