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4, 토트넘 홋스퍼)이 맹활약을 보여주면서 재미를 더하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포함한 전 세계 프로축구 리그가 잠시 휴식기를 갖는다. 그러나 축구팬들은 외롭지 않다.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 참가자격을 따내기 위한 전 세계 축구 국가대표팀의 경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먼저, 우리나라는 6일 오후 8시(아래 한국 시각) 카타르와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차전을 치르고, 11일 오후 11시 45분 테헤란에 있는 아자디 경기장에서 이란과 4차전을 치른다.

한국 축구팬들에게 우리의 경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겠지만, 충분히 팬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경기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10월 6일부터 12일까지 전 세계 방방곡곡에서 벌어지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예선 86경기 중에서 축구팬이라면 반드시 챙겨봐야 할 5경기를 뽑아봤다.

[5위] 우즈베키스탄(홈) vs. 이란(원정)

 한국, 우즈베키스탄과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에 다시 만나게 된 이란 대표팀의 모습.

한국, 우즈베키스탄과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에 다시 만나게 된 이란 대표팀의 모습. ⓒ 우즈베키스탄 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에서 우리나라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들 간의 대결이다. 우리나라는 카타르전을 마친 뒤 11일 이란 원정을 떠나고, 내달 15일 우즈베키스탄과 홈경기를 치르는 만큼 상대의 전력을 파악할 좋은 기회다.

A조 1위(우즈베키스탄)와 2위(이란)의 맞대결로 양보 없는 한판 대결이 예상된다. 이 두 팀은 우리나라와 함께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맞대결을 벌인 경험이 있다. 당시 우즈베키스탄은 타슈켄트 파흐타코르 마르카지 경기장에서 벌어진 이란과의 1차전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그러나 죽음의 원정이라 불리는 이란 아자디 경기장에서 열린 두 번째 맞대결에서는 1-0으로 승리를 거둔 기억이 있다.

그만큼 알 수 없는 경기가 예상된다. 더군다나 우즈베키스탄은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당시 우리나라와 승점은 같았지만 골 득실에 밀려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놓친 기억이 있는 만큼 초반부터 승점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란 역시 원정이기는 하지만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를 모두 불러들인 최정예 대표팀인 만큼 10월 2연전(우즈베키스탄-한국)을 모두 잡겠다는 심산이다.

이 경기는 한국과 카타르의 경기가 끝나는 6일 오후 10시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에 있는 분요드코르 경기장에서 열린다.

[4위] 독일(홈) vs. 체코(원정)

 지난 9월,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C조 독일과 노르웨이의 경기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끈 토마스 뮐러(독일)

지난 9월,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C조 독일과 노르웨이의 경기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을 승리로 이끈 토마스 뮐러(독일) ⓒ 독일 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2014 브라질 월드컵 우승팀인 '전차군단' 독일의 출발이 좋다. 독일은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C조 첫 경기였던 노르웨이와 원정경기에서 토마스 뮐러(27, 바이에른 뮌헨)의 2골 1도움의 맹활약에 힘입어 3-0 완승을 했다. 최근 좋은 몸 상태를 보이는 조슈아 킴미히(21, 바이에른 뮌헨)와 메수트 외질(27, 아스날) 등이 모두 합류한 가운데 일카이 귄도간(25, 맨체스터 시티)이 약 1년여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것이 눈에 띈다.

한편 독일 대표팀에서 유일한 정통 스트라이커였던 마리오 고메즈(31, 볼프스부르크)는 엉덩이 근육 부상으로 낙마했다. 고메즈는 경험이 많은 베테랑으로서 A매치 68경기 29골을 기록했고, 젊은 독일 대표팀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선수였기에 아쉬움이 남는다.

체코는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 지난 유로 2016에서 스페인, 크로아티아, 터키와 한 조에 속해 1무 2패의 아쉬운 성적으로 일찌감치 대회를 마감한 데 이어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1차전 홈경기에서도 북아일랜드와 득점 없이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특히, 북아일랜드와 경기에서 압도적인 경기 내용에도 불구하고 득점에 실패하면서 큰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체코도 저력이 있는 팀인 만큼 독일 원정에서 승점을 따내는 방향으로 경기를 진행한다면, 충분히 이변을 만들어낼 수 있다. 이 두 팀의 맞대결은 9일 오전 3시 45분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폴크스파크 경기장에서 열린다.

