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세의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 논란을 보도하는 빌보드 온라인판 갈무리.

비욘세의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 논란을 보도하는 빌보드 온라인판 갈무리. ⓒ 빌보드


팝스타 비욘세가 미국 최대 스포츠 축제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 '슈퍼볼' 공연에서 흑인 인권을 강조하며 경찰을 비판하는 신곡을 불러 큰 화제다.

비욘세는 8일(현지시각 기준)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타클라라 리바이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슈퍼볼의 하프타임 공연에서 신곡 '포메이션'(Formation)으로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며 전 세계 시청자 1억2천만 명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비욘세가 전날 발표한 이 신곡의 뮤직비디오는 흑인 차별의 현실을 풍자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뮤직비디오에서 물에 반쯤 잠겨 있는 뉴올리언스 경찰차 위에 올라 등장한 비욘세는 결국 물에 완전히 잠기고 만다.

뉴올리언스는 지난 2005년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엄청난 피해를 당했다. 당시 흑인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이라 정부가 중요하게 대응하지 않아 피해가 컸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비욘세가 뮤직비디오에서 이를 암시한 것이다.

이어지는 장면에서 한 흑인 소년이 방호복을 입은 경찰관들 앞에서 춤을 추다가 갑자기 두 손을 들고 멈춘다. 소년 뒤로 등장하는 벽에 '우리를 쏘지 말라'라고 쓰인 낙서가 나오면서 강렬한 메시지를 던진다. 최근 일부 백인 경찰관들이 비무장 흑인 용의자에게 총격을 가하는 일이 있었고, 이러한 과잉진압을 비판하는 의미다.

비욘세는 이날 슈퍼볼 공연에서 댄서들과 함께 1960∼70년대 게릴라 활동을 펼친 흑인 인권단체 흑표당(Black Panther Party)을 향한 존경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 검정 반바지와 배꼽티를 입고 열창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공연 퍼포먼스에 이어진 찬사들

 흑인 인권 문제를 다룬 비욘세의 신곡 '포메이션'의 뮤직비디오 한 장면

흑인 인권 문제를 다룬 비욘세의 신곡 '포메이션'의 뮤직비디오 한 장면 ⓒ 콜롬비아


공연이 끝나자 언론과 소셜미디어에서는 비욘세의 공연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비욘세는 3년 전 슈퍼볼 공연에서도 '페미니스트'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나오는 등 무대를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CBS 방송은 "올해 슈퍼볼의 진정한 주인공은 본 밀러(MVP 선수)가 아니라 비욘세였다"라며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을 정치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라고 칭찬했다.

음악전문매체 <빌보드>는 "이날 비욘세는 가수가 아닌 흑인 여성 운동가로서 정치적 책임을 훌륭하게 해냈다"라며 "특유의 자부심과 틀에 얽매이지 않는 아름다움으로 반항적인 용어를 만들어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은 폭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비욘세의 공연은) 튀어 보이려는 무리의 끔찍한 무대였다"라며 "위험을 무릅쓰고 시민들을 보호하는 경찰을 공격하려는 의도"라고 반박했다.

공화당의 강경 보수로 유명한 줄리아니 전 시장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어릴 적 공산주의의 영향을 받았다"라고 비난했다가 역풍을 맞았던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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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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