[3위] 호주(홈) vs. 일본(원정)

 '아시아 챔피언' 호주는 10월 2연전(사우디아라비아-일본)에서도 연거푸 승리를 거둬 일찌감치 B조 선두로 올라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아시아 챔피언' 호주는 10월 2연전(사우디아라비아-일본)에서도 연거푸 승리를 거둬 일찌감치 B조 선두로 올라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 호주 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우리나라 축구팬들은 호주와 일본의 맞대결에 대한 추억이 있다. 거스 히딩크(69, 네덜란드) 감독이 호주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던 2006 독일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일본과 잊지 못할 경기를 선보였고,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는 치열한 경기 내용 끝에 두 번 모두 무승부를 기록했었다.

이번에도 역시 두 팀의 맞대결은 굉장히 치열할 것으로 예상한다. 먼저, 호주는 난적으로 평가받던 이라크(2-0)와 UAE(1-0)를 상대로 모두 승리를 거두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호주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에이스인 팀 케이힐(36, 멜버른 시티)이 건재하고, 2015 호주 아시안컵 최우수선수인 마시모 루옹고(24, 퀸즈 파크 레인저스)가 중원에서 팀을 지휘한다.

호주의 엔제 포스테코글루(51, 호주) 감독은 10월 2연전(사우디아라비아-일본)에서도 연거푸 승리를 거둬 일찌감치 B조 선두로 올라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특히, 호주와 B조 1위를 다투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원정경기(7일)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11일 일본과의 홈경기는 생각보다 쉽게 풀릴 수도 있다.

일본은 지난 9월 1일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 홈경기에서 UAE에 충격적인 역전패(1-2)를 당했다. 2차전이었던 태국과의 원정경기에서 승리(2-0)를 거두기는 했지만, 경기 내용이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었기 때문에 일본 축구팬들의 불안감은 굉장히 커지고 있다. 일본은 이번 최종예선에서 한 번만 더 미끄러진다면 98 프랑스 월드컵부터 6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란 꿈은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호주와 일본 모두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전부 소집했고, 필승의 의지를 다지고 있는 만큼 치열한 경기가 예상된다. 이 두 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4차전 경기는 11일 오후 6시 멜버른에 있는 에티하드 경기장에서 열린다.

[2위] 네덜란드(홈) vs. 프랑스(원정)

 '오렌지 군단'의 '에이스'이자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자치하는 네덜란드의 아르연 로번.

'오렌지 군단'의 '에이스'이자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자치하는 네덜란드의 아르연 로번. ⓒ 네덜란드 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오렌지군단' 네덜란드와 '레블뢰 군단' 프랑스가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A조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월드컵 우승 후보로도 평가받는 두 팀의 맞대결은 전 세계 축구팬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먼저, 네덜란드는 분위기가 좋지 않다. 지난 유로 2016은 예선에서 탈락하면서 본선 무대는 밟아보지도 못했고,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첫 경기였던 스웨덴과의 원정경기에서는 다잡은 승리를 놓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무엇보다 네덜란드 대표팀 전력의 절반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아르연 로번(32, 바이에른 뮌헨)의 복귀가 무산된 것은 굉장히 아쉽다. 로번은 부상에서 회복해 지난달 22일 분데스리가 헤르타 베를린전에 복귀전을 치러 득점까지 기록했지만, 지난 1일 쾰른과의 리그 경기에서 다시 부상을 당하며 전반전만을 소화한 뒤 교체됐다.

다니 블린트(55, 네덜란드)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은 애초에 23명의 대표팀 명단에서 로번을 제외하기는 했지만, 예비 자원으로 발탁하면서 기존 멤버에서 결원이 생기면 그를 대표팀으로 호출할 방침이었다. 네덜란드는 실제로 기존 대표팀에 소집된 루크 데 용(26, PSV 아인트호벤)과 스티븐 베하이스(24, 폐에노르트)가 부상으로 제외되면서 멤피스 데파이(22,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심 데 용(27, PSV 아인트호벤)으로 대체되는 아픔을 겪었다. 만약 로번이 리그에서 다시 상처를 입지 않았더라면, 약 1년여 만의 대표팀 복귀는 확실한 상황이었다.

'에이스' 로번이 빠진 네덜란드가 프랑스에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빈센트 얀센(22, 토트넘 홋스퍼)과 퀸시 프로메스(24, 스파르타 모스크바), 베슬러이 스네이더르(32, 갈라타사라이) 등이 공격에서 큰 힘을 발휘해줘야 한다.

프랑스도 분위기는 좋지 않다. 지난 유로 2016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그치긴 했지만, 새로운 '레블뢰 군단'에 대한 기대치만큼은 굉장히 높아졌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A조 첫 경기였던 벨라루스와 원정경기에서 득점 없이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부진한 출발을 보였다.

무엇보다 최전방 스트라이커에 대한 고민을 아직 해결하지 못하면서 화려한 선수 명단에도 불구하고 득점력에 대한 걱정을 키우고 있다. 앙드레 피에르 지냑(30, UANL 티그레스)과 앤서니 마샬(2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있기는 하지만 파괴력이 떨어진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앙투안 그리즈만(25,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과 케빈 가메이로(29,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폴 포그바(24,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2선에서 공격을 지원할 수 있는 선수들의 활약이 필요해 보인다.

아직 초반이기는 하지만 A조에서 1위를 다툴 것으로 예상하는 두 팀 간의 맞대결인 만큼 승리는 곧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 티켓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월드컵 우승 후보 간의 맞대결로 주목받는 네덜란드와 프랑스의 경기는 11일 오전 3시 45분 암스테르담 아레나에서 열린다.

[1위] 이탈리아(홈) vs. 스페인(원정)

 이탈리아의 데로시(푸른색)와 스페인의 다비드 실바(흰색)가 유로 2016 16강전에서 볼 다툼을 벌이던 모습.

이탈리아의 데로시(푸른색)와 스페인의 다비드 실바(흰색)가 유로 2016 16강전에서 볼 다툼을 벌이던 모습. ⓒ 이탈리아 축구협회 공식 홈페이지


월드컵 결승전이라 해도 어색함이 없는 만남이다. 지난 유로 2016 16강전(이탈리아 2-0 승)에서 만났던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G조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이탈리아가 역대 전적에서는 35전 11승 14무 10패로 약간 앞선다. 그러나 기록은 과거일 뿐이다. 두 팀 모두 유로 2016 이후 사령탑이 교체됐고, 지난 9월 2018 러시아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첫 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홈팀 이탈리아는 지난 9월 이스라엘과 원정경기에서 3-1로 승리를 거뒀다. 이탈리아 수비의 핵심인 지오르지오 키엘리니(32, 유벤투스)의 후반 초반 경고누적으로 인한 퇴장에도 노련한 경기운영과 골 결정력을 바탕으로 원정에서 소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특히,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부진했던 모습을 뒤로하고 부활을 알렸던 유로 2016 이후 발전하고 있는 팀 분위기는 자신감을 더해준다. 

여기에 이탈리아는 홈에서 스페인에 45년 동안 패하지 않았다는 점도 승리를 자신하는데 한 몫을 담당한다. 다만, 이탈리아 수비의 핵심인 키엘리니가 스페인과의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안드레아 바르찰리(35, 유벤투스)와 다비데 아스토리(29, 피오렌티나)가 건재하고 레오나르도 보누치(29, 유벤투스), 안젤로 오그본나(28, 웨스트햄) 등이 대기하고 있지만, 수비의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키엘리니의 부재를 잘 메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스페인은 지난 9월 리히텐슈타인과의 홈경기에서 8-0 대승을 거두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침몰하는 함대'라는 소리를 듣던 스페인이 좋았던 시절의 경기력을 회복하고, 세대교체로 인한 신구조화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스페인 대표팀의 '에이스'인 다비드 실바(30, 맨체스터 시티)가 공격을 지휘하고, 놀리토(29, 맨체스터 시티)와 비톨로(26, 세비야)의 측면 공격은 화력을 더해준다. 최근 몸 상태가 좋은 디에고 코스타(27, 첼시)의 결정력과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2, 바르셀로나)가 이끌고, 코케(24,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 세르히오 부스케츠(28, 바르셀로나)가 버틴 미드필더진은 세계 최고라 해도 부족함이 없다.

스페인은 지난 9월 리히텐슈타인과의 경기를 포함해 월드컵 예선에서 54경기 무패를 달리고 있다는 점도 자신감을 더해준다. 스페인은 1994년 미국 월드컵 유럽 지역 예선 이후 월드컵 예선에서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고, 42승 12무의 압도적인 성적을 바탕으로 45년 만에 이탈리아 원정에서 승리를 목표로 한다.

전 세계 축구팬들의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맞대결은 7일 오전 3시 45분 이탈리아의 유벤투스 경기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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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월드컵 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